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세계수산대학원 개원… FAO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 시작되다
부산에 세계수산대학원 개원… FAO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 시작되다
  • 박종면·변인수 기자
  • 승인 2017.09.04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수부·부산시·부경대, 국제기구 WFU 유치에 총력…개도국 이끄는 ODA사업 일환
▲ 부경대에 설립될 세계수산대학(WFU) 조감도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변인수 기자] 부경대 세계수산대학원 개원식이 이달 7일 열린다. 

세계수산대학원 운영은 FAO 세계수산대학(WFU) 설립을 위한 시범사업의 일환이다. 일각에서는 FAO(유엔식량농업기구)가 WFU 설립에 회의적이며, 시범사업은 ‘NO’를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해수부, 부산시, 부경대는 WFU 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 

WFU는 왜 필요하며, 이를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인지 시범사업에 거는 기대와 우려에 대해 들여다봤다.

 

세계수산대학원 이달부터 개원, 18개월간 시범사업 돌입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WFU)의 시범사업인 세계수산대학원이 이달 1일 개원, 18개월간의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공식 개원식은 이달 7일 부경대학교 동원장보고관에서 열린다.

세계수산대학원 측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학생 및 교수 모집을 위한 모집요강을 마련해 주한대사관 및 FAO 회원국 대표 등에 공모를 추진하고, 5개 대륙 34개 개도국 석사과정 학생 129명의 접수를 받아 심사절차를 거쳐 방글라데시 등 17개 개도국 학생 30명을 최종 선정했다.

학사일정은 향후 2019년 2월까지 3학기 동안 개발도상국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수산분야 석·박사 교육이 진행되며, 양식학부, 수산해양학부(자원관리), 사회과학학부 등 3개 과정이 운영된다.

교수진은 전 세계 전문가 10명의 지원자가 응모, 초빙교수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거친 후 3명의 국제교수(외국인 교수)를 최종 선정했다. 세계수산대학원장은 부경대 수산경영학과 이상고 교수가 맡았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답게 학비는 무료이며, 학생들은 무료 숙식과 함께 매달 550달러의 생활지원금을 받는다. 학위과정은 오는 2018년 9월 중순 학위 취득 자격시험을 치르고 12월 중순 학위 논문을 발표한 후 2019년 2월 졸업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FAO 세계수산대학의 국내 설립 및 운영을 위해 해양수산부는 유치활동을 총괄하고, 부산시는 대학 신축비와 운영비를 지원, 부경대학교는 대학 신축 전 시범사업 임시교사(동원장보고관)와 세계수산대학 설립 시 신축 부지를 제공키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5대 5로 운영비를 분담하고 부경대가 운영을 맡는 형식이다.

 

‘NO’를 위한 시범사업?

FAO 세계수산대학은 2019년 7월 FAO 회원국 총회의 승인을 거쳐 2020년 정식으로 개교가 결정된다. FAO 세계수산대학은 대학형태이지만 지위는 국제기구이고, 우리나라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해양수산부, 부산시, 부경대는 WFU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FAO가 세계수산대학 설립에 회의적이라 본사업을 하지 않으려는 명분용 시범사업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현대해양>과의 통화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FAO 세계수산대학의 우리나라 유치 결정은 190여개의 회원국이 결정하는 사항”이라며, “시범사업 추진 결과 세계수산대학 설립이 타당한 사업임을 보여줘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회원국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 WFU 시범사업인 세계수산대학원이 운영되는 부경대학교 '동원장보고관' ⓒ박종면

국내 유치하는 첫 국제기구 되나

세계수산대학은 우리나라에서 설립을 제안한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의 일환이다. 한국은 ODA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변모한 유일한 국가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의 시각으로 보면 된다. 1960년대에 FAO가 우리나라에 어업기술훈련원을 설립해 우리나라 수산업을 육성했고, 우리 경제는 원양어업을 근간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반세기전 수혜국이던 우리나라가 수혜를 주는 공여국입장으로 개도국을 선도하게 된 것은 유래 없는 일이다.

지난 2012년 부산시는 부산발전연구원을 통해 세계수산대학 설립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해 1월 해양수산부에 세계수산대학 국내 유치를 제안했고, 2013년 6월 해양수산부는 FAO에 세계수산대학 설립 콘셉트노트를 제출하고 2014년 FAO와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를 한 뒤 2015년 상호간 설립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기에 이른다. 이에 지난해 지자체를 대상으로한 세계수산대학 유치 공개모집에서 부산시가 최적의 후보지로 선정됐다.

 

Why Korea?

