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단결을 촉구함
대동단결을 촉구함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08.10.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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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나라에 대한 역사적 평가

지난 1월초 21세기 경영인클럽의 신년교례회가 열렸다. 월례(月例) 조찬 모임을 겸한 이번 모임에는 이수성전국무총리가 참석하여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적 현실, 사회적 갈등을 주제로 역사적 혜안(慧眼)과 철학적 식견을 곁들여 매우 유익한 강론을 해 주었다.

로마시대의 문호 「리비우스」는 로마는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세계국가의 야망에 젖어 있던 초강대국 로마를 향해 그는 선지자(先知者)의 예언처럼 로마의 멸망을 점친 것이다. 로마가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모든 국민들이 정치인을 경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정치판이 힘만 앞세운 무뢰한들처럼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음을 개탄한다. 영호남 분리, 동서 분리, 그것도 모자라 계층간 갈등까지 부추겨 정권창출의 도구로 삼고있는 현 여·야 정치세력들의 행태를 준엄하게 비판한다.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나 국민화합을 이루지 못하면 국가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근대역사학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랑케」는 훌륭한 나라의 기준을 이렇게 구분하고 있다. 훌륭한 나라란 국토의 크기와 경제력의 크기, 그리고 군사력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 기준은 국민이 지니고 있는 도덕적, 문화적 수준에 달려 있다고 했다. ‘말로써 말 많은’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새겨 듣고 실천해야 할 교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시대는 다음에 오는 시대의 단순한 준비나 전(前)단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시대는 저마다 절대자(神)앞에 선다’는 「랑케」의 말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인 것 같다.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끊임없이 굴러가지만 그 시대마다 독자적 가치와 평가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는 역사의 계승자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역사의 창조자로서 절대자(그것이 신이든 국민이든 간에)에 의해 준엄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신뢰 회복이 절실한 과제

지난 1월25일 수협중앙회 제22대 회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박종식전회장의 사임으로 이루어진 이번 선거에서 진해시수협 조합장을 다섯 번이나 역임했던 이종구조합장이 당선되었다. 어촌에서 태어나 어업인들과 더불어 한 평생을 살아오면서 오로지 협동조합운동의 정착과 어촌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 수협중앙회장으로 선출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나라의 식량산업은 세계화,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존립과 회생을 위한 처절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외생(外生 )변수가 많은 바다를 기반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 어업인과 수산업의 경우는 정치적 배려와 강력한 재정지원이 없이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업인과 어촌사회의 피폐한 생활은 결국 수산업협동조합의 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고, 공적자금의 투입은 수협의 정체성마저 허물어버림으로써 우리나라 수산업의 근본좌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변혁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 실로 심각한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이다.

이종구회장은 수협의 정체성회복을 제1의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변화와 개혁, 조합장의 위상을 높이는 제도개혁, 회원조합 중심의 경쟁력 강화를 중앙회 운영의 기본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신임회장의 포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숙제가 회장 한 사람의 결의와 노력만으로 해결될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중앙회와 일선조합은 물론, 우리나라 수산계의 모든 관계자들이 대동단결(大同團結)하여 그동안 누적되어 왔던 현안문제의 해결에 발벗고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 어업인들과 어촌사회는 파산과 가난의 굴레에서 결코 벗어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작든 크든 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이 회장을 비롯한 전체 수협인들은 다가올 시대를 준비하거나 다음 시대를 위한 전(前)단계에 머물러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바로 지금 이 시점에서 수협과 수산업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가치와 미래를 창조해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사명을 짊어지고 있음을 직시해야만 한다.

남의 탓은 안된다. 시간도 우리를 기다려주지않는다. 그리고 모든 수협인들이 한 단계 높은 도덕적, 윤리적 책무를 지녀야함은 당연한 전제(前提)다. 그래야만 수협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생기는 것이고 개혁의 성패도 바로 신뢰의 회복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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