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부경대 총장 “인류공영의 징검다리 역할 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수산대학원 가치는 소중하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 “인류공영의 징검다리 역할 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수산대학원 가치는 소중하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9.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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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산리더 요람’ 세계수산대학원 시범사업 출범…성공 사업 기대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하는 부경대학교 김영섭 총장.

[부산=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부경대학교 세계수산대학원이 9월 1일 개원했다(개원식은 7일 열린다). 세계수산대학원 운영은 FAO 세계수산대학(WFU) 설립을 위한 시범사업의 일환이다. 일각에서는 FAO(유엔식량농업기구)가 WFU 설립에 회의적이며, 시범사업은 ‘NO’를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해수부, 부산시, 부경대는 WFU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시범사업을 직접 챙기고 운영할 부경대 측은 세계수산대학원의 의미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세계수산대학원이 설립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41년 설립된 부산수산대를 모태로 원양어업 개척 등 국내에서 바다를 가장 오랫동안 교육·연구해온 ‘수산 종가(宗家)’ 부경대는 세계수산대학을 통해 전 세계에 선진수산기술을 전수하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나래를 활짝 펴게 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특히 세계수산대학원은 ODA(공적개발원조)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교육사업이라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김영섭 총장은 “이번 시범사업에 입학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지원동기를 ‘모국의 굶주림 해결과 경제성장’으로 꼽았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한다”며 “우리도 외국의 원조로 수산업을 진흥시켰다. 수산업이 당시 전쟁의 폐허로 굶주리던 국민에게 단백질을 공급하고 외화를 벌어들였다. 수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총장은 “어려웠을 때 우리가 세계로부터 받은 은혜를 이제 갚아야한다.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유일하게 변모했다. 교육 원조를 통해 한국형 수산기반 발전모델을 개도국들에 접목시켜 경제발전을 지원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한국 및 부산의 브랜드를 높이는 동시에 한국 젊은이들의 국제기구 진출 확대 등 다양한 효과로 이어지겠지만, 우리가 가진 경쟁력 있는 지식으로 인류공영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수산대학원의 가치는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시범사업 이후 본사업이 시행됐을 때의 미래상은 세계해사대학(WMU)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경대는 세계 해양계의 리더를 양성하고 있는 세계해사대학처럼 부경대 또한 세계수산대학원과 더불어 세계 수산계를 이끄는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이 분야 연구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수산의 메카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김 총장은 “부경대는 오랜 역사 속에 축적해 온 수산과학의 역량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수산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해 세계 수산업의 지속적 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세계수산대학원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세계수산대학원이 차질 없이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계수산대학원 시범사업을 출범시킨 김 총장을 <현대해양>이 만났다.

세계수산대학이 들어설 부경대 대연캠퍼스.

부경대에 세계수산대학원을 개원했는데, 신입생 현황과 세계수산대학원에서 양성하고자 하는 인재상 등 운영계획이 궁금하다.

세계수산대학원은 세계 최초의 수산 분야 국제교육기구이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공적개발원조사업인 세계수산대학원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개발도상국 수산 발전을 이끌어갈 수산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 수산 식량자원을 보전·발전시키는 싱크탱크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본격 개원에 앞서 9월부터 시작된 세계수산대학원의 시범사업 프로그램에는 34개 개발도상국 129명의 학생이 지원해 4.3: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17개국 30명의 학생을 최종 선발했다.

이들은 △양식기술, △수산자원관리, △수산사회과학 등 3개 전공별로 10명씩 나뉘어 18개월간 교육을 거쳐 석사 학위를 받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15명 정원의 비교과과정인 수산지도자 양성과정을 운영한다. 이들은 자국에서 수산지도자로 활동하기 위해 12~18개월간 어업·양식·가공 등 현장 중심의 교육을 받게 된다.

