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업 발전 위해 고급화·등급화로 부가가치 높여야
김산업 발전 위해 고급화·등급화로 부가가치 높여야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5.0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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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김’ 공용 브랜드 개발, 미개척국 진출 필요
생산량보다 우량종묘 생산에 주력…수출 5억 달러 가능

지난 4월 18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장보고기념관에서 한국김산업연합회 주최로 제6회 ‘김의 날 김산업 발전 세미나’가 열렸다. 김의 날은 김에 오곡밥을 싸먹으며 복을 기원한 정월대보름 ‘김 복쌈’ 전통에 따른 것이지만 올해는 특별히 ‘2017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가 개최됨에 따라 이 행사와 연계해 김산업 발전 세미나를 열게 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박종면

 

[완도=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2017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와 연계한 김산업 발전 세미나가 지난 4월 18일 전남 완도 장보고기념관에서 열렸다.

 

▲ 김덕술 김산업연합회장. ⓒ박종면

김덕술 회장은 인사말에서 “현재 김은 생산에서부터 수출에 이르기까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경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잘 나간다고 항상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해가 되어 김산업에 대한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생산, 건조, 수출이 하나 돼 김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만들어 보자던 초심을 잃지 않아야 된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또 “현재 한국의 김은 세계 경기의 부동과 어려움 속에서도 작년에 3억 5,000만 달러를 수출해 수출 리더로서 농수산 품목 505개 중 1위 상품으로 수출을 주도하고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김산업인들을 격려했다.

 

김 수출 40% ‘급증’

김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바로 주제 발표에 돌입했다. 첫 번째 발표는 옥영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선임연구위원(전 수산업관측센터장)의 ‘김 수출 확대방안과 과제’였다.

옥영수 선임연구위원은 “김산업이 역사가 오래되고 지역이 넓은 만큼 많은 문제들이 있다”며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도 같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옥 위원은 특히 올해 김산업의 괄목상대(刮目相對)한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무서울 정도로 김산업 발전 속도가 증가하고 있다. 금년 생산량은 1억 4,000만, 1억 5,000만 속 정도 생산되지 않을까 한다. 이 정도면 사상최고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도 올해는 4억 5,000만 달러 어쩌면 5억 달러까지도 될지도 모르겠다”고 예측했다. 그는 “중국에서 생산이 부진해서 수출이 아주 잘 되고 있는데 생산과 수출이 동시에 발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종면

 

옥 위원은 생산의 개념에 물김 양식부터 건조까지 포함했다. 그는 “이제는 생산하면 물김 양식, 건조 모두 생산이다. 그 다음에 수출, 이게 (김산업) 두 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에는 양식, 건조, 수출 세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생산, 수출 두 축이 김산업 발전을 가늠할 축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체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옥 위원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김산업 발전을 설명했다. 그는 “1960년대 이후로 김 생산이 늘어나고 있지만 몇 단계가 있다. 61년부터 78년까지 1차 발전기, 79년부터 2003년까지 2차 발전기, 2004년에서 2009년 안정기, 2010년 이후 3차 발전기라고 나름대로 구분했는데 이 단계 단계에는 굉장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생산자들 사이에 마찰도 있었다. 이런 역사 속에서 오늘이 있는 것”이라며 역사의식을 일깨웠다.

이어 그는 “우리 김이 세계 90개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수출을 더 늘여야 된다. 수출을 더 해야 김산업의 양바퀴가 굴러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맛, 품질 가미된 종묘 개발

 

▲ 옥영수 KMI 선임연구위원. ⓒ박종면

옥 위원은 김산업의 당면 과제 첫 번째는 ‘생김 양식’이라고 꼽았다. 그는 “물김 양식, 마른김 건조, 2차 조미가공 및 수출 즉 ‘수직 계열적 분화’의 어느 한 쪽이라도 문제가 되면 안 된다”며 “물김 양식이 잘 못되면 마른김 건조하는 것이 문제되고, 수출도 문제가 된다. 또 마른김 건조하는데서 문제가 생기면 물김 양식을 아무리 잘 해봐야 소용이 없다. 또 그렇게 김을 건조해봐야 수출이 안 되면 문제다. 왜냐하면 내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구조(수직계열)가 특색이자 문제이기 때문에 이 구조적인 문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순조롭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옥 위원은 두 번째 김산업의 당면 과제로 ‘우량종묘 생산 부진’을 지적했다. 그동안 종묘개발 방향이 생산량 증대에 잡혀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생산량도 중요하지만 잘 팔기 위해서는 좋은 김, 맛있는 김, 비싼 김을 만들어야 된다”며 수출도, 내수도 호상균, 녹반병, 붉은 갯병, 황백화 등에 강하고 맛과 품질이 가미된 종묘가 개발돼야 함을 강조했다.

