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회, 귀어 이야기 (27) 남다른 관광사업 박순복 씨
새로운 기회, 귀어 이야기 (27) 남다른 관광사업 박순복 씨
  • 현대해양
  • 승인 2017.07.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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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온전히 정착, 주민들과의 융합과 차별화된 사업전략이 통했다
[현대해양]

   귀어 전 거주지역 :  충남 계룡시
   귀어지 : 충남 태안군 안면읍
   귀어 전 직업 : 군인
   귀여연도 : 2012년
   사업형태 : 어촌관광사업 귀어
   초기자본 : 8,000만원
   연간수익 : 8,000만원 이상
   귀어동기 : 어촌에 대한 동경


군 생활 보다 좋은 바다, 그리고 해루질이 이끈 귀어
▲ 박순복 씨


1996년 해군에 입대한 후 15년 동안 부사관 생활을 했던 박순복씨는 5년만 더 복무하면 군인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더 기다렸다가는 귀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박 씨는 결심을 굳혔다. 식구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군 생활 하면 주거지원, 자녀 대학교육비, 복지자금, 연금 다 나오는데 왜 사서 고생이냐는 입장이었 다. 아내는 어떻게든 20년을 채우자고 했다. 하지만 박씨는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귀어해서 자리 잡고 싶다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군 생활 때부터 바다낚시와 해루질을 좋아했던 박 씨는 주말이면, 또 휴가때면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유독 태안 지역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귀어를 결심하고 전역을 한 후 3년간 태안당암포구에서 알게 된 친구와 낚시터를 함께 운영하기도 했다.

“종종 제가 예전에 TV에 몇 번 나와 귀어생활 하는 걸보고 귀어를 하고 싶다며 무작정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더 라고요. 그때마다 저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좋은 장면만 보고 결정하지 말라고, 직접 와서 체험하며 미래를 그려보 라고 합니다. 현실은 생각과 다르거든요. 귀어를 위해서는 겪을 것도, 배울 것도 많아요. 선박면허도 그래요. 저는 해군 생활을 해서 3박4일 교육만 받아도 면허가 나오 지만 일부러 공부를 해서 직접 소형선박면허를 취득했죠”

귀어 후 박 씨의 아내는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외지에서 무척 외로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사우나를 다니더니 친한 사람들이 생겨 이제는각종 계모임에 참석 하는 등 바쁘게 살고 있다. 아이들 역시 전학을 오며 낯설어 했지만 곧 융화돼 잘 지내고 있단다.

박 씨 역시 ‘청년회’와 ‘선주협회’에 가입하는 등 열심히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했다. 물론 이도 처음 에는 만만치 않았지만 1년여 시간이 흐르면서 박 씨가 적극적으로 나서자 어느새 지역 모임의 일원이 돼 있었다.

“청년회 입회 시에도 반대가 있었지만 회비도 늘고 일손도 늘면 좋지 않느냐며 설득했죠. 그래서 지금은 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사이가 됐습니다” 이제는 서로 배로 빌려줄 만큼 서로를 믿고 유대가 깊어졌다고 한다.

▲ 쭈꾸미 조업에도 나가는 박순복씨. 모터에 시동을 걸고있다.

귀어자금 조건 확실히 알고 준비해야 한다


“귀어자금 신청시 참 힘들었지요. 그 당시 제가 충남 계룡시 주소로 돼 있었는데 그곳이 농어촌 특별지역으로 묶여 있어서 자금신청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직업 군인은 농어촌지역에 대한 귀어자금 지원제한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실무자가 실수를한 것이죠. 솔직히 화가났지만 내 복이 아니다 여기고 잊었습니다. 만약 그 자금을 받았다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참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덕분에 절박해서 그랬는지 더열심히 일했고 성장도 빨랐죠. 절박했던 그 순간에 포기 하지 않았던 겁니다”

