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사료계수 향상 목표로 ‘경제성’ 초점 맞춘 기술개발 필요
생존율·사료계수 향상 목표로 ‘경제성’ 초점 맞춘 기술개발 필요
  •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산업연구실 실장
  • 승인 2017.11.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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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난 등 주요 변수 고려한 전략 수립 요구돼
<양식산업 고도화 방안>

[현대해양]

세계양식산업 동향

세계적으로 수산업은 양식산업이 주도하고 있다. 2015년 양식업 생산량은 어선어업 생산량을 상회했다.

세계적으로 어선어업이 제로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최근 5년간 양식수산물 연평균 생산량은 7.7%씩, 생산금액은 5.4%씩 증가했다. 2015년 양식수산물의 생산금액은 1,630억 달러이며, 한화로 182조 원에 달한다. 시가 총액 기준 글로벌 5대 양식기업은 수익률 16.3%, 성장률 23.0%이다.

 

▲ 세계 수산업 생산량 추이

세계 최대 양식기업인 마린하베스트는 수직계열화로 연간 매출 4조 원의 회사가 됐다. 마린하베스트는 이미 24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종사자만 1만 2,000명에 달한다. 글로벌 양식기업의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상사는 노르웨이 3위 양식기업 서마크를 인 수했다. 2016년 서마크는 노르웨이 2위 기업으로 성장하며 미쓰비시상사의 중요한 캐쉬카우가 되고 있다. 세계최대 사료회사 중 하나인 카길은 노르웨이 양어용 사료회사 에봐스를 인수했다.

세계 양식업계는 기업화, 규모화의 과정을 거쳐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양식산업 가치사슬을 주도하는 종자회사와 사료회사의 합병도 추진될 전망이다.

수산회사는 아니지만 농업부문 최대 종자기업인 몬산토는 바이엘에 의해 인수합병됐다. 중국화공그룹은 신젠타를 인수했다.

미국은 중국화공그룹의 신젠타 인수에 가장 크게 반발했지만 미국에서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 조건부 승인이 떨어졌다. 이로서 바이엘-몬산토, 다우케미컬-듀폰, 중국화공-신젠타의 3강 체제가 완성됐다.

▲ 글로벌 종자기업의 상호라이센스계약

세계 종자산업을 몇 개의 글로벌 회사들이 상호 연결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글로벌 종자기업들은 상호라 이센스 계약을 통해 세계 시장의 지배력을 견고히 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기업인 신젠타의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 종자시장에 진출하고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향후 수산종자 시장도 농업종자의 행보를 답습하거나 농업부문 종자회사들의 수산부문 진출이 가시화 될 것이다. 각 국가가 갖고 있는, 아니 글로벌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은 글로벌 기업간의 협업구조로 만들어지고, 그들만의 독점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나갈 전망이다.

 

▲ 세계 종자산업 시장지배 구조

 

우리나라 양식산업 현황

초기 우리나라 양식업은 김과 굴이 주도했다. 1960년대 정부는 수산물 수출을 위해 김, 미역, 굴 양식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김은 일본으로, 굴은 미국으로 수출됐다. 당시 양식업은 원양어업과 마찬가지로 외화벌이의 수단이었다. 세계 최대 수산물 소비시장인 인근의 일본은 국내 양식시장의 약점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어류양식은 1980년대 인공종자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면서 발전했다. 넙치 등 어류 양식의 성공으로 자연산에 의존하던 값비싼 회를 일반국민들이 저렴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이후 해조류 먹이를 이용한 해상 가두리 전복양식의 성공은 또  한 번 양식산업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복양식의 성공으로 고가의 전복이 라면, 삼계탕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최근 스낵김의 성공은 수출시장 다변화에 기여하면서 다시 한 번 김 양식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양식 수산물 생산량과 생산금액도 증가해 2016년 양식수산물은 180만 톤이 생산됐고, 생산금액은 2조 3,000억원이다. 그 간 양식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양식개발 품종은 모두 142개 종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의 양식에 성공한 국가는 중국을 제외하고 드물다. 최근 참다랑어, 뱀장어 등 고부가가치 품종의 완전양식기술에 한 발 가까워졌다. 최근 명태양식의 성공도 알려진 바 있다.

우리나라 수산업 생산량 중 양식업 비중은 56.8%이다. 우리 양식업의 주력 생산품종은 미역, 다시마, 김 등 해조류 중심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내 양식산업은 어선어업을 넘어서면서 성장하고 있다. 우리 양식수산물 생산량 중 미역은 50만 톤, 다시마와 김은 각각 41만 톤을 생산한다. 3개 품종의 해조류 생산량만 132만 톤이다.

