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융성(國運隆盛)의 경제학
국운융성(國運隆盛)의 경제학
  • 이준후/시인, 산업은행 제주지점장
  • 승인 2011.01.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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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그야말로 눈부십니다. 전에도 물론 우승을 하고 메달을 딴 적이 많습니다만 요새 젊은 선수들의 부담 없는 패기와 자신있어하는 모습은 보기에 뿌듯함을 넘어서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에 비하여 일본 스포츠의 쇠락은 고소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18일 아시안게임 수영 400M 혼계영 게임이 있었습니다. 이 종목은 일본의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종목이었습니다. 혼계영은 중국수영에 밀리고 있는 일본수영이 내리 4연패를 달성 중이었으며 특히 이 종목은 국가대항전의 성격이 있는 종목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초반 기세 좋게 앞서가던 일본이 마지막 자유형 100M에서 중국에 역전당하고 말았습니다. “아, 정말 비참하군요!” 생중계하던 일본 NHK방송 해설자가 자기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었다고 합니다.

일본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경제뿐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아시안게임의 맹주(盟主)였습니다. 1951년 제1회 인도 뉴델리대회부터 1978년 방콕대회까지 8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일본은 2위 탈환을 목표로 했습니다만 달성난망입니다. 일본 스포츠의 쇠락은 엘리트체육을 지양하고 사회체육, 생활체육을 지향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일본은 국제대회에서 경쟁에 뒤져 국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되면서 2008년 태릉선수촌을 본떠 첨단 시설을 갖춘 내셔널트레이닝센터(NTC)를 설립했습니다. 문부과학성도 올해 ‘스포츠입국전략’을 발표하면서 엘리트체육 강화를 선언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세계 5위를 목표로 정한 일본은 1차 목표로 광조우 아시안게임 2위 탈환을 외치며 역대 최대인 1078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수년전 일본에 대한 문화개방시 저속하고 폭력적인 일본문화의 무차별적인 유입을 걱정하였지만 현재 어떤가요. ‘한류’가 드라마에서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장을 쓸고 있습니다. 걸그룹 ‘소녀시대’는 일본 음악시장 챠트에서 1위를 연거푸 기록했습니다.

아사다 마오는 피겨 천재였습니다. 주니어 당시 아사다는 난공불락의 성이었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김연아의 어머니조차도 한때 마오에 대하여 감히 넘지 못할 산처럼 여겨졌다고 얘기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아사다는 그 명성 그대로 성인무대로 옮긴 2008년까지 거의 정상의 자리를 놓지 않았지만 2009년부터 김연아에게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자제품 기술은 일본으로부터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일본은 더 이상 우리의 경쟁국이 아닙니다. 세계 1, 2위 반도체 생산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입니다. 한 때 일본이 세계 제일의 TV생산국이었지만 현재 TV를 가장 잘, 그리고 가장 많이 만드는 기업은 우리나라에 있습니다. 핸드폰은 어떻습니까. 인터넷은 또 어떻구요.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의 전성기는 꽤 길었습니다. 고려의 황금기는 제4대왕 광종(925~975)이후부터 인종(1109~1146)까지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광종은 노비안검법으로 양민이었던 노비를 해방하여 생산력을 확충하였으며 과거제도 시행으로 인재를 등용, 호족연합형태였던 국가를 개혁했습니다. 이후 고려에는 황금기가 도래합니다. 이시기는 문물제도가 정비되고 문화, 정치, 경제, 군사 다방면으로 최고 전성기를 누리는 때입니다. 기간으로 약 150년 정도, 국가개창이후 50년부터입니다.

조선의 전성기는 세종(1418~1450)대로부터 성종(1469~1494)대 연간입니다. 연산군의 등장이후 쇠락의 과정을 거치게 됩지요. 아시다시피 전성기 조선의 문물과 문화는 중국을 능가했으니 가히 세계최고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조선의 전성기는 기간이 약 50년, 건국한 이래로 50년부터였습니다.

올해가 해방된 지 60년, 한국전쟁 이후 50년입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전성기의 초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짧게는 50년 길게는 150년간 말입니다.

골드만 삭스는 국제금융을 주도하는 권위 있는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입니다. 지금까지 골드만삭스는 두바이, 싱가폴, 브릭스5국 같은 떠오르는 신생경제국가들에 대한 통계를 많이 냈는데 그 통계가 그 나라들의 현재 상황과 거의 근접했거나 일치했다고 합니다. 2007년 골드만 삭스는 한 통계결과를 발표합니다. 그 통계는  2025년 한국이 국민소득 5만달러로 미국, 일본에 이어 경제규모 3위의 초대강국이 될 것이고 2050년쯤에는 8만달러를 돌파해 미국에 이어 제2의 경제강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물론 몇 가지 가정을 전제하고 단서를 붙이긴 했습니다만 전혀 근거 없는 발표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거리에 바람이 부는지 나뭇가지 흔들립니다. 국운융성, 우리나라의 전성기가 다가오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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