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어업인 주도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방안 마련하고 해외어장 진출 추진하겠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어업인 주도 자율적 수산자원관리 방안 마련하고 해외어장 진출 추진하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8.01.02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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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상환 후 연간 3,000억 이상 어민 위해 쓸 수 있어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박종면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수협을 빚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게 해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회복시키는데 모든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지난 2015년 3월 취임하면서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목표가 수협을 어민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정체성을 회복시킨다는 것이었고, 그 방법으로 수익성 제고에 매달려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공적자금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면 아무리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도 어민들을 위해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

이 때문에 이제 수협이 수익성 개선에서 얻은 성과를 토대로 공적자금을 빠른 시일 내에 모두 상환하고 수협을 빚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게 해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회복 시키는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김임권 회장은 이를 통해 수협이 어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조직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새해 다짐을 했다.

▲ 지난해에는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을 중심으로 한 수산인들이 수협바닷모래 채취의 폐해를 알리는 동시에 하나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정부를 움직여 바닷모래 채취를 제한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진은 지난해 2월 부산에서 열린 바닷모래채취 정책토론회 장면.

2017년 주요 성과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사업구조개편 이후 수협의 수익성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전 한 해 600 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전체 수협 수익 규모는 2017년 말 4,000억 원 대를 넘어가는 수준으로 대폭 신장했습니다.

특히 수협은행은 사업구조 개편 전과 비교하면 네 배 가까 이 수익이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가시적 성과들이 나타난 것은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이라는 목표에 공감해 함께 열심히 뛰어준 임직원과 전국 조합장님들 덕분이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한 무분별하게 자행되어온 바닷모래 채취에 경종을 울리고 바닷모래 채취를 잠정 중단시킨 점, 그리고 러시아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선 것도 성과로 꼽을 만합니다.

수십 년간 바닷모래 채취가 어장을 파괴하고 어민을 괴롭히는데도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반대 목소리를 낸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국어민해상총궐기를 비롯해 수산인들이 결집해 하나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되고 가장 큰 피해를 입어왔던 남해EEZ의 모래채취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멈춰서고 1년여가 흘렀 습니다. 수산인들이 힘을 모아 함께 행동한다면 얼마든지 권익을 지키고 향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생각 합니다.

러시아 진출 역시 처음에는 무모하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대통령이 북방경제외교 강화 기조를 천명함에 따라 한-러 양국 간 수산협력이 힘을 받게 됐습니다.

 

2017년 3대 성과 중 하나인 한-러 수산협력 추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난 7월 러시아 캄차카 주정부와 수산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동방경제포럼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러시아와 한국 양국 간 수산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합작투자로 러시아에 어분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그 다음 단계로 한국 어선이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한 어획물을 어분 공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한 예산 185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우리는 양식산업이 발달해 있고, 양어사료의 주원료인 어분 수요가 많습니다. 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합작투자로 러시아에 어분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먼저 추진하고, 그 다음 단계로 한국 어선이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한 어획물을 러시아 어분 공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이후 고부가가치 수산가공산업, 양식산업 등 교류분야를 다각화하면서 한국 근해어선들의 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까워 오래 전부터 수산 분야 교류가 있어 왔고, 지난해 어업생산량은 475만 톤 이상에 이를 정도로 수산대국입니다.

특히 우리와 인접한 캄차카 등 극동수역에서의 어획량이 6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근해어선들이 출어 하기에 적합합니다. 러시아는 아직까지 어획하고 단순 유통하는 것 외에 수산업이라고 할 만한 기반 시설이 충분치 않은 국가이기 때문에 우리의 자본과 기술로 합작하면 양국 수산업 모두가 동반 발전할 좋은 기회라 판단합니다.

 

해외 수산협력 뿐만 아니라 남북한 수산협력에 대한 입장도 궁금하다.

지금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시험 강행으로 남북 긴장이 극대화 된 상황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협력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고, 또 효과도 가장 크게 나타날 분야가 수산입니다.

특히 중국의 불법조업, 북한수역 입어 등은 우리 어민들 에게 굉장히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사안인데, 남과 북이 공동 어로작업을 하는 등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이 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육지에 경계가 있는 것과 달리 바다 속 어족 자원은 이동하고 회유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원관리 측면 에서도 남과 북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합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 역시 군사적 긴장 상태 해소를 전제로 남북수산협력에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향후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수산분야 협력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자회사로 분리된 수협은행이 6개월간의 행장 공백기를 딛고 전문경영인 출신 행장을 맞이했는데 소회가 있다면?

지난해 행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수협 안팎으로 우려가 대단히 높았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행장 공백이 지속된 기간 동안 세전 이익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유례없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 수협은 어업인이 주도하는 자율적 수산자원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연근해 어선의 해외어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려고 하려고 한다. 또한 하루 속히 공적자금을 상환해 어자원 보호를 위한 자율적 휴어제에 참여하는 어민들에 대한 지원 등에 예산을 투입하려고 한다. ⓒ박종면

 행장 직무대행체제에서도 이 정도 실적을 냈다는 것은 수협이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것이고, 달리 말하면 기존 관료 출신 행장들이 지속해왔던 조직 경영 방식이 은행을 지나치게 위축시켰다는 반증으로도 해석할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난번 행장 인선 과정에서 우리가 전문경영인을 원했던 이유는 정말 뛰어난 행장이 이끌어 나가면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것처럼 도약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공적자금도 훨씬 빨리 앞당겨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고, 협동조합의 정체성 회복도 가속화될 수 있다는 확신에 관료 출신이 아니라 전문 경영 능력을 갖춘 실무형 행장을 원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수협의 입장이 관철된 것이 다행스럽고, 민간 출신의 전문가를 행장에 기용한 만큼 앞으로 최고의 중견 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갈 생각입니다.