옥 위원은 세 번째 당면과제로 ‘위생문제’를 들었다. 이유는 위생문제 하나로 사람이나 기업이 무너진 예가 굉장히 많다는 것. 그리고 소비자들이 하루아침에 돌아서버리면 회복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물김 양식부터 마른김 건조, 2차 조미가공까지 위생 안전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양적 생산에서 질적 생산으로 증대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옥 위원은 김 수급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네 번째 당면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과거 십년 전만 해도 국내시장이 굉장히 중요했다. 그런데 2015년부터 내수와 수출이 역전됐다”며 “작년에 내수, 수출 격차가 더 커졌고 갈수록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수출이 정체되거나 줄면 수출하는 이들이 당장 어렵겠지만 그 영향은 마른김 건조, 물김 양식하는 이들에게까지 미친다는 것.

그는 김산업의 당면과제 중에서도 특히 네 번째로 언급한 수출과 내수 구조가 변화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강조했다. 옥 위원은 “자국의 소비기반인 내수 없이는 수출이 이뤄지지 않는다. 내수가 튼튼해야 거기서 여러 가지 입맛에 맞는 제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내수를 어떻게 촉진할 것인가 그 다음에 수출을 어떻게 늘릴 것인가 고민해야 된다”고 말했다.

 

ⓒ박종면

‘한국 김’ 브랜드 개발 필요

옥 위원은 수출 확대를 위해 ‘공용 브랜드’를 제안했다. 그는 “국내에 여러 가지 김 브랜드가 있지만 한국 김 공용 브랜드는 없다”며 “해외에 나가면 우리보다 먼저 수출했던 일본 같은 경우에는 어디가도 노리(nori)로 다 통하고 있다. 또 태국이나 동남아에도 수출을 최근에 많이 하고 있는데 태국에서는 자기들 것으로 만들어 수출하기 때문에, 중국 김을 사서 할 수도, 한국 김을 사서 할 수도 있어 동남아 사람들이 먹을 때는 이게 한국 김인지 뭔지 모른다”며 “앞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팔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브랜드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 휴대폰 ‘갤럭시S8’이 100만대 예약판매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의 키위 브랜드 ‘체스프리’, 미국 오렌지 농가의 ‘선키스트’, 국내의 서울 ‘장수막걸리’와 부산 ‘금정막걸리’ 등을 소개했다. 그는 “뉴질랜드의 키위 파는 체스프리, 미국 오렌지 농가의 선키스트 이런 브랜드는 여러 농가 협동농장의 단일 상표로 전 세계에 파는 것이다. 국내에도 서울의 장수막걸리 같은 경우는 50개 양조 회사가 있었는데 합쳐서 단일 브랜드로 만들어 수익이 더 난다”고 전했다.

옥 위원은 그 다음 수출확대 전략으로 국가별 차별화를 꼽았다. 그는 미국 일본 등 전통적인 수출국, 태국 중국 동남아 등과 같은 신흥 수출국 외에 미개척국을 주목했다. 그 예로 아프리카와 남미를 꼽았다. 그는 “기존의 수출국에도 확대를 해야겠지만 미개척국도 개척을 해야 된다”며 “나이로비라든지 아프리카 개발국들은 일취월장(日就月將) 발전하고 있다. 아프리카 인구가 53개국 11억에 경제성장율이 7~8%로 중국을 능가했다. 가장 역동적인 세계가 아프리카”라고 말했다. “이렇게 도시화 되고 있는 아프리카는 신시장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잠재력 있는 미지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미도 주목했다. 옥 위원은 “남미도 인구가 4억, 13개국인데 특히 아르헨티나는 100년 전만해도 가장 잘 사는 나라였다. 이 나라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목축업이 성하고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국민성은 맛에 대한 욕구가 높다. 스테이크에 김을 결부시켜 먹는다면 엄청난 소비가 될 수 있다”며 “남미와 아프리카는 개척만 한다면 지금 이 상태로도 15%까지 갈 수 있다(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옥 위원은 내수 증대 방안도 언급했다. 그는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차별화’를 제안했다. 그는 “내수를 위해서는 지역 차별화, 세대 차별화, 계층 차별화 한 홍보 마케팅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7년간 김 수출액.

