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錢魚)도 추석 새러 갔을까
전어(錢魚)도 추석 새러 갔을까
  • 사홍만 장흥군수협 조합장/시인
  • 승인 2017.12.01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해양]

 

 

전어錢魚도 추석 새러 갔을까


사홍만 (장흥군수협 조합장, 시인)

 

바다가 쪽빛으로 익어가는
추석 한 달 전에는
그물코에 은빛이 가득하여
어장 다녀오는 어부들끼리
전어 몇 킬로 잡았는가.
선외기 엔진 소리처럼
항구에서 묻는 인사말이었다.

추석 대목,
깨소금 맛 전어는 금값으로 변한다

몇 킬로의 인사말이
몇 마리로 바뀌었다
“그 많던 전어들 어디로 갔는가
요놈의 전어들이 추석 새러 간 모양이네”

그물코처럼 갈라진
손바닥으로 몇 마리씩 끌어올린 전어가
아무리 금값이라도
한 마리라도 썰어서
멀리 달려온 자식들에게 먹이고 싶은
어부들의 잔잔한 이야기
구수한 전어 맛처럼 가을 속으로 익어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