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의 해양강국을 바라보며
세계 3위의 해양강국을 바라보며
  • 오거돈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 승인 2011.01.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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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우리나라 외항해운선사는 12개사에 보유선박 10만톤에 불과했다. 반세기가 지난 오늘 해운선사는 181개사에 보유선박은 4,500만톤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세계 5위로 증가하였다.

이렇게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국내외적인 원인들이 있었다. 우선 최근 몇 년 사이에 제주 선박등록 특구제도, 선박투자회사 제도, 선박 톤세제도, 국가필수선대제도 등 해운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도입됐다. 이와 동시에 중국의 올림픽 특수 등의 효과에 따라 해상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해운산업의 규모가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할 것이다. 즉, 해운입국을 향한 정부의 정책의지와 해운인들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해운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업과 함께 5대 산업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운업은 반도국가인 우리나라의 수출입 화물의 99.7%를 수송하는 우리의 삶과 밀접한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물의 수출입과 운송이 국민들의 시야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탓에 국민들은 해운업의 중요성이나 기여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해운은 국가 경제의 생명선이다. 또한 무역 의존도가 70%가 넘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해운이 없이는 지탱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점점 확산되고 있어 다행이다.

외항해운기업 단체인 한국선주협회는 지난 6월 18일 창립 50주년 행사를 가진 자리에서 ‘한국해운 비전 2020’을 선포하면서 오는 2020년 보유 선박 1억톤, 해운수입 100조원 달성을 통해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선박보유량 면에서 중국과 독일을 제치고, 일본과 그리스에 이어 3위로 도약하자는 얘기이다.

최근 우리나라 선박보유량이 약 4,500만톤, 해운수입이 약 47조원 규모이었으니, 2020년에는 그 두 배를 달성하자는 야심찬 목표이다. 해양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웅대하고, 가슴 설레는 비전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선박금융시스템 구축 등 해운경영 환경개선과 선박관리업, 해운중개업, 보험업, 조선기자재, 선박수리업 등 해운관련 부대산업 및 연관산업의 동반성장 전략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더욱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될 부분은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양성과 공급 방안이 될 것이다.

2020년이면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어떠한 방법으로 2배로 외형이 커지는 해운산업계에 필요한 해상 및 육상 인력을 양성 공급할 수 있을 것인가. 해양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인 한국해양대학교 총장으로서 심각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현실만 놓고 보더라도 향후 10년 사이에 외형이 2배로 커질 가능성이 높은데, 전 세계적인 해운산업의 전망 역시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다른 나라의 해운산업 규모는 커지지 않고 우리나라의 산업 규모만 커진다면 외국의 남는 인력을 데려다 쓰면 될 일이다. 하지만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개발과 성장, 그동안 잠잠하던 인구대국 인도의 경제개발 등에 따라 전 세계의 물동량 역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해운산업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돼 인력 부족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운산업 및 부대산업계와 연관산업계에 필요한 인력에 대한 현재의 주소와, 2020년에 필요한 인력 수요의 예측 및 그에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이다.

그동안 국가가, 또는 개발도상 국가들이 그들의 필요에 따라 양성해 놓은 인력을 데려다 쓰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우리 산업계에 필요한 인력의 일부는 스스로 양성하여 공급한다는 능동적인 생각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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