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과 축구와인
수산물과 축구와인
  • 이주/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
  • 승인 2011.01.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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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수산물>

요즘은 월드컵 축구로 인해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스페인이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난 후 스페인의 대표적 와인인 세리와인은 어떻게 하여 만드는지 궁금해 한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만들어 낸 히딩크 감독이 좋아하는 샤또 딸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히딩크가 좋아하는 와인은 어느 나라에서 생산된 와인인지 필자에게 물어보곤 한다.  프랑스의 AS모나코의 박주영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프랑스의 스위트 와인은 어떤 와인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또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Santos Aveiro) 선수의 나라인 포르투갈의 대표와인인 포트와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의 축구유망주인 손홍민 선수가 뛰고 있는 독일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독일을 방문하고자 하는데 독일은 어떤 와인이 유명한지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면 필자는 지금은 캐나다에서 많이 생산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스와인의 원조인 독일에서는 아이스와인이 좋다고 추천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축구와 관련하여 와인에 대해 호기심을 표시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을 위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의 종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Santos Aveiro) 선수의 나라인 포르투갈의 대표와인인 포트와인(Port wine)은 와인에서 추출한 포도원액에 효모를 첨가하여 발효시켜 만든 와인이나 당분이 완전히 알콜로 변화하지 않은 발효과정의 중간에 알코올 함량이 높은 브랜디를 넣었기 때문에 발효가 중단된 상태의 주정강화 와인(Fortified Wine)이라 할 수 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포트와인(Port wine)은 포르투갈의 포르토 지방에서 적색 포도주용 포도를 포도주 양조용 통에 넣고 발효시킨 후, 숙성이 끝나면 브랜디가 1/4정도 차 있는 오크통에 이 레드와인을 넣어서 알코올 도수 18∼20도 정도에서 발효를 중단시킨 알코올 강화와인이다.

생산지역은 포르투갈 북부지역의 도우루 강 유역의 암색질의 단단한 토양으로 이루어진 구릉지대가 이어지는 도우루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포도품종은 띤따 로리츠(Tinta Roriz), 또우리가 나씨오날(Touriga Nacional), 띤따 바로카(Tinta Barroca), 띤따 사웅(Tinto Cao)이다. 포트와인은 주로 디저트를 먹을 때 마시는데 푸른곰팡이 처리를 한 블루 치즈, 견과류, 말린 과일, 거위간, 초콜릿 등과 잘 어울리고 달콤하고 풍미가 있는 메인요리의 재료 또는 소스에도 많이 쓰인다.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의 대표적 와인인 세리와인(sherry wine)은 스페인의 헤레즈 지방에서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10도 전후인 화이트와인에 증류하여 얻은 브랜드를 첨가해서 알코올도수를 18∼20도 정도로 높여 산소와 접촉하도록 한 후 오크통에 보관하여 특별한 향과 맛과 빛깔이 나게 만든 알코올 강화와인이다. 생산지역은 스페인의 남쪽 안달루시아(Andalucia) 지방에 위치한 헤레스 델 라 프론데라에서 주로 생산하며 포도품종은 팔로미노(Palomino)를 사용하여 만들며 통 속 저장은 와인 통에 '크리아데라'라고 하는 저장실에 3층으로 쌓아 놓고 매년 가장 아래층에 있는 통에서 4분의 1 정도의 와인을 병에 채워 넣는 방법으로 숙성시키며 모자라는 양만큼의 와인은 2층의 통에서 채우고, 2층에 생기는 빈 공간은 또 3층의 통에서 내려오는 와인으로 보충함으로써 언제나 좋은 맛을 지니게 하는 솔레라(Solera)라고 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세리와인은 초코렛 쿠키, 피너트 버터 쿠키 등 단맛이 진한 디저트에 적당하며 입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종류로 육류, 해산물, 야채, 치즈 등 각종 재료를 산뜻하고 간단하게 요리하여 자그마한 접시에 담겨 나오는 소량의 스페인 요리인 타파스(tapas)와 잘 어울린다.

 한국의 축구유망주인 손홍민 선수가 뛰고 있는 독일의 아이스와인은 어떤 방법으로 생산하고 있을까? 아이스(Ice)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냉동추출(Cryoextraction)이라는 기술인데, 포도들이 얼 때까지 기다렸다가 늦게 수확하여 생산되는 와인들이다. 결국 겨울에 포도가 얼은 포도밭에서 수확한 뒤 얼어 있는 상태로 압착, 발효시킨 것이다. 추운 겨울에 거센 눈바람을 맞으며, 포도나무에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수분은 줄어들고, 당분과 산이 농축된 농도로 만들어지는 만큼 색깔, 향과 맛이 별미이며 수확된 포도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압축되어 얼음에서 나오는 수분은 추출하여 버리고 그 후 나온 당도가 높은 포도즙은 여러 달 동안 천천히 발효시키면 달콤한 아이스와인으로 탄생하게 된다. 보통 잔류 당도(residual sugar)는 180g/L을 초과하며, 당도가 높은 경우에는 300g/L 넘는 것들도 찾아볼 수 있다. 1800년대 중반부터 포도원에서 아이스와인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됐으며 아이스 와인의 주 생산지중 하나인 독일의 라인 계곡에 가보면 겨울철에 주렁주렁 열린 포도송이가 하얀 눈과 함께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국에 비해 기후가 한랭하고 음습하여 포도의 질이 별로 좋지 않았던 독일에서 오늘날 세계의 고급 와인 대열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라인 가우지역과 모젤 자르 지역의 특수 와인을 생산해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기후적 특성을 잘 활용하여 늦게 수확한 포도로 달콤하고 감미로운 와인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스와인은 다른 스위트 와인들처럼 말린 살구나 말린 무화과와 말린 과일 풍미가 강하며, 진하진 않지만 캐러멜 향에 커피 향이 느껴지기도 하며 단맛이 강하지만 신맛이 밸런스를 잘 맞춰 주어 좋은 피니시(Finish)를 보여준다. 아이스와인과의 궁합은 해산물 뿐 만 아니라 미약한 불에서 끓인 배와 오렌지, 사과, 무화과 등으로 만든 푸딩, 달콤한 초콜릿으로 만든 디저트는 아이스 와인과 좋은 궁합(marriage)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AS모나코의 박주영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프랑스의 스위트 와인은 귀부와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귀부(貴腐)와인(Fungi-infected wine)은 포도송이에 '보트리티스 시네리아(Botrytis Cinerea)'란 곰팡이가 감염되어 귀하게 썩은 포도로 만든 술이다. 포도나무의 포도송이에 침입한 곰팡이로 인해 수분이 감소하여 포도가 쭈글쭈글해져 포도송이 속에 천연 당분과 특유의 박테리아 향이 남아 달고 벌꿀과 같은 향을 지닌 와인으로 숙성된다. 세미용, 리슬링 포도품종으로 만들며 헝가리의 토카이, 프랑스의 소테른 지방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 이와 같이 건포도처럼 쭈글쭈글하게 되는 현상을 프랑스어로는 뿌리튀르 노블(Pourriture noble), 영어로는 노블 롯(Noble not), 일본에서 귀부(貴腐)라 불렀다. 그래서 ‘귀부 병’이라 부른다. 그 내용을 잘 모르면, 귀부란 말 자체가 영어가 아닐까 하며 혼동할 수도 있는데 귀부라는 말을 풀이하면, ‘귀하게 썩었다’는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곰팡이가 포도에 침입하여 만들어진 스위트와인이므로 곰팡이와인(Fungi-infected wine)으로 부르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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