현재 전공교육을 담당할 전문교수로는 양식 부문에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수산양식과 과장, 수산자원 부문에 월드피쉬 자원 담당, 사회과학 부문에 경제협력기구(OECD) 수산위원회 부의장 출신의 석학들로 구성됐다. 3명을 뽑는 교수 채용 공고에 세계에서 10명이 넘는 석학들이 지원해 세계수산대학원에 대한 세계 수산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세계수산대학원 국제교수진. 왼쪽부터 양식학 전공 크리스토퍼 라이언 브라운(전 NOAA 양식과장)·수산자원관리 전공 아미누 라흐만(월드피쉬 자원 담당)·사회과학전공 안랜 달레 마흐덴(전 OECD 수산위원회 부의장) 교수. 세계수산대학원엔 이들 국제교수 외 각 전공별 3명의 한국인 교수가 포진해 있다(총12명).

세계수산대학원은 대한민국에 어떤 의미인가?

이번 시범사업에 입학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지원동기를 ‘모국의 굶주림 해결과 경제성장’으로 꼽았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우리도 외국의 원조로 수산업을 진흥시켰다. 수산업이 당시 전쟁의 폐허로 굶주리던 국민에게 단백질 식량을 제공하고 외화를 벌어들였다. 수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수산업이 국가 발전의 모멘텀이 된 대표적 국가가 대한민국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웠을 때 세계로부터 받은 은혜를 이제 갚아야한다.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유일하게 변모했다. 교육 원조를 통해 한국형 수산기반 발전모델을 개도국들에 접목시켜 경제발전을 지원해야한다. 이런 일이 한국 및 부산의 브랜드를 높이는 동시에 한국 젊은이들의 국제기구 진출 확대 등 다양한 효과로 이어지겠지만, 우리가 가진 경쟁력 있는 지식으로 인류공영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수산대학원의 가치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수산대학원은 부경대와 우리나라에 어떤 가치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나?

세계수산대학원이 설립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1941년 설립된 부산수산대를 모태로 원양어업 개척 등 국내에서 바다를 가장 오랫동안 교육·연구해온 ‘수산 종가(宗家)’ 부경대는 세계수산대학을 통해 전 세계에 선진수산기술을 전수하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나래를 활짝 펴게 됐다.

세계 해양계의 리더를 양성하고 있는 세계해사대학(WMU)처럼 부경대는 세계수산대학원과 더불어 세계 수산계를 이끄는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이 분야 연구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수산의 메카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실제로 UN의 국제해사기구(IMO)가 1983년 스웨덴 말뫼에 설립한 세계해사대학은 전 세계의 해사 분야 공무원과 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해 현재 3,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들이 세계 해양 분야의 리더로 활약 중이다. 임기택 IMO 사무총장도 이 대학 출신이다.

김영섭 총장이 입지선정 현장심사에서 부경대를 소개하고 있다.

시범사업 이후 세계수산대학원의 정식 개교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에 대한 부경대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시범사업의 결과에 따라 오는 2019년 7월 열리는 FAO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세계수산대학원 설립을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부경대는 오랜 역사 속에 축적해 온 수산과학의 역량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수산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해 세계 수산업의 지속적 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세계수산대학원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세계수산대학원이 차질 없이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과 긴밀히 협력하는 것은 물론 FAO 회원국들이 시범사업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수산을 통한 경제개발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인류식량의 보고인 수산자원의 미래를 가꾸어갈 전문인력 양성에 다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을 아우르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제7기 국제수산과학 협동과정 수료식.

 

세계수산대학원이 기존의 국제수산과학협동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은데… 

현재의 국제수산과학협동과정은 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부경대에 위탁해 운영되는 KOICA의 학위과정 ODA 프로그램이다. 현재 우리나라 20개 대학에서 각 분야 별로로 선정돼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부경대는 수산 분야를 맡고 있다.

세계수산대학원은 한국 정부가 과거 많은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은 수원국에서 선진 공여국으로 그 위상이 전환된 후 국제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국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되는 순수 국제기구이다. 일단 설립이 되면 독립된 국제기구로서 운영이 독자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그러니까 세계수산대학원과 국제수산과학협동과정과는 별도로 운영되겠지만 서로 많은 협력을 하게 된다.

