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낚시 관련제도를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지금은 낚시 관련제도를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 승인 2018.01.02 09:08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론>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현대해양] 최근 낚시, 특히 바다낚시의 인기가 뜨겁다. TV를 보면 낚시를 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삼시세끼’, ‘섬총사’ 등 바다를 무대로 한 프로그램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고, ‘도시어부’라는 아예 낚시를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인간의 수렵 본능을 일깨워주는 낚시는 시청자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거기에 갓 낚아 올린 신선한 수산물을 재료로 각종 요리의 향연까지 펼쳐지니, 시청자들은 저절로 ‘나도 한 번 낚시를 해볼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낚시가 등산을 제치고 취미 선호도 1위로 도약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바야흐로 낚시 전성시대이다.

사실 낚시는 인류의 도구 사용만큼이나 오래된 활동으로, 구석기·신석기 시대에는 생존을 위한 수렵활동이었으나, 그물의 사용이 보편화된 이후에는 취미의 성격을 갖게 됐다. 중국 주나라 시절 일자 바늘로 세월을 낚은 강태공은 물론이고, 공자도 釣而不網, 즉 군자는 낚시는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는다고 해 낚시가 군자의 취미활동임을 보여주었다.
 

낚시, 등산 제치고 1위 취미로 등극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낚시의 주축은 붕어를 위주로 한 민물낚시였다. 3면이 바다여서 바다낚시의 여건도 좋았지만 바다낚시는 다소 위험하기도 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일부 열성 낚시인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후반부터 바다낚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크게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장르가 개발됐다. 기존 바다낚시는 장소로는 갯바위, 대상어종은 감성돔, 우럭, 농어 등, 채비는 찌낚시로 대표되는 상당한 경험과 테크닉을 요구하는 취미였다.

물때와 낚시채비를 잘 모르는 초보자는 감성돔 얼굴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그랬던 것이 낚싯대를 처음 잡은 초보자도 쉽게 대상어종을 낚을 수 있는 낚시방법이 개발됐다. 소위 ‘생활낚시’라고도 부르는 새로운 낚시장르가 등장한 것이다. 주꾸미 낚시가 대표적이다. 

주꾸미 낚시는 여러모로 기존의 전통적인 바다낚시와는 대비된다. 갯바위에 서서 기다리기보다는 어장을 찾아가고, 전통적 낚시 대상어가 아닌 두족류(주꾸미)를 대상으로 해, 복잡한 낚시채비를 알 필요도 없고 그냥 담그기만 하면 되는 그런 낚시이다. 낚시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100마리, 200마리를 쉽게 잡아올 수 있는 주꾸미 낚시의 등장은 낚시 대중화와 관련 산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또 하나 결정적인 요인은 ‘낚시어선업’ 제도의 도입이다. 낚시어선업은 날로 증가하는 국민의 레저 수요에 부응하고 어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6년 도입됐다. 10톤 미만의 연안어선이나 양식장 관리선에 낚시용 안전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보험 가입 후 지자체에 신고하면 낚시어선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낚시어선을 이용하는 이용객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낚시어선의 수는 1997년 2,825척에서 2016년 4,500척으로 증가했으며, 낚시어선을 이용하는 이용객 수는 1997년 48만명에서 2016년 343만명으로 7배 넘게 증가했다. 척당 낚시영업 평균 매출액도 1997년 400만원에서 2016년 5,000만원으로 12배 이상 증가했다.
 

낚시어선업 제도에 문제 없나 점검 
낚시어선업 제도를 통해 국민들이 쉽게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되고 어가 소득이 증가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도 대두됐다. 특히 지난 해 12월 3일 영흥수로에서 발생한 급유선과 낚시어선 간 충돌사고는 낚시어선의 안전관리 문제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사실 이번 사고는 낚시어선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해당 낚시배는 현행 규정에 맞는 안전설비를 갖췄고, 승객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했으며, 출항신고도 문제가 없었다. 단지 급유선과 낚시배 선장과 선원들이 운항에 부주의했기에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돌고래호 사고에 이어 15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기에 낚시어선업 제도 자체에 문제는 없는지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낚시어선은 기본적으로 어선이다. 승객을 태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어로활동을 위한 선박이다. 그러다보니 승선정원이나 안전검사 주기, 선원 요건 등 안전관리 항목에서 여객선보다 낮은 어선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사실 13인 이상의 승객이 탑승할 경우 이는 국제적으로 여객선으로 취급된다. 낚시어선의 경우 통상 5톤 이상은 승선정원이 13인 이상으로 여객선과 같은 다중 이용 선박으로 봐야 할 것이나, 실제로는 어선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과 제도의 부조화는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았던 20여 년 전에는 허용될 수 있을지 몰라도 현재 상황에는 맞지 않는다.

