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 프런티어 ⑮ 공경석 (주)대일 대표 세계 유일 히트펌프·냉각기 전문…20년 동안 선진국에 역수출
수산 프런티어 ⑮ 공경석 (주)대일 대표 세계 유일 히트펌프·냉각기 전문…20년 동안 선진국에 역수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7.08 1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산신지식인 선정…해수용 제빙기 개발 중
▲ 공경석 (주) 대일 대표. ⓒ박종면

[부산=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선박, 횟집, 양어장, 축양장, 아쿠아리움 등 수산물이 있는 곳에는 대부분 낮은 수온을 유지해주는 냉각기가 필수다. 반대로 높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육상 양식장 등에서는 히트펌트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수산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냉각장치(칠러)와 히트펌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주식회사 대일이다.

(주)대일은 세계 유일의 냉각기·히트펌프 전문 기업이다. (주)대일 공경석 대표는 2012년 38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해 그 해 12월 제49회 무역의 날에 3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공 대표가 냉각기·히트펌프 전문 기업을 지금까지 이끌어 오게 된 것은 횟집에 냉동고를 납품하다가 횟집 사장이 수조 수온이 높아져 물고기들이 폐사해 손실이 크다는 하소연에서부터 시작됐다. 공학도 출신인 그는 이내 뜨거운 여름에도 저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선진국에 냉각기 역수출

그는 일본 냉각기를 분해해 부품 하나하나의 역할과 원리를 알아냈다. 그렇게 힘들게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수 냉각기 초기모델을 만들었다. 1984년 창업한 그는 냉각기 제작 판매에 집중했다. 그러다 냉각기를 개발하던 때와는 반대로 높은 해수온을 유지하는데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산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계기로 냉각기와 히트펌프를 만들기 시작한 그가 지금은 거꾸로 일본,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에 까지 수출하고 있다. 그의 기술로 만든 제품이 세계적이라는 반증인 것이다. 그렇게 그는 주변 수산인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여 수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냉각기와 히트펌프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기 시작한 냉각기와 히트펌프가 100여 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모델을 개발해냈다. 공 대표는 하나의 기술에 만족하지 않고 창업 후 30년 이상 미개척 분야 새로운 기술 개발과 제작에 힘을 쏟은 결과다. 이는 국내특허 40건, 실용신안 5건, 의장등록 5건 등 많은 지적재산권으로부터 비롯됐다. 그가 보유한 세계특허도 5건이나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술 선진국이라 하는 일본에서도 20년 전부터 (주)대일의 제품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주)대일에서 생산하고 있는 다양한 냉각기와 히트펌트. ⓒ박종면

“가장 특화된 전문 업체”

(주)대일은 연간 4만 대의 냉각기와 1,000여 대의 히트펌프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매출은 매년 180~200억 원에 이른다. 이중 냉각기 매출이 110억 원 내외이고 나머지가 히프펌프 매출이다. 수출은 연간 300만 달러에 달한다.

공 대표는 “우리 회사는 국내 해수용 히트펌프 생산업체 6~7곳 중에 가장 특화된 전문 업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른 곳은 담수를 쓰는 목욕탕 등에 적합한 제품 위주로 출시하는 반면 상당한 기술력을 요하는 해수용 히트펌프와 냉각기를 30년 이상 꾸준히 생산하는 곳이 세계적으로도 (주)대일이 유일하다는 것.

