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게가 지닌 매력만으로도 세계인 마음 사로잡기에 충분”
“홍게가 지닌 매력만으로도 세계인 마음 사로잡기에 충분”
  • 안현선 기자
  • 승인 2010.11.18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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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앤피플> (주)우리수산

식품 제조의 ‘기본’ 지켜 신뢰를 쌓는 것이 키포인트

우리나라 연안지방에서 가장 많이 어획되는 게는 붉은대게, 일명 홍게다.

수심 800~2,000m의 깊은 해저 계곡에서 서식하는 홍게는 동해안에서 생산되는 주요 어종 중 하나로 영동지방 수산물 수출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효자품목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1983년 최초로 홍게살 가공업이 시작됐는데, (주)우리수산 김용진 대표의 역사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가공업이 시작된 첫 해부터 홍게살 가공업체에 근무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한 김 대표는 1994년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에 홍게살 전문 가공공장 (주)우리수산을 건립하기에 이르렀고, 현재까지 업계의 선두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홍게에 대한 열정으로 함께한 긴 세월의 흐름만큼이나 어느덧 ‘홍게 박사’가 되어버린 김 대표를 만나 (주)우리수산의 미래 목표와 기업가의 윤리적 가치에 대해 들어본다.

정직하게 만들어 정당한 가격에 판매

총 8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주)우리수산은 겉으로만 보면 소규모의 홍게살 가공업체에 불과하다. 그러나 홍게살 가공업체로는 최초로 해썹(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시스템 인증을 획득, 엄격한 위생관리수준을 인정받은 업체다.

김 대표는 “현재 (주)우리수산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전량이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2007년 15억원을 투자해 해썹 공장을 준공한 이후 일본 측의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일본의 수입 회사가 (주)우리수산에 지분투자를 하고 공동 아이템 개발에 나서는 등 지금까지 두터운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일본과 같이 식품에 대한 까다로운 규정을 가진 나라에서 이 같은 관계를 맺고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단지 해썹 공장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껏 변함없는 고품질의 제품을 계속 공급해왔기 때문인데 이는 김 대표만의 확고한 기업 운영 철학이 있기에 가능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먹는 식품에 장난치는 사람입니다.” 인터뷰 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던 김 대표가 다소 높아진 억양으로 단호히 말했다.

고품질 소량생산이라는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는 김 대표는 “식품이 대량생산되면 품질저하, 위생저하의 문제점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타 업체보다 제품의 가격이 비싸더라도 정직하게 만들어 정당한 가격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는 (주)우리수산의 제품을 접할 수 없다. 국내 오퍼(offer)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지만 김 대표가 제시한 가격과 그들이 제시한 가격의 차가 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제품을 싸게 판매하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손해 보지 않고 조금이나마 이문을 남기기 위해 소비자를 속일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시장에 대한 욕심은 많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국내에서 판매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전한다.

환율변동에 대비 신제품개발에 박차

그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고비를 지나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첫 번째로 환율변동을 꼽았다.

“환율에 따라 울고 웃는다”는 김 대표는 현재 정부의 개입으로 13.5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환율이 12원대로 떨어지면 전국의 홍게살 수출업체는 줄도산의 위기에 처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김 대표는 환율이 9원까지 떨어질 때를 대비해 안정적인 사업을 꾀하기 시작, 게살을 퓨전식품으로 활용하는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그는 내년 2011년도 사업계획으로 획기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생선을 특수공법으로 가공해 진공팩에 넣어 판매하면 가정에서는 그 제품을 불에 굽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넣어 데우기만 해도 불에 구운 것과 같은 똑같은 맛이 나는 제품”이라면서 “생선뿐 아니라 육류, 채소에도 적용될 수 있어 가정에서는 냄새나 연기 등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다양해 국내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직원의 성공은 곧 나의 성공이다

“월급 적게 주고 복지를 엉터리로 해주면서 그 사람의 능력을 빼려고 하면 빠집니까? 안 빠집니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은 전혀 아까운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성공했다는 생각을 스스로 가진다면 그것은 제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죠.”

(주)우리수산에서는 1년에 약 800만원 가량을 직원 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 일본 현지 교육과 더불어 일본어 학원비를 지원해주고, 컴퓨터 교육을 시키는 등의 지원으로 직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심혈을 쏟고 있는 것. 남자, 여자라는 성별과 학력을 떠나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만 한다면 회사 내에서 얼마든지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김 대표는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일으켜라”하는 것이 자신의 주장이라고 한다.

2015년을 목표로 ‘세계 최고의 홍게 공장’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는 “우리는 ‘하겠다’하는 열정이 있기 때문에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전하는 그는 말에서 힘찬 결의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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