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산업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켜야 할 중요한 국가 식량안보산업
원양산업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켜야 할 중요한 국가 식량안보산업
  • 최경삼 한국원양산업협회 해외협력본부장
  • 승인 2017.12.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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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수산자원 개발·공급…‘원양산업 가치’ 재평가해야
<원양어업 60주년을 보내며>

[현대해양]

▲ 최경삼 한국원양산업협회 해외협력본부장

우리나라 원양산업이 1957년 6월 지남호의 인도양 참치조업을 시작으로 올해 진출 60주년을 맞이했다.

60주년을 맞아 우리 한국원양산업협회는 원양어업 개척자들의 희생과 노고는 물론 과거 원양어업이 우리나라 산업경제에 기여한 발자취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침체되어 있는 우리 원양산업이 재도약을 다짐하는 여러 가지 행사와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기억해야 할 역사, 원양어업 60년」 및 「우리나라 원양어업 스토리 여행」 시리즈 등 부산지역 언론들의 기획기사와 포탈사이트 다음을 통한 「스토리 펀딩」, 그리고 60주년 특별기획전 「먼 바다, 만선의 꿈」 전시회 등은 원양어업 역사를 재조명한 매우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들로 기록될 것이다.

영욕의 60년을 보낸 우리 원양산업의 역사를 회고해 보면 전쟁 이후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위기 상황에서 1960~1970년대 명실상부한 외화벌이와 수출주력산업으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고 현재까지도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원양어업을 중점 육성, 새로운 원양국가로 급부상하면서 최근 국내외 어업 여건의 변화와 우리나라의 IUU 예비국 지정 및 해제 과정에서 수십 년간에 걸쳐 개척한 서부아프리카 어장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려야 했던 것은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6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은 “우리 경제발전의 디딤돌을 놓은 애국자인 원양어선원들의 개척정신을 기리고, 앞으로 우리 원양산업이 우리나라를 해양강국으로 이끄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원양업계로서는 매우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또 다시 공허한 말잔치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진 않다. 과거 한 때 850척이었던 원양어선이 지금은 250여 척으로 줄어드는 등 원양산업은 위축돼 활력을 잃고 존립기반 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회갑을 맞은 원양산업이 앞으로 100년을 넘어 다음 60주년을 맞이할 중요한 장수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화려한 말잔치가 아니라 우리 원양산업의 시대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우리 정부가 허언이 아니라 원양산업 육성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점점 더 치열해지고 어려워지는 국내외 어업 여건 변화 등에 대응해 원양산업의 지속 가능한 생산기반 조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지난 60년을 기반으로 다가올 60년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올해를 제2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야 하는 새로운 전환점에서 우리 원양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본다.

 

차별화된 재정 지원 추진해야

첫째, 국내 수산자원에 영향이 전무한 해외 수산자원을 개발·공급하는 중요한 국가 식량안보산업으로 가치를 재평가해 차별화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원양산업은 우리 연근해어장에서 자원을 쟁탈하는 제로섬 (Zero-sum)게임이 아닌 국내 자원에 미치는 영향이 전무한, 세계 어장을 무대로 타국과 치열한 조업경쟁을 통해 100% 해외수산자원을 개발·공급하는 중요한 식량안보산업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많은 예산을 투입해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자원 조성, 어장 관리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연근해어선(4만 7,360척)에 비해 원양어선의 수는 0.5% 정도에 불과하지만 원양어선의 어획량은 연근해어업의 절반 이상으로 그만큼 생산성이 높다.

따라서 산업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국가경제의 기여도를 감안해 이에 상응하는 차별화된 재정적 지원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6월 29일 부산 해양박물관에서 열린 원양어업 진출 6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 경제발전의 디딤돌을 놓은 애국자인 원양어선원들의 개척정신을 기리고, 앞으로 우리 원양산업이 우리나라를 해양강국으로 이끄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고 밝히고 있다. ⓒ박종면

 

경쟁국과 경쟁 가능한 대책 필요

둘째, 조업경쟁국가와 경쟁 가능한 실효적인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자유로운 공해조업과 풍부한 자원 등으로 비교적 쉽게 어장진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는 각종 수산기구에서 자원 보존조치에 대한 조업규제 강화로 조업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자원보유 연안국들은 조업 국가 간 경쟁 유발을 통해 수입을 극대화 하기 위해 입어료 외에도 투자, 물자지원 사업 등을 고려해 조업권을 할당하는 추세로 매년 입어료 급등과 더불어 조업조건 또한 강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양업계의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조업 경쟁국에 비해 조업기회 축소 및 입어교섭이 불리하지 않도록 원양산업진출 연안국에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협력강화와 지원, 입어료 부담 최소화 방안, 그리고 생산수단인 어선노후화의 심각성을 고려해 미래여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성 높은 원양어선 확보 정책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합리적 제도 운영 요구돼

셋째, 원양산업의 체질강화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원양산업제도 중 현실성이 무시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탈피, 어업 경영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해 현재 남아있는 어업자들이 더 이상 도산하지 않도록 체질을 강화해 어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개선 및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올해 회갑을 맞이한 우리 원양산업은 자축연을 즐기기에 앞서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과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원양산업은 전성기에 비해 어선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사양산업이 아니라 높은 부가가치를 계속 창출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매우 중요한 산업이자 미래에도 우리 수산업의 중요한 산업의 큰 축으로 발전시키고 지켜야할 식량산업이다.

현재 직면한 여러 난제들을 잘 극복하고 날로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대한민국 원양산업이 제자리를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원양업계 불굴의 의지와 역량을 한 곳으로 모아 새로운 원양산업 60년의 꿈을 완성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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