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산양식산업이 21세기 국가 식량 기간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비전 제시해야
국내 수산양식산업이 21세기 국가 식량 기간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비전 제시해야
  • 배승철 부경대학교 교수 / 전 세계양식학회 회장
  • 승인 2017.1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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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국내외 양식산업의 미래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양식산업이 나아갈 길>
▲ 배승철 부경대학교 교수 / 전 세계양식학회 회장

[현대해양] 세계 수산물 2015년 총 생산량은 1억 9,974만 톤(FAO, 2017)으로 이 중 양식 생산량이 1억 600만 톤을 차지해 어업 생산량(9,374만 톤)을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추월했다. 남획 및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지난 20년 이상 어업 생산량은 8,900만 톤에서 9,500만 톤 사이에서 정체돼 있으며, 양식생산량은 지난 80년대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식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안전한 수산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양적인 생산증대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지속 가능한 양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이다.

 

ASC 인증 증가 추세

ASC는 자연환경과 사회에 책임 있는 양식산업을 위한 국제표준을 관리하기 위해 2010년 설립돼 식품안전성, 동물복지, 작업환경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수산물에 인증을 부여하며, 2017년 9월까지 ASC 인증을 받은 양식장은 516개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속 가능한 양식산업이란 구체적으로 토지, 물, 식물 및 동물 자원과 같은 자연환경이 파괴되지 않으면서 기술적으로 적용 가능하며, 경제적으로 수익성이 있는, 그리고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산업을 의미한다. 이미 노르웨이와 같은 양식 선진국에서는 해산어 양식에 따른 연안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식허가권을 제한하고, 연어 양식의 경우 출하 후 차기 생산 시작 전의 기간 사이에 3~6개월 정도의 휴지기간을 둬 가두리 주위 연안 오염을 방지하며, 최근에는 내파성 가두리와 같은 최첨단 양식시설을 이용한 외해 양식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많은 선진국에서 지속 가능한 양식시설인 폐쇄순환여과시스템(RAS, Closed Recirculation Aquaculture System-사용한 양식수를 배출없이 재사용)에 의한 담수어 양식 생산은 상용화 단계이며, 육상에서의 해산어양식 생산은 상용화를 위한 마지막 개발 단계이다.

 

수산물 수출입 역조 3조 원

현재 정부 통계의 식량 자급도는 50%(몇몇 학자들은 30% 미만으로 추정)수준이고, 국내 식량 수출입 역조는 30조 원(2015년 수입 39조, 수출 9조)이며, 순수 음용수를 제외한 식음료 총 5,000만 톤 중 10%인 약 500만 톤 을 수산물로 소비한다.

수산물의 수출입 역조는 3조 원(수입 5조, 수출 2조)에 이르며, 국민들이 선호하는 수산물 소비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어패류는 대부분 어업(연근해 95만 톤, 원양 45만 톤)과 수입(약 140만 톤)으로 감당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의 국내 양식산업은 전 세계 많은 나라들처럼 기술집약적이고 자본집약적인 어패류 양식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연간 국내 어업 생산량은 2016년 기준 140만 톤, 양식생산량 181만 톤에 이르지만, 국내 총 양식 생산량의 75%가 해조류(135만 톤)이며, 어·패류 총 46만 톤(어류 10만, 패류 36만 톤)으로 지난 30년 간 해조류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어·패류 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이 되지 못하고, 다양한 어종이 양식돼 연구 및 투자가 집중되지 못한 것은 양식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의 부재로 판단된다. 3조 원에 이르는 수산물 수출입 역조 현상을 해결하고 국가의 21세기 식량안보를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별 전략 양식종을 선택해 지속 가능한 양식기술에 의한 대량생산체제를 확립하고 생산, 가공, 유통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양식산업, 미래 식량문제 해결 방안

미래학자 레스터 브라운(1995)이 예측한대로 중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육류 단백질 생산을 위한 곡물 소비의 가파른 증가로 1997년을 기점으로 곡물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됐다. 이는 일본, 한국과 대만이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또, 중국은 매년 1인당 곡물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인도인들의 식생활도 곡물 위주에서 어류를 포함한 육류 단백질 위주로 전환된다면 엄청난 양의 추가적인 곡물 수요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향후에 인도의 산업화와 인구증가를 지켜봐야 한다.

