2018년 무술년 새해에는 해양수산계 외양간을 고치자!
2018년 무술년 새해에는 해양수산계 외양간을 고치자!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8.01.03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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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옛 한진해운. ⓒ박종면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서기 2018년 무술년은 개의 해입니다. 개와 관련된 속담 중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애써 하던 일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남보다 뒤떨어져 맥이 빠진 경우에 쓰이는 말입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에 벌어진 세월호 참사 이후 온 국민이 한 목소리로 다시는 이런 비참한 사고는 없어야 한다고,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르짖었지만 그 후에도 해양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돌고래호 사고, 선창1호 사고 등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습니다.

소 잃기 전에 울타리를 튼튼히 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했을 경우 사후에라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친다면 제2, 제 3의 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라도 된다면 한번 실수는 ‘시행착오’로 더 나은 환경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고 자위할 수 있겠죠. 그러나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제대로 수리하지 않는다면 이는 또 다른 사고를 불러올 것이 자명합니다.

지난해 낚시어선 전복사고 외에 해운업계에서도 허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진해운의 파산처리입니다. 한진해운은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의 선사로 한 때 빅3로 불렸던 글로벌 기업이었습니다. 이것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 한진해운을 살리자고 해당 노동조합을 비롯해 해운업계에서 많은 애를 태우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정부 지원 한 번 받지 못하고 허망하게 파산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은 자구책을 강구하라며, 스스로 일어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민간의 노력과 국가의 지원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그 결실을 맺을 수있는데 말입니다. 한진해운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고 목 놓아 소리쳤던 이들은 결국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1위 외항선사 붕괴 이후 국내 해운산업을 재건하겠다고 해양진흥공사 설립을 정부와 국회가 지금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운산업 재건’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한진해운 뒤를 잇던 2위 선사를 공룡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요.

해운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사태의 교훈은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시 채권단의 의견에만 의존하기보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산업 특수성에 대한 영향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한 기업이 산업계 전반과 국민정서,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다면 해진해운과 같은 큰 기업의 허망한 몰락은 없었을 것입니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 했으니 소 잃는 과오를 경험한 뒤에라도 외양간을 튼튼하고 안전하게 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겠지만, 무엇보다 새해에는 소 잃기 전에 울타리를 한 번 더 둘러봐야 겠습니다. 대한민국 해양수산계 울타리는 안전한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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