양식 수산물 생산금액이 가장 많은 품종은 넙치, 김, 전복의 순이다. 최근 우렁쉥이, 흰다리 새우, 김이 높은 성 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어류양식 총 생산량이 10만 톤에 못 미친다. 주력 양식 어종인 넙치와 조피볼락은 각각 4만 톤, 2만 톤으로 생산량 증가율이 각각 0.4%, 0.8%로 거의 정체상태이다.

 

우리나라 양식산업의 문제점과 추진여건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전략품종의 연중 대량생산이 어렵다. 매년 찾아오는 태풍, 적조로 안정적인 양식경영이 어려워 재투자를 꺼린다. 우리 어가들은 동·서·남해의 이질적인 바다환경과 사계절에 따른 환경변화에 맞는 다양한 품종의 생산을 희망한다.

우리 양식어가의 기술수요를 맞추는 것만도 기술인력 및 R&D 투자는 부족해 보인다. 우리나라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개발과 일부 양식품종의 대량생산 성공은 국내 환경에 최적화 되어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무역자유화 이후 한 나라의 양식산업 성공은 국내 양식기술의 성공과 소비를 위한 최적화 조건 달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세계 양식산업은 한 국가의 기술 및 소비에 한정을 두지않고 글로벌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양식산업의 움직임과 달리 국내에는 상장된 양식기업이 없다. 일부 민간 자본이 투입됐다 하더라도 개소 당 50억 이상 투자된 곳은 거의 없다. 제주, 완도 지역의 30억 원, 40억 원 정도 투자된 넙치 양식장이 그나마 자본투자가 가장 많은 영역이다.

또, 세계적으로 수출되는 노르웨이 연어, 뉴질랜드 홍합, 프랑스 굴과 같은 브랜드 프리미엄을 가진 대표 품종을 갖고 있지 않다. 세계적으로 수산물 수출이 증가하는 국가들은 양식업과 가공업이 발전한 중국, 노르웨이, 태국 등의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양식 수산물을 활용한 가공업도 발전해 있지 않다. 양식산업의 가치사슬은 종자, 사료, 백신, 기자재 회사들이 주도해 나갈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미래 양식산업을 주도할 가치사슬의 어느 한 부분에도 세계적으로 내세울만한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열악한 양식환경에도 오랜 양식 역사와 김, 굴, 넙치, 전복 등 일부 양식품종의 성공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양식산업의 움직임에 비해 우리 양식산업의 발전 수준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정부정책의 잘못, 연구기관의 R&D 소홀, 민간투자의 미흡, 자연환경의 문제 등으로 한정해 단언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양식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그 자리에서 가장 최적의 행동을 해오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단지, 목표점이 상이할 뿐이다. 우리의 정책대상은 일반 어가이다. 일반 어가는 지역정책 및 복지정책의 대상이고, 이를 보조하기 위해 어가에 돈벌이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의 대상이다. 세계적으로 글로벌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좌우하는 시기에 일반 어가에 세계 시장을 무대로 경쟁력을 키우도록 유도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양식산업 고도화는 무엇?

양식산업 고도화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그럼에도 양식산업 고도화의 개념은 모호하다. 모든 산업은 세계 패러다임 변화, 기술발전 속도, 소비자 니즈 등 시대적인 환경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양식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외 양식산업의 발전단계, 양식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 양식산업의 가치사슬, 다양한 양식기술의 수준 등에 따라 양식산업 고도화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양식산업 고도화의 출발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추진전략 및 로드맵이 상이해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럼 양식산업 고도화는 무엇인가? 최근 유행하는 4차 산업혁명이 양식산업 고도화의 만능키로 거론되기도 한다. 다양한 기술의 융복합이 요구되는 양식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융합은 거스를 수 없다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기술융합은 양식산업 발전을 위한 수단이고, 최종 목표는 아니다. 이전과 지금의 양식산업 고도화의 차이점도 모호하다. 이전에는 양식산업 고도화의 필수조건으로 속성장과 내병성에 중점을 뒀다. 지금도 이러한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다양한 기술의 핵심은 속성장과 내병성을 위한 최적생육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 생태통합양식 조감도

최근 양식산업 고도화 개념에는 속성장과 내병성은 기본으로 하고, 자원사용의 최소화, 오염물질 최소화, 식품안전성 담보라는 3가지 원칙이 더 강조됐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양식을 위한 물 사용 최소화, 노동력 절감, 에너지 비용 최소화, 사료 사용 절감 등 자원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양식시스템의 고도화가 요구된다. 여기에 주변 환경을 해치지 않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하고, 최종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식품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양식산업 고도화의 최종 목표가 된다.

