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청의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헛발질
동작구청의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헛발질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10.10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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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지난 9월 23~24일 이틀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제6회 도심속 바다축제가 2년 만에 열렸다. 매년 흥행을 거듭하던 행사가 지난해는 열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에서 구시장에 남은 소매상인들과 시장을 관리 운영하는 법인인 (주)수협노량진수산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2년 전에 구시장 상인들이 시장 관리주체인 법인의 행사 진행에 찬물을 끼얹은 이유는 자신들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서이다. 그들의 요구사항은 구시장을 리모델링해달라는 것이다.

전통시장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얼마나 허황된 말인지는 삼척동자도 금세 알게 된다. 바로 그 주장이 나온 시점 때문이다. 저들이 노량진수산시장을 지키겠다고 이전에 반대하며 세력을 규합하고 불법을 동원하기 시작한 것은 현대화된 신시장이 완공되고 난 뒤였다.

신시장을 짓기 위해 여러 차례 상인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설계도까지 확인하고 구시장 바로 옆 부지에 신시장이 지어지는 것을 보고도 구시장을 지키야 한다는 주장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신시장 완공 후 판매자리가 좁다는 이유를 들며 이전을 거부했다. 그리고 다 지은 신시장을 다시 지어달라고 요구하다 ‘전통시장 사수’라는 구호를 내걸고 선량한 시민들을 현혹하기 시작했다.

수협중앙회와 ㈜수협노량진수산이 그들에게 신시장으로 옮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법인 직원들이 구시장대책위원회 간부가 휘두른 칼에 찔려 중상을 입기도 했다. 그런 끔찍한 사고 뒤에도 구시장 상인들은 시위와 반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들이 점거하고 있는 구시장 부지, 사용하고 있는 상수도와 전기 모두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무단사용하고 있다. 보다 못한 법인이 진행한 명도소송에서도 그들은 패소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서울 동작구청(구청장 이창우) 측이 축제를 같이 치르자고 법인을 직접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구시장 상인들을 파트너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고. 사실 지난 5회 축제 때 구시장 상인들의 소요로 행사 진행에 차질이 있었다. 바로 이 때문에 지난해는 법인 측이 행사를 추진하지 않았던 것. 그런데 동작구청이 축제를 공동주최하자고 제안해 왔고 더불어 구시장 상인을 참여시킬 것을 요구했다는 것. 동작구청의 요구는 구시장 상인들의 범법행위를 용인하라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노량진수산시장 법인 측은 축제의 역사는 이어가되 신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범법을 일삼고 있는 구시장 상인의 참여를 제한할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동작구청 측이 공동주최를 희망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도심속 바다축제는 노량진수산시장 법인이 줄곧 주관해왔다. 이 축제는 해마다 해양수산부 차관, 서울시장, 국회의원 등 귀빈들이 찾는 큰 행사였다. 그런데 올해는 동작구청이 주최를 희망하며 중앙정부 행사에서 기초자치단체 행사로 격하됐다는 평이다.

올해 행사 개막식에는 해수부에서 차관 대신 수산정책실장이 참석했고, 서울시장은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노량진수산시장의 개설자이기에 노량진수산시장 법인과 함께 행사를 치를 명분이라도 있다지만 동작구청은 그렇지가 않다. 오로지 구시장 철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시장 준공검사를 동작구청이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 법인을 위협할 무기가 됐다는 것이다.

올해 도심속 바다축제는 구시장, 신시장 등 2개의 노량진수산시장으로 나눠져 치러지는 바람에 시민들도 분산됐다. 대(對) 시민 홍보는 물론 언론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축제 때 취재인원으로 가득했던 행사장과 비교됐다. 진행도 어설펐다. 동작구청 관계자가 개막식을 취재하던 기자를 다짜고짜 무대에서 밀어내는가 하면 스태프 유니폼을 입은 (주)수협노량진수산 직원의 촬영도 방해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해 비난을 샀다.

동작구청은 흥행이 보장된 축제를 자신들의 과업으로 만들겠다는 야욕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동작구청은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헛발질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이 축제에서 빠지는 게 구민과 시민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청은 노량진수산시장 도심속 바다축제를 주최하겠다는 야욕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도심속 바다축제 개막행사(왼쪽에서 다섯번 째가 동작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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