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유통혁신을 이끌어온 영원한 『수협맨』
수산물 유통혁신을 이끌어온 영원한 『수협맨』
  • 현대해양
  • 승인 2008.12.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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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 경제대표이사

 

 

 위기를  맞은  수협중앙회의  구원투수 김홍철 대표이사

수협중앙회 직원 출신으로 출발하여 수협 경제사업 최고 수장 자리에 오른 최초의 수협맨 - 김홍철 경제대표이사.

 지난 80년 수협에 들어온 이후 전남 도지회, 서울 가락동 지점장, 무역사업단장, 유통기획부장, 경제기획부장과 경제사업 상임이사를 거쳐 경제사업 부문 대표이사 자리에 까지 오른 그를 사람들은 ‘정통 수협맨’이라 부른다.

 꽉 짜인 일정에 쫓겨 겨우 짬을 내 기자와 만난 김홍철 대표이사의 모습에 피곤함 보다는 오히려 활력이 넘친다. 임단협과의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지칠만도 하건만 수협의 비전과 경제사업의 발전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거침없는 의욕과  열정을 내보인다.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서 당당히 수협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 대표는 위기에 처한 수협을 살리겠다는 의욕과 결의에 차 있었다.

 무한경쟁시대 - 수협의 생존전략은 경쟁력 강화 뿐

 서울 신천동 소재 수협중앙회 집무실에서 김홍철 대표이사를 만났다.
 운동으로 다져진 체격과 강한 인상으로 자칫 엄격하고 무서운 교장선생님 같기도 하다. 하지만 김 대표 특유의 부드러운 웃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마저 사라지게 한다.

 새해 많은 포부와 기대들로 가득차도 부족할 지경이지만 박종식 회장의 유고(有故)로 김 대표의 마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은 것 같다. 지난 12월 28일 수협중앙회 박 회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그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2007년에는 저는 물론이고 임직원 모두가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습니다. 경제사업 재도약의 발판이 될 인천 가공물류센터 건립,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등 유통인프라 혁신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므로 수협 전체의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입니다. 이 같은 많은 변화 앞에서 그 어느 해보다도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더욱 힘을 내주는 믿음직한 경제사업 임직원들과 함께 언제나 높은 희망과 포부를 갖고 사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정해년 새해에는 어업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누리고, 소비자가 더 큰 만족을 얻도록 하여 모두에게 사랑받는 경제사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늘 한 결 같이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해준 경제사업 임직원들이 있어 지난 한해에도 경제 사업은 흑자경영을 시현할 수 있었다”는 김 대표는 휴일 구분도 없이 땀 흘려준 현장 직원들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지만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심정으로 직원들의 분발을 당부해야만 하는 새해 아침이 아쉽게 느껴진다며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 2000년 수협은 1조1,580억 원이라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수혈 받았다. 이로 인해 역사상 처음으로 독립사업부제 시행을 이행해야 했다. 이후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조직 안팎으로 수협 정체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업부서간 방화벽 설치로 타 사업부문간 원활한 지원이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많지만 한걸음 물러나 생각해 보면 독립사업부제는 조직의 위기를 잉태한 원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방안이기 때문에 이후 수협의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한다. 이는 사업영역 간에 전문성이 강화되고 경영 실적과 그 성과와 책임을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과거와는 달리 수협은 정부의 정책적인 보호 하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시절이 지나고 다른 일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무한 경쟁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그는 “타 유수의 대기업들처럼 수협의 사업 영역이 확대될수록 조직의 세분화는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인 만큼 조직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문제가 됐고, 조직의 성장을 통해 조합원들의 더 큰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야한다”며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조심스레 전망한다. 

유통 혁신으로 수협중앙회의 위상을 재정립 한다

 “경제사업은 치열한 경쟁 시장 속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에 대한 경험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한 김 대표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정교한 마케팅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경제사업부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조직의 하드웨어를 구축하는데 노력해 왔다. 마케팅실을 신설하고 단체급식사업단, 가맹사업단 등으로 기존 사업부서를 세분화하여 경제사업 내부에서도 전문성을 강화한 경영시스템을 도입 하는데 주력해 온 것이다.

 “이제 조직의 틀이 어느 정도 잡힌 만큼 사업별 전략과제를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는 그는 “각 사업별로 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업무 분야를 통합하는 작업도 병행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예가 지금 검토 중인 수매통합 방안이다. 각 사업부서별로 분산된 수매기능을 단일화해 경제사업 전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매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날이 갈수록 신선하고 편리한 수산물을 구입하고자 한다. 따라서 수협은 수산물 소비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더 큰 이익을 부여할 수 있는 유통혁신을 추진해 왔다. 또한 노량진현대화사업과 인천에 건립을 추진 중인 가공물류센터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기업위주의 유통채널에 대응하고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시장 환경의 변화 속에서 어업인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고 동시에 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프라 혁신이 수협이 추구하는바”라며 “노량진수산시장은 최대소비지인 수도권의 핵심 수산시장의 위상을 십분 활용하면서 첨단 물류유통 인프라를 갖춰 수산물 소비 촉진의 선도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모든 업계에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휘몰아치고 있는 요즘 수협 또한 바다애찬, 별해별미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해 마케팅 전략에 활용해 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김 대표는 “수산물은 자연 상태에서 어획되고, 계절에 따라 맛이 다르며 유통 과정 중 선도 보존 수준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편차가 커 마케팅 전개를 위한 기본 자료를 축적하기도 쉽지 않다”며 수산물유통의 어려움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하지만 “국산수산물 대표 브랜드인 「바다애찬」에 대해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하고 활발한 광고홍보활동을 펼치고 해수부의 수산물브랜드화 사업 지원을 통해 지난해 「바다애찬」에 대한 품질관리기준을 수립하는 등 고객과의 접촉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브랜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변화하는 종(種)만이 살아남는다’

 수산업은 고유가, 자원고갈, 그리고 수입수산물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고유황 경유 공급 가격이 드럼 당 11만 원 선을 넘어서면서 도저히 타산을 맞출 수 없었던 어선들의 조업포기가 속출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유가안정화 및 어업경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되어 지난해 8월 석유수입부과금과 관세율 인하, 유가완충준비금 집행, 정부와 지자체의 유류구입비 일부 지원 확대 등을 요청하는 유가안정화 대책을 해양수산부에 건의 했다.

 또한 수산물 공공비축제와 소득보전직불제 도입, 휴어직불제 도입, 국산 우수 수산물 수요개발 지원, 유류절감시스템 부착 지원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어업경영지원 방안을 함께 건의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수산업에 밀려드는 위기는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가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수협은 정부의 지원을 얻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며 아울러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해 조합원과 어업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어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기여하는 것이 수협의 존재 이유이고 그에 대해 보다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김 대표. 그는 경제사업 재도약의 발판이 될 신규 유통 인프라 구축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사업 실적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조직과 조직원들의 적극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기업과 경영에 있어 ‘변화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다윈의 말만큼 절실한 표현은 없다”는 그는 “생산자와 소비자 양 쪽 모두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수산업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경제사업의 목표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유통혁신에 대한 결의를 다진다.

200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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