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갯벌의 중심에서 미래를 외치다
광활한 갯벌의 중심에서 미래를 외치다
  • 편집부
  • 승인 2010.10.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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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 탐방기

지난 2004년 2월 ‘갯벌연구소’가 출범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갯벌만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유일한 단체라 더욱 주목받고 있는 갯벌연구소는 갯벌 수산생물 서식환경 연구는 물론 생태계 모니터링, 수산자원활용에 관한 연구 등 갯벌에 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갯벌연구소 중심에는 한현섭 소장과 송재희 박사, 박광재 박사, 고병설 박사, 정래홍 박사, 윤상필 박사가 포진해 있다. 갯벌연구소가 설립 될 당시 ‘갯벌 전문가’만을 수소문해 찾아낸 우수 인재들이다.

갯벌 ‘보존’과 ‘복원’에 나선 연구소

국내에는 총 2,498.4km², 약 60만5,000평에 이르는 갯벌이 분포하고 있다. 갯벌은 km²당 연간 약 39억원의 가치를 가지는데, 전체 갯벌을 환산하면 무려 약 10조원에 이른다.

한현섭 소장은 “갯벌은 수산물을 생산하는 천혜의 조건을 가졌다는 것 외에도 육상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육지와 바다 사이의 완충 작용을 해 각종 자연피해를 완화시키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며 갯벌이 무한한 가치를 지녔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갯벌의 가치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20세기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갯벌을 쓸모없는 땅이라 여겨 무분별한 매립과 간척을 자행해 왔다. 그 결과 1987년 3,203km²에 달하던 갯벌 면적이 2010년에는 2,489.4km²로 약 20% 감소했다.

갯벌연구소에서는 현재 갯벌복원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갯벌의 무궁무진한 잠재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생태여행과 에코투어리즘 같은 그린관광산업이 주목 받고,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갯벌을 살리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분위기는 어촌에서도 일고 있다.

고병설 박사의 말에 따르면 “다시 갯벌을 복원해 줄 수 없느냐는 어민들의 요청이 너무 많아 솔직히 놀랄 정도”라면서 “갯벌이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던 예전과는 달리 어민들의 의식자체가 많이 틀려졌다”고 전한다. 이에 연구소가 주체가 되어 갯벌복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갯벌연구소의 활동에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갯벌 생태계를 보존하는 동시에 어민들이 안정된 소득원을 확보하고, 나아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고부가가치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민들을 위한 갯벌 ‘개발’에 나선 연구소

국내 갯벌 어업권은 총 2,251건(2009년 기준)으로 사용되는 면적은 2만5,792ha에 이른다.


갯벌이 많은 어민들에게 젖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갯벌 패류의 경우 갯벌 면적 감소와 기후변화, 밀식 양식으로 인한 갯벌오염 등으로 인해 지난 1990년 12만5,334톤에 달하던 생산량이 2008년에는 4만3,593톤으로 65.2%나 감소했다.

이에 연구소에서는 10대 유망품종(참굴, 해삼, 바지락, 백합, 꼬막, 가무락, 낙지, 함초, 소금, 축제식 양식)을 육성해 갯벌에서 생산되는 패류 품종을 다양화하고 어민의 소득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백합은 ha당 1억원에 달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어 어민들이 선호하는 양식품종 중 하나인데, 송재희 박사가 바로 백합양식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다.

송 박사는 “국내 백합양식의 핵심현안은 양식용 종패의 안정적 대량공급과 초여름부터 가을사이에 발생하는 폐사문제인데, 인공종패 대량생산은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연구소에서 수년의 연구 끝에 최근 대량생산기술을 확립됐다”고 한다. 또한 “폐사문제와 관련한 기술적인 분야는 어느 정도 정립은 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내년부터 전국에 흩어져 있는 백합 서식지에 대한 종합 정보망을 구축해 나가면서 폐사를 줄일 수 있는 양식관리 기술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갯벌연구소에서는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갯벌을 ‘맞춤형 갯벌’로 구획화 하겠다고 한다.

한 소장은 “국내의 모든 갯벌을 구획화해 보전 갯벌과, 관리 갯벌, 생산 갯벌, 체험지역 갯벌 등으로 나눠서 관리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갯벌의 기능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사용목적에 따라 분류해 활용하고 보존해 나간다면 지속적으로 갯벌을 보호, 보존할 수 있음은 물론 효율적 활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갯벌에서 수산물을 얻고, 체험을 즐기는 등의 모든 활동은 ‘갯벌이 깨끗할 때 가능하다’라는 전제가 붙는다. 오염된 갯벌에서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갯벌을 보존하는 것과 개발하는 모든 행위의 주체는 모두 인간이다. ‘갯벌’과 ‘인간’이 어떠한 균형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황금갯벌이 될 수도 있고 죽은 갯벌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면에서 갯벌연구소는 갯벌과 인간이 평형의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할 수 있는 저울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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