낚시어선업은 이제 어가의 부업 차원을 넘어 어엿한 레저산업으로 성장했고, 기존 제도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 훌쩍 자란 외형에 맞는 옷을 새로 맞춰 입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 해 340만 명의 국민이 타는 배의 안전을 어선의 기준에 맞춘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고 국민들의 높아진 눈 높이에도 맞지 않는다. 낚시를 즐기는 국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낚시전용선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낚시어선을 낚시전용선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업허가 처리, 어업용 면세유 공급여부, 겸업어민의 소득 감소 등 어려운 문제가 많다. 하지만 낚시어선업이 더 이상 기존 제도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성장했기에 그에 걸맞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야간운항 등 사고의 개연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에 대한 규제 및 안전교육 강화도 필요하다.
 

낚시가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책 필요
낚시가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 낚시객이 어획하는 수산물의 양이 상당하다. 특히 주꾸미, 문어, 갈치 등 낚시 인기어종의 경우 어업인과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주꾸미 낚시가 성행하는 천수만 일대의 경우, 2016년에 낚시객이 포획한 주꾸미의 양이 어업인 위판량의 약 2.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해안 대문어나 남해안 돌문어의 경우에도 낚시객들의 지나친 어획으로 자원 고갈이 우려되고 있다. 국민들의 레저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남획으로 인한 수산자원 고갈은 막아야 한다. 일부는 낚시로 어획한 수산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낚시는 어디까지나 취미활동인데, 쿨러 가득 잡아 판매까지 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해양수산부는 낚시로 인한 자원 감소 및 해양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가칭 ‘낚시 이용권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낚시객으로부터 일정 비용을 받아 이를 수산자원 조성 및 낚시 쓰레기 수거 사업 등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이다. 각 지역마다 낚시 여건이 다른 만큼, 전국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도입하기 보다는 희망하는 지자체에서 도입할 수 있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낚시로 잡을 수 있는 마리수 또는 중량 제한 도입과 레저로 포획한 수산물의 상업적 판매 금지 방안도 도입할 계획이다.
 

낚시를 지속적으로 즐기는 길은?
낚시객이나 낚시어선업을 영위하는 이들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정부의 규제강화 움직임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낚시는 어디까지나 취미이다. 취미활동을 이유로 안전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다. 취미활동 때문에 수산자원이 고갈돼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것도 안 될 일이다. 낚시가 가장 선호하는 취미활동으로 성장한 현 상황에 맞추어 낚시제도를 전반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당장은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불편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낚시를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길이다.
 

PROFILE  강 준 석 해양수산부 차관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함양고를 거쳐 부산수산대 수산경영학과, 영국 헐(Hull) 대학원(석·박사)을 졸업했다. 기술고시 22회 출신으로 수산과학원 수산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해양수산부 원양어업담당관, 양식개발과장, 어업정책과장, 농림수산식품부 어업자원관, 수산정책관, 원양협력관,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국립수산과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노상원 2018-03-03 21:24:54
낚시바늘 하나로 얼마나 잡을꼬~~~
끄심바리 뻥치기 정치망 통발 등등 ''
어민 이던 낚시인 들이든 모두가 문화수준이 얼마나 향상 된줄 암니꺼?
탁상행정에 규율만들어 지키라면 지키는 낚시인 , 그리고 어민들 입니다
머만 터지면 이러쿵 저러쿵 ~~
제발 현실에 충족되는 행정들좀 하이소~~

어업인 2018-01-19 17:02:06
제가 생각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정책이 아닌가 합니다 바다에 살란터 방조제 설입 반대로 뻘이싸여 점점죽어가는 바다 불법천지 어업그물 죽어가는 치어들 떠내려온 육지 쓰레기 썩어 가는바다고기배속에 프라스틱 물병 일회용카메라 생할쓰레기 먹을 만한건 다먹었어요

김명주 2018-01-18 07:25:46
명태를 예를 들어 봅시다
낚시꾼이 씨를 말렸습니까?
어선이 씨를 말렸습니까?
어민들이 크기나 산란기 상관없이 무분별한 남획으로 결국엔 우리나라에선 찾아 볼 수 없게 되어 현상금 100만원까지 내걸었지 않았습니까?
수온의 영향도 있겠지만 급감한 이유에 남획도 한몫입니다
멸종되다시피 하기전에 나라에서 크기나 산란기 규제를 잘 했어야지요.
이제와서 낚시꾼이 문제네 뭐가 문제네 하면 그 문제가 사라집니까?
지금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호래기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잘못된 법은 빠르게 고쳐 잡는것만이 어족자원보호의 지름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