미래의 양식산업은 기술혁신과 소비트렌드가 양식시스템과 쌍방향 소통하면서 탄력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다.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한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등의 움직임은 양식수산물 소비자 운동으로 일어나 세계 양식시스템을 변화시킬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져서 양식산업에 기술융합이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변경이 어려운 양식시스템은 금방 도태될 것이다.

양식시스템은 모듈형으로 변해갈 것이며, 특정 분야 기술발전 시 부품 또는 한 부분만 바꿔 끼우면 업데이트 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양식시스템과 양식수산물도 주문형 제작 또는 생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 적응가능한 양식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미래양식산업 고도화를 위해 준비해 나갈 과제들이다.   

▲ 실내형 BFT 민물왕새우 양식 시스템

양식산업 고도화 방안

우리나라 양식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위험요인에 대한 제거가 중요하다.

국내 수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양식산업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은 해조류 중심의 양식산업 발전과 어류양식업이 가공업과 연계되지 않은 점과도 관련돼 있다. 내수면 수산물의 성장 잠재력이 큼에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내 우수 첨단기술을 활용하거나 융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여건을 고려하여 양식산업의 성장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양식산업 고도화는 양식장 입지별로 달라질 수 있다. 내수면, 내만, 외해, 육상 등 입지 여건에 따라서 재해형태가 상이하고, 대상품종과 기술도 상이하다. 여기에 기업의 가치사슬 특성, 목표시장(기존시장, 수입대체, 수출확대)에 따라서도 고도화의 방향이 달라진다.

양식기술은 전통양식과 첨단양식으로 구분 가능하다. 물론 어디까지를 첨단양식으로 정의할 것인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도 양식산업 고도화의 목표달성이 가능하면 첨단양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단, 첨단양식은 많은 자원을 제한적으로 사용하면서 오염물질 최소화, 식품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식산업의 요건과 기술적인 부분의 적용이 불가피하다.

양식기술의 유형에 따라서 기존 어가와 신규어가의 참여방식도 달라질 것이고, 개인어가 수준에서, 중소기업 또는 조합의 형태로, 중견기업에 적합한지,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대기업이 참여해야 하는지 달라질 것이다. 이와 같이 양식산업 고도화를 위한 방향성을 정하는 데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으므로 양식산업 고도화를 단일한 하나의 방향으로 규정짓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양식산업 고도화를 위해서는 양식산업을 둘러싼 주요 변수들의 특성을 고려한 양식 산업 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자연재난을 극복하고 인위적인 생육환경을 조절해 생산할 수 있는 육상 첨단양식의 국내정착 및 양식업의 지식산업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 인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

우선 첨단양식 실증단지를 조성해 폐쇄공간에서의 상업적 규모의 생산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기술 안정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실증단지 조성 이후에는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성을 타진하고, 표준화 및 인증제 도입으로 우리 모델의 상용화 및 보급 확산을 유도한다. 이때 육상양식은 국내 토지의 가격을 고려할 때 확산이 어렵다. 간척지는 첨단양식단지를 보급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양식 수산물 생산을 통한 부가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첨단양식 기자재 산업 육성을 통한 수출 활성화, 활어 중심의 소비문화 개선 및 양식 수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가공산업 육성도 병행돼야 한다.

육상양식 이외에도 외해 첨단양식 기반을 조성하고 활성화시켜 내만의 밀집된 양식환경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먼 바다에서의 외해양식은 육상양식만큼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외해양식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외해양식 가능 수면 조사, 자연재해 대응 지원, 외해양식업 관련기술 표준화, 외해양식시설 설계 감리 및 사전 시뮬레이션 의무화 등을 통해 외해양식 인프라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물론 양식기술의 핵심이 되는 종자확보 기술, 사료기술, 질병대응기술의 지원은 항상 병행돼야 한다.

▲ 외해양식산업 기반조성 및 활성화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술개발 목표와는 달리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생존율과 사료계수 향상을 기술 개발의 목표로 해야 한다. 기술개발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R&D 수행방법이 달라진다.

▲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산업연구실 실장

외해양식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해양식 정의 및 기준의 재조정, 내만 가두리 이설 어가에 대한 지원, 외해양식 환경관리 규정 마련 등의 관련법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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