인도의 인구는 향후 10년 안에 중국의 인구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경제발전에 따른 산업화가 이들의 식생활 패턴을 바꿀 것이라는 사실은 예측 가능하다. 식량의 무기화 또는 국가 식량안보 문제가 국가 경영에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21세기의 초입에서 많은 미래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주장해온 인류의 미래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수산양식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한다.

실제로 양식산업은 지난 30년 간 연 평균 20% 이상의 고도성장으로 정보기술(IT)산업 다음으로 빠른 성장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양식어류는 곡물사료의 증체 전환율이 다른 축산동물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 Davis) 농업환경대학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동물성 단백질 생산을 위해 닭은 1㎏ 생산에 2㎏, 돼지는 3.5㎏, 소는 5.5㎏의 곡물사료가 요구된다. 반면 담수 어류양식(틸라피아, 메기류, 잉어류 등)에서는 1㎏ 어류 생산에 약 1.2㎏의 곡물이면 가능하다.

 

어류 에너지 이용효율 높아

어류는 여러 가지 생리대사학적인 이유로 다른 동물에 비해서 월등히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다. 실제로 육지동물 중에 가장 사료효율이 높은 가금류는 최소 사료 1.7㎏으로 1㎏의 증체가 가능한 반면, 연어의 경우는 약 1㎏의 사료로 1㎏의 증체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최근 연어 사료에 어분 15~20% 미만 사용).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는 반면,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최근 전 세계에서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58.4kg, FAO 2017년)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으며, 소득이 높고 건강장수를 원하는 기성세대의 늘어나는 수산물 소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수면 양식시설 첨단화 규모화 추진

▲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내수면양식단지(조감도)

최근 문재인 정부가 수산물 수출입 역조현상을 막기 위해 해양수산부의 내수면어업 진흥 기본계획을 세우고, 내수면 양식시설의 첨단화 및 규모화를 추진하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에서는 저가로 쉽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내수면 어종에 대한 국가 및 지역별 전략 양식품종을 선정하고, 대량생산체계 구축 및 규모화를 통해 대기업의 양식 산업 진출을 장려해야 한다. 대기업의 투자관련 법규 제·개정으로 대기업이 양식산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결국에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양식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편승해 우리나라 양식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점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장·단기 투자를 통해 기존의 양식장들을 폐쇄순환여과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자동화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노르웨이와 같은 양신선진국처럼 외해양식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양식업의 첨단화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또 친환경 양식기술 개발, 저가의 배합사료 개발, 질병관리, 치어생산관리(기본적인 육종프로그램 구축), 위생 관리 된 가공처리장의 자동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직판장의 개설 등의 문제를 해결해 대단위 생산, 가공, 유통의 통합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국민의 고품질 단백질 식품 제공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 향한 준비 기회

기존 횟감용 어류생산을 위주로 하는 해산어 양식업계에는 저밀도 무항생제 양식방법과 반순환여과식 양식방법을 적용하고, 지역별 브랜드화를 통한 안전한 횟감용 고급어종을 제한적으로 생산해 양식 생산자가 지역별 직판장을 운영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우 양식장의 자동화와 지역별 직판장 설치를 위한 정부의 선별적이고 차별적 지원을 통한 경쟁적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이제 개혁과 혁신의 큰 파도를 넘어서 국민소득 3만~4만 달러 시대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 GDP의 5%를 차지하며 수출역군의 임무를 담당했던 1960~80년대 수산강국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산·학·연이 정부, 업자 그리고 투자자들과 함께 밝은 미래를 향해서 준비해야 할 절호의 기회임을 인식하고, 모두 함께 국내 수산양식산업이 21세기 국가 식량 기간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자료출처>

1. FAO FISHSTAT Plus, 2017, FAO, UN, Rome, Italy (http://www.fao.org/statistics)

2. 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2017

3. 농림축산식품부, 2016, 농림수산식품주요통계, pp110, 111, 116

4. 해양수산부, 2016, 2016년도 해양수산 통계연보, 어업생산동향조사 pp150

5. 해양수산부, 2017, 품목별 수산물 수출입 현황 및 수산물 생산현황, 수산정보포털

6. Lester Brown, Who will feed China, 1995, The worldwatch environmental alert series.

7. 배승철, 2008, 부산일보 해양칼럼 6월18일 제 19801호

8. FAO, 2017, FAO, UN, Rome,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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