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蜂의 ‘새이야기’ ③뱁새와 황새
淸蜂의 ‘새이야기’ ③뱁새와 황새
  • 송영한 작가
  • 승인 2017.11.28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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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는 황새를 쫓지 않았다

[현대해양] 우리 속담에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처지나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무모한 도전에 대한 우려의 말이다. 이번 호에서는 속담 속의 뱁새와 황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뱁새(일명, 붉은머리오목눈이)는 관목지대, 덤불, 농경지, 풀밭 등의 평지와 구릉에서 번식한다. 겨울에는 주로 산보다는 평지에 40마리에서 많게는 80마리가 무리지어 생활한다.

뱁새는 자기 새끼는 희생시키고 뻐꾸기가 탁란(뱁새의 둥지에 뻐꾸기가 자신의 알을 낳아 뱁새가 부화시키고 키우게 한다)한 알을 부화시켜 정성을 다해 키우는 멍청하고 우둔한 새로 인식되고 있다. 새 중에서 작은 새, 우둔하고 볼품없는 새를 상징했다.

▲ 뱁새· 참새목 / 뱁새과(붉은머리오목눈이과), Vinous-throated Parrotbill(영명), Paradoxornis webbianus(학명)· 몸 길이 : 약 13 Cm· 먹이 : 곤충류, 풀씨, 나무열매, 곡류

뱁새는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민첩성과 환경변화에 대한 높은 적응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에 흔히 서식하는 새이다.

이에 비해 황새는 크고 우아하여 위풍 당당한 자태를 지니고 있어서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구환경 변화에 적응력과 번식력이 떨어지는 황새들은 지역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멸종 위기로 분류돼 보호를 받는 처지에 있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황새는 하절기에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동절기에 천수만 간월호, 금강 하구, 해남, 제주 등지에 불규칙적으로 극소수만 찾아오며, 월동 개체수는 5 ~ 15개체가 전부다.

황새들의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먹이사슬의 붕괴’, ‘농약 과다 살포에 따른 1차, 2차 피해 발생’, ’전기 시설들에 의한 감전사고’,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 저하’ 등이 원인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에도 옛부터 텃새로 살던 황새들이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남았던 한쌍의 황새 가족의 수컷 황새가 1971년 4월 4일 한 밀렵꾼이 쏜 총탄에 맞았고, 홀로 남은 암컷 황새는 1983년 농약에 중독돼 쓰러진 후 서울 대공원으로 옮겨졌으나 1994년 9월 23일 숨을 거두고 말았다.

▲ 황새· 황새목 / 황새과, Oriental White Stork(영명), Ciconia boyciana(학명)· 키높이 : 110 ~ 115cm· 서식지 : 시베리아 남동부,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동부, 우리나라에서 월동 (11월 ~ 3월)한다· 행태 및 실태 : 평생 부부관계를 유지한다. 지구상에 생존하는 개체수는 2,500개체 이하 이며,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 1급. 천년기념물 199호

그 후 한국교원대학교 황새복원센터는 1996년 7월 17일 러시아로부터 1쌍의 새끼를 기증받아 인공증식을 시작했고, 2014년 6월 충남 예산 황새공원으로 60개체를 옮겨와 자연적응 훈련 후 방사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지구상의 동·식물들이 지구 환경변화 및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하는 현장을 직접 목도하고 있다. 새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 노력에 동참해야 할 때다.

 

작가 淸蜂 송영한

1952년 부산시 기장 출생. 동래고등학교,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삼성물산(건설부문)에 입사, 32년을 근무하는 동안, 싱가폴 지하고속도로공사 등 주요 해외토목공사의 현장소장을 역임했다. 싱가폴 정부로부터 3년 연속 최우수 안전 및 품질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 난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삼성건설의 세계적 위상을 정립했다. 

2002년 해외건설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건설부장관 표창 수상, 2003년 삼성건설 제1호 Master(명장)에 선임됐다. 이후, 자연환경을 훼손하는데 일조한 자신에 대한 후회와 사라져가는 생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고, 생태 및 환경 보호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2016년 추암사진페스티벌 동메달 수상 등 사진대회 다수 입상

· 2017년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생태 및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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