세계수산대학원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FAO 세계수산대학이 유치되면 부산은 물론, 부경대의 국제적인 위상과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경대는 1941년 설립된 부산수산대를 모태로 창립, 국내에서 바다를 가장 오랫동안 교육 연구해온 대학으로 세계수산대학을 통해 전 세계에 선진수산기술을 전수하는 등 국제적인 모습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세계수산대학 유치에 따른 파급 및 낙수효과는 △지역 및 국가 브랜드 창출 △지역민을 비롯한 국민의 글로벌 마인드 함양 △해양·수산업 및 관련 산업의시너지 효과 증대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인구유입 효과 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FAO 세계수산대학의 유치는 사실상의 국제기구를 유치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국제기구는 국가적 상징및 국제적 영향력의 수단으로서 유엔 등 국제기구의 소재는 그 자체가 국력의 상징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국가 및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제고시킨다.

아울러 매년 수산분야 석·박사 100명을 배출함으로써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수산 리더국가로의 도약은 물론 어업협상, 쿼터확보, 국제협력 등에 있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81년 설립된 IMO세계해사대학의 경우 그동안 170여 개국 3,000여 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들은 현재 세계 각국의 해운분야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FAO 회원국들의 관심은 왜 (하필) 한국이냐는 것이다. 노르웨이, 미국, 일본 같은 수산선진국이 아닌, 심지어 IUU 예비국가로 지정됐던 한국이 세계수산대학을 유치하려 하는지 의아해 한다. 한국은 여기에 대한 답을 시범사업 기간 동안 충분히 내놓아야 한다.

▲ 부산에 위치한 해양수산 관련기관, 단체들이 FAO 세계수산대학 설립과 운영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FAO 세계수산대학 설립·운영을 위한 협약식’.

부산시가 제안했는데 후보지 공모

세계수산대학원이 시범사업 단계에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부산시가 사업을 제안했기 때문에 당연히 부산이 유치 후보지로 낙점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돌연 해수부에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후보지를 공개모집했다. 이에 부산, 제주, 충남의 3파전으로 압축됐고, 프레

젠테이션과 현장심사까지 거쳐 부산시가 최종 유치 후보지로 선정됐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유치의사를 밝혔던 제주도와 충청남도가 선정 평가에 문제를 제기하며 들러리를 선 결과가 됐다고 반발하면서 후유증을 남겼다.

세계수산대학은 UN 산하 네 번째 대학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계는 있다. 현재는 본사업에 앞선 시범사업이라는 것, 본 사업으로 바로 이어질지 확신하지 못하는 불투명성 등이 그것이다. 특히 시범사업으로 이뤄지는 세계수산대학원은 부경대 대학원으로 출발하기에 부경대 내부규정, 학칙에 따라야 하며 교육부 소관이 된다.

세계수산대학 설립은 FAO 헌장 5조에 따르거나 정부 간 협의에 따라 혹은 국제기구 위탁사업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알제리를 비롯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등 70여 개국가는 우리나라의 세계수산대학 설립에 호의적인 반면, 중국, 일본 등 주변국가는 드러내놓고 반대는 하지 않지만 경계하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주변국가를 어떻게 우호적으로 끌어안을 것인지도 시범사업 중 과제이다.

 

개원식에 국제인사 대거 참석

세계수산대학원의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를 측정할 수 있는 가까운 바로미터는 이달 7일 열리는 개원식에 어떤 인사가 참석하는지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해외출장 중인 김영춘 해수부 장관 대리로 강준석 차관이, 지자체 대표로 서병수 부산시장이, 학교 대표로 김영섭 부경대 총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국제기구 대표로 FAO G77 의장(엘리안 아브라함)이 참석해 기념사를 할 계획이다. 그리고 유네스코 IOC 사무총장과 WMU 총장은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보내올 예정이다.

반가운 얼굴도 보인다. 임기택 IMO 사무총장이 행사 참석을 위해 런던에서 귀국한다. ICCAT 사무국장, CCAMLR 사무국장, NPFC 사무국장, NPAFC 부사무국장, FAO 수산양식부 부국장 등도 참석한다는 전갈이다.

이중 앤드류 라이트 CCAMLR 사무국장은 특별발표를, FAO 컨설턴트이자 노르웨이 대학 교수인 비욘달 박사는 경과보고를 맡을 계획이다.

FAO 회원국 대표로 FCWC 의장, 나미비아 해양자원수산부 차관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고 한다. 주한공관에서는 시에라리온·피지·쿠웨이트·케냐 대사 등이 참석하며, 주부산러시아총영사관 총영사, 주부산일본총영사관 영사, 스페인 라스팔마스 시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