 

2014년에 유엔 협력대학으로 승인된 이후 유엔 협력대학으로서 어떤 활동과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 대학에 설립되는 세계수산대학원이 유엔 산하 대학이 되므로 우리 대학은 유엔 총회가 설립한 유엔대학 협력대학으로서의 위상이 아주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둔 유엔대학은 평화·개발·복지 등 인류가 당면한 공통과제를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 대학의 유엔대학 가입은 우리나라가 유엔대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으로 수산기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은 유엔대학이 운영하는 UN-CECAR(University Network for Climate and Ecosystems Change Adaptation Research) 협력대학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UN-CECAR는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한 환경 및 생태계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는 호주 국립대, 일본 도쿄대와 게이오대, 중국 칭화대 등 2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부경대는 21번째 협력대학이며 국내에서는 영남대에 이어 두 번째이다.

지난해 우리 대학에서 유엔대학 연례회의가 열렸는데, 9월부터 시범사업이 가동되는 세계수산대학원에도 유엔대학 협력대학들이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도록 협력해 성공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했다.

특히 유엔대학 협력대학들은 세계수산대학원 개원 후 협력대학 간에 보다 긴밀한 협력을 하게 될 것이다. 세계수산대학원 안에 여러 가지 단기 프로그램들이 생기게 될 텐데 그때에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개도국 수산연수과정.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 대학은 4차 산업에 대비하기 위해 커리큘럼과 대학 교육 방향을 점진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요지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강화이다. 공학을 기본으로 제어시스템과 전기전자, 정보기술(IT) 융합, 바이오신소재 학과 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인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5개의 융합전공도 신설한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과학기술융합전문대학원은 창의와 융합의 롤 모델이 될 것이다.

특히 산학협력 없이는 4차 산업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우리 대학은 스타트업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 남구 용당동의 용당캠퍼스 34만㎡ 전체를 ‘드래곤 밸리’로 조성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캠퍼스 하나를 통째로 기업에 개방하는 전국 유일의 대학이다.

 

캠퍼스를 통째로 기업에 개방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

250개 기업이 입주해 수백 명의 회사원들이 상주하면서 교수들과 핵심기술개발, 마케팅, 금융 등 기업경영에 필요한 컨설팅 등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이곳 공과대학의 학과들을 대연캠퍼스로 완전히 옮기고 기업을 500개 사로 늘이는 등 용당캠퍼스를 산학협력과 창업 혁신캠퍼스로 조성한다.

용당캠퍼스는 창업보육센터의 17년 우수 보육 노하우, 동남권 유일의 신기술창업집적지역 지정, 연구개발특구 지정, 연구마을 선정, 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 선정, 대학산학연연구단지조성사업 선정 등으로 산학협력과 창업을 위한 기반 우수하다.

특히 기업 활동 공간으로서의 대학 캠퍼스는 기업체와 연구자간 밀착형 서비스는 물론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석·박사 과정의 연구원들이 산학협력에 투입되므로 기업들은 양질의 연구 인력을 운용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세계수산대학원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FAO 세계수산대학(WFU)이 차질 없이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면

총장에 재선임 된 지 1년 됐는데 부경대를 어떤 대학으로 발전시킬 계획인가?

대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교육이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제도를 확실히 구축해 졸업생들이 사회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치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과 국제화 역량을 강화해 졸업생이 잘 되는 명문대학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연구 및 산학협력 시스템 강화를 통해 가치 있는 연구와 산학협동으로 거대한 변화에 앞장서는 대학, 캠퍼스 문화 및 복지 인프라를 강화해 보람과 행복의 터전이 되는 대학을 만들겠다.

국민과 기업이 바라는 대학은 바로 미래 사회를 책임질 수 있는 연구개발 수준이 세계적 수준인 대학, 세계적인 명문대와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세계적인 대학이다.

모든 대학이 일등이 될 수 없고, 일등대학이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 위대함을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우리 부경대는 우리가 정말 잘 하는 분야, 미래 100년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하는 위대한 대학으로 성장 발전하는 대학을 지향한다.

위대한 대학이란 우리가 키워낸 인재가, 우리가 밝혀낸 진리가 인류의 공동 발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당당한 대학을 말한다. 우리의 목표는 일등 대학을 넘어 위대한 대학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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