박 씨는 이후 ‘수산업경영인 육성자금’을 받았다고 했다. 귀어귀촌지원자금은 일정자격을 갖추고 어촌으로 이주 후 신정할 수 있다. 그러나 ‘어업인후계자자금’은 수산 업에 종사하며 일정 어업경력을 쌓아야만 지원자격이 주어진다. 때문에 외지 사람이 신청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액수는 선정된 해에 1억 원이 한도며, 3년 동안 실적이 좋고 향후 뚜렷한 계획이 있다면 전업자금 명목으로 자금을한 번 더 받을 수 있다. 물론 계획서를 제출해서 타당성을 인정 받아야 한다. 박 씨는 이런 내용들을 앞으로 귀어하는 사람이라면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누군가 잘못 알려줘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바다낚시터와 해루질, 펜션의 훌륭한 조합

“바다낚시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 낚시와는 조금 달라요. 보통 가족 단위로 즐기러 오는 경우가 많죠. 또 물이 빠진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해루질’도 하지요. 주로 밤에 불을 밝혀 불빛을 보고 모여드는 물고기 등을 잡는 전통 어로 방식이에요. 이를 처음 해 본 손님들은 무척 재미있어 합니다”

▲ 박순복씨와 함께 해루질에 나서기 위해 모인 사람들
박 씨는 귀어를 준비하며 낚싯배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가 참 지혜로웠던 것은, 해루질이 라는 스토리를 펜션에 접목시킨 것이다. 안면도에는 펜션, 민박, 모텔만 900개가 넘는다. 차별화가 필요했다. 박씨가 해루질과 펜션, 바다낚시터라는 세 가지 아이템의 조합을 선택한 것은 바로 생존을 위한 차별성 때문이다.

해루질 사업자도 많이 늘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초창기 부터 시작해 많은 단골을 확보한 박 씨는 걱정이 없다. 그렇지만 박 씨는 지금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홍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런 그에게 걱정이 하나 있다면, 해루질의 위험성과 무차별 난립이다. 무턱대고 귀어해서 해루질을 운영하는건 위험하다. 한 해에도 7명씩 해루질 중 사고를 당한다고 한다. 가슴팍까지 물이 차오르는 물속에서는 갯벌 지형을 모르거나 물때를 잘못 알면 위험하다.

귀어 후 2년 동안 배울 것이 많아 잠잘 시간도 부족했다는 박순복 씨. 공부만큼이나 일 욕심도 많은 그는 4~9월 까지는 해루질을, 2월에는 주낙으로 주꾸미 낚시를, 그러 고도 시간이 남을 때면 어업면허가 있어 꽃게잡이에도 나선다고 한다. 특히 여름이면 박 씨가 운영하는 펜션과 바다낚시터, 해루질은 손님예약으로 가득해서 모든 일이 마비될 정도라고 한다.

덕분에 낚시터와 어업, 펜션까지 합한 연간 평균 소득은 8천만 원 이상이다. 물론 유지비 및 생활비를 제외하면 약 2~3,000만 원이다. 만약 군 생활을 계속했다면 더나은 수익이 보장됐겠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사고로 남들보다 앞서나가야 한다

“현재는 바다낚시터가 주업인데 아이들 다 대학 가면좀 더 외진 곳으로 가서 펜션 몇 개 더 지어서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 외에도 구상하는 것들이 몇 가지 더 있지만, 그건 영업상 비밀입니다. 좋은 사업아이템이란 남이 먼저 하기전에 해야 하거든요.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 홍보도 업체 안 쓰고 직접 하는 것입니다. 저는 장비 사서 ‘해루 질’ 하는 모습을 야간에 촬영해 동영상으로 올려요. 그러니 손님들이 그 자료를 보고 우리 낚시터랑 펜션을 찾아 주는 것입니다”

▲ 박순복씨의 성공적인 귀어는 방송에도 여러차례 소개됐다.
박 씨는 TV프로그램에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그 효과가 매우 컸다고 한다.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늘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하기에 그들이 행복해하면 자신도 행복하다는 박 씨. 그의 사업이 탄탄대로를 걷는 이유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사장님, 여기 펜션이랑 바다 낚시터 예약하기 참 힘드네요’라는 소리예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기분은 좋아요. 어떤손님은 저랑 같이 술 마시 다가도 ‘물때’가 좋다는 말을 들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해루질 예약을 하죠.

그럼 또 즐겁고 뿌듯해요. 앞으로도 저는 남들이 시작하지 않은 기획으로 낚시터와 펜션을 운영할 것입니다”

새록새록 샘솟는 아이디어 덕일까, 그의 밝은 표정에는 생생한 기력이 솟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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