전문화된 만큼 소비시장도 좁고 수요 또한 한정돼 있음에도 오로지 한 우물을 파며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주)대일은 매년 매출의 8% 정도를 연구 개발(R&D) 비용으로 쓰고 있다. 이것이 후발기업의 추격을 따돌리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

수산 기자재 생산에 대한 꾸준한 노력과 프런티어 정신을 인정받은 공 대표는 지난 2013년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수산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 (주)대일의 핵심기술의 이중관 열관교환기이다. 공경석 대표가 이중관 열교환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박종면

티타늄, 구리 이용한 열교환기 특허

양식장 등 수산현장에서는 히트펌프 개발로 기름 보일러 등으로 수온을 유지하던 때와 달리 유류비를 80% 이상 줄일 수 있어 획기적인 비용 절감법이 된다고.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존의 히트펌프는 지수식(축제식) 양식장에서는 쓸 수 없고 폐열 교환기에 균열이 생기면 열효율이 떨어져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그는 사람이 일일이 청소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세정장치 개발과 폐열 교환기의 균열을 방지하는 전기분해장치도 함께 고안해냈다. 이런 기술 개발은 에너지 효율을 30% 이상 높였고,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에 인건비까지 대폭 줄여주어 수산현장의 생산비용을 크게 낮춰주고 있다.

(주)대일의 냉각기·히트펌프 기술의 핵심은 티타늄과 구리로 이뤄진 이중관(二重管) 열교환기다. 이는 탱크가 밟고 지나가도 끄떡없다는 티타늄을 동관(銅管) 안에 넣어 이중관을 형성함으로써 열효율성,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인 기술이다. 비싼 티타늄을 재료로 쓰기에 생산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일본이나 미국 수출이 잘 되는 건 이 기술 때문이라는 것. 타사에서는 모방할 수 없다. 이는 (주)대일의 특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사는 동관 혹은 티타늄 단일관으로 열교환기를 만든다고. 이에 대해 공 대표는 “해수는 부식이 심해 일반 소재로는 안 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티타늄과 동을 이용한 이중관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중관(二重管) 개발에 5년 투자

(주)대일이 생산하는 냉각기는 해수용 냉각기, 선박용 히트펌프 냉각기, 관상용 냉각기, 산업용 냉각기 등 다양하다. 또 히트펌프로는 해수열원 히트펌프, 축열탱크 일체형 침지식 히트펌프, 공기열 히트펌프, 티타늄 이중관형 열교환기, 티타늄 폐열교환기 등이 있다.

이런 제품에 공통으로 쓰이는 이중관 열교환기 개발에는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기간이 길었던 만큼 투자비용도 엄청났다. 이 때문에 회사가 도산 위기까지 몰렸었다. 그걸로만 끝났으면 다행이겠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해 회사가 발칵뒤집어진 일도 있다. 냉각기 시공 중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 이 사고로 많은 직원들이 중경상을 입었고 공 대표도 화상을 입어 1년 이상 고생했다. “당시는 금전적인 어려움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시기였다”고 공 대표는 회고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도 공 대표는 쓰러지지 않고 끝내 티타늄과 구리 이중관 열교환기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전까지는 가격이 저렴한 외국의 스파이럴 방식의 이중관 열교환기를 부품에 쓰고 있었다.

 

▲ 냉각기 생산라인. ⓒ박종면

파산 직전에서 초일류 기업으로

스파이럴 방식은 싸고 열효율은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물질이 묻어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관이 흔들려 파열 우려도 있다. 이에 반해 그가 개발한 이중관 열교환기는 티타늄과 동파이프를 특수용접으로 냉매 밀봉해 반영구적일 뿐만 아니라 직관 방식이라 바닷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이물질 등이 부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며 낮은 수온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고정핀에 의해 티타늄관이 고정돼 있어 진동과 파열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주)대일은 얼마 전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또 해양수산 R&D사업(수산물 유통가공 기술 개발사업)을 해양수산부로부터 수주해 ‘해수용 제빙기’ 개발 연구도 함께 하고 있다.

공 대표는 20년 전부터 꾸준히 수출을 해왔지만 더 공격적인 영업으로 유럽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2020년엔 코스닥 상장도 목표다.

공 대표는 “우리 회사를 수산계에 없어서는 안 될 세계 최고의 초일류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 부산시 기장군 정관읍 정관산업단지에 위치한 (주)대일 회사 전경. ⓒ박종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