 

수산자원 고갈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오는데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보나?

수산자원은 적정 수준에서 어획이 이뤄지면 복원력이 작용해 지속적 생산이 가능한 자율갱신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닷모래 채취 등과 같이 광범위한 환경파괴로 복원력을 훼손시키거나 복원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어획이 이뤄지면 자원 고갈은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자원 회복을 위해서는 첫째, 더 이상의 환경파괴는 없어야 한다는 점이며, 둘째, 복원력을 키워줄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어획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수협은 어업인이 주도하는 자율적 수산자원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연근해 어선의 해외어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규제와 처벌 중심으로 어획을 통제하는 자원관리 정책이 주류를 이뤄왔지만 효과는 미미했고, 그 이유는 공유지라는 바다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유명 석학들은 공유지 관리의 핵심으로 자율성을 꼽아왔고, 수산자원 관리도 어민들이 스스로 인식을 바꾸고 능동적,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율적 휴어제에 참여하는 어민에 대한 정부 지원이 요구되고, 해외어장 진출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어획을 하지 않는 것 이상으로 효과적인 자원 회복 정책은 없다는 맥락에서 우리 어선들이 연근해 대신 해외어장으로 진출하면 우리 해역에서 어획이 줄고 자원이 회복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러시아를 비롯해 스리랑카, 모리셔스 등 세계 각국으로 우리 어선이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서 연근해 어획 강도를 낮추고 자원회복을 도모해야 합니다.

▲ 유통경로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원산지 관리나 식품위생, 유통이력 관리 등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유재답게 생산과 유통 전반이 공공의 영역에서 관리돼야 한다. 의무상장제가 필요한 이유이다.

국회에 의무상장제 재도입을 건의했는데 의무상장제가 필요한 이유는?

수산물은 공유지 바다에서 생산되는 공공재인데도 유통 과정 대부분이 민간에 맡겨지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고 이것이 어민은 물론 국민 전체의 권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임의상장제 때문에 생산통계 자료 확보가 곤란해지면서 정확한 실상 파악이 안 되고 자원회복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특히 과거 객주가 창궐했던 근대시대처럼 임의상장제 체제에서는 자금력이 좋은 유통상인들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부조리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통경로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원산지 관리나 식품위생, 유통이력 관리 등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유재답게 생산과 유통 전반이 공공의 영역에서 관리돼야 하고, 의무상장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부 구시장상인 이전 거부가 지속되면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는데…

새 시장 완공 후부터 내세웠던 이전 거부 사유들이 모두 명분이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명도소송에서도 이전 거부상인 측이 패소하면서 법원도 이를 재차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비대위 집행부에 대해 구시장 주차장 무단사용과 구시장 공실 관리를 위해 투입된 경비업체 비용 22억 원을 수협에게 배상하라는 판결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막무가내식으로 이전 거부를 지속하는 상황이었지만 수협은 갈등 해결을 위해 서울시가 주재하는 갈등조 정협의회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거부 상인 측마저도 서로 의견이 갈리는 등 파행을 겪은 끝에 그마저도 무산돼버린 상황입니다.

수협은 이 문제를 최대한 원만하게 해결하고, 원한다면 나머지 상인들이 입주할 수 있게 하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그래서 최근 내가 직접 구시장 상인 대표단 두 단체를 차례로 만나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시장이 양분된 상황이 정리될 수 있도록 직접 현안을 챙기겠습니다.

 

앞으로의 경영계획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연간 4,000억 원대를 넘기는 수익구조를 갖춤으로써 수협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일정 수준에 도달한 만큼 경영 기반을 더욱 강화해서 공적자금을 하루라도 더 빨리 갚는데 주력할 것임 은행에서 수천억 원의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도 어민들을 위해서는 단 한 푼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야지만 우리 수협이 어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어민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습니다.

수익성을 계속 높여서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고, 공적자금 상환 후 이를 어민들을 위해 쓸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시급합니다.

지금의 수익 구조를 유지해서 발전시켜 나간다면 공적 자금 상환 후 연간 3,000억 원 이상을 어민과 수산업을 위해 쓸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2018년 정부의 수산 예산이약 2조 2,000억 원과 비교하면 수협이 매년 정부 투입 예산의 10% 이상을 어민을 위해 투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공적자금 상환 이후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하루 속히 공적자금을 상환하면 첫째, 어자원 보호를 위한 자율적 휴어제에 참여하는 어민들에 대한 지원, 둘째, 도서지역 등 낙도벽지에 어촌공동체를 보호육성하고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해 인구 정착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방안, 셋째, 러시아를 비롯해 북태평양, 스리랑카, 모리셔스 등 세계 각국으로 연근해어선이 진출할수 있도록 하는 등 세 가지 중점 지원 분야에 아낌없이 예산을 투입할 것입니다.

세 분야에 각 1,000억 원의 예산을 매년 투입한다면 자원회복, 어촌경제 활성화, 수산산업 경쟁력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효과가 즉시 나타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PROFILE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생년월일 : 1949. 12. 16

△출생지 : 경상남도 남해군

△학력 : 부산수산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해양정책 최고과정 수료

△前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장(제16대, 제17대)

△㈜혜승수산 대표이사

△한국수산산업 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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