등급화 절실

옥 위원은 특히 ‘김 등급화’가 절실함을 강조했다. 그는 “4차혁명시대에는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며 “다양화된 홍보전략을 갖출 필요가 있고, 김 등급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등급화로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며 김 등급을 4등급으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1등급 10%, 2등급 20%, 3등급 40%, 4등급 30%로 구분한다면 등급화 전보다 후가 훨씬 경제적 효과가 크다. 여기서는 1등급 만원으로 잡았지만 도시에 가면 제일 싼 게 만원이다. (가령) 1등급 김을 10만원 받는다면 훨씬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개척국에 대한 김 무상제공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김을 등급화 한다면 (낮은 등급의 김을) 아프리카나 남미에 무상으로 공급할 수도 있다. 일단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선진국에서 해본 전략이다. 당장은 효과가 없더라도 앞으로 10년, 30년, 40년 후라도 우리 김맛을 들이도록 하는 것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옥 위원은 “김산업 발전과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세계화된 시장에서 수출을 늘려야 되고, 내수도 늘려야 하는데 양으로 늘리는 게 아니고 고급 김을 만들어서 부가가치를 높여야 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 박은정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센터 박사. ⓒ박종면

한국 육종기술 세계 최고 

뒤이어 박은정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센터 박사의 ‘김 종자 개발 연구 현황과 보급 방안’ 주제 발표가 있었다.

박은정 박사는 “우리나라 김 양식 어장을 전부 덮을 수 있는 사상체는 약 30kg으로, 돈으로 따지면 약 3억 원이다. 이것이 수출단계까지 만들어내는 밑거름이 된다. 2조 5,000억 원 규모의 김산업을 만들어내는 근간”이라고 김 종자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해조류연구센터에서는 우리나라 자체 우수 품종을 개발해서 현장에서 다양한 품종을 취사선택해서 양식할 수 있도록 품종개발을 매진할 것”이라고 말하고 “육종은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고 개량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발육종법, 교잡육종법, 돌연변이 육종법, 배수체 처리 등의 육종방법을 소개했다. 이어 “신품종 개발이 말은 쉬워 보이지만 품종개발해서 품종보호권 출원하는데 최소 5년이 걸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국가에서 장기간 걸쳐 지속적으로 개발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쓸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또 “김은 여름에는 사상체라는 모양의 종묘로 생산되고 겨울에 엽체로 되고 여름에 다시 사상체로 돌아가는, 포자종류가 3가지나 존재하는 복잡한 생활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김 육종 수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육종을 시작한 게 2000년 이후다. 일본에 50년 뒤쳐져 있었는데 이제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세계 1위라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김 품종 등록현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품종보호제도를 시행할 즈음에 굉장히 많은 출원이 이뤄졌던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결국 우리나라를 겨냥해서 생각(견제)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소개했다.

 

 

▲ 감마선 조사에 의한 신품종 개발.

감마선 조사로 신품종 개발

박 박사는 속성장 방사무늬김(수과원 104호) 개발경과를 설명하고 “교잡육종 과정이 과거에 비해 시간, 공간, 노동력이 획기적으로 절감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육종법 중 감마선(Gamma-Ray)을 조사(照射)하는 돌연변이 육종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감마선 조사에 의한 신품종 개발에 나서 실내에서 엽장 185cm(엽폭 9.5cm)까지 키우기도 했다는 것이다.

개발한 품종은 어느 지역에서 양식 적합한지 서천, 신안, 진도 등에서 현장검증시험도 이어간다고 한다.

그는 “작년 말부터 많은 양은 아니지만 시범적으로 보급을 했다. 분양물량은 방사무늬김 4품종(수과원 104, 105, 106, 108호) 6만 상자로 올해 9월 말 채묘시기에 각 현장으로 들어갈 것 같다(패각사상체 판매 예정)고 말했다.

박 박사는 육종의 딜레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육종의 딜레마는 (농업의 통일벼처럼) 생산성이 높아지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생산성도 생각하지만 품질도 우수한 품종, 환경 변화를 고려한 품종을 개발해 나가는 게 우리(해조류연구센터)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박종면

이월재고 없어

이어 김덕술 김산업연합회 회장의 ‘김산업 발전방안’ 주제 발표가 있었다. 김덕술 회장은 수출과 수요에 대해 현장에서 느낀 점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김 회장은 우선 현 시장상황을 진단했다. 김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김 가격은 수출이 40%가 증가했다. 그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단가 인상이 25%가 됐고, 그 다음에 약 10% 정도 물량변동에 있었다. 물량증가는 수출의 증가라고 볼 수 있고 단가인상이라는 것은 기존의 물량변동이 아니라 새로운 변동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수요가 공급을 앞섰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앞섰는데, 3~4월이 쉽지 않은데 이월재고가 없어진 게 재작년부터다. 그래서 김 가격이 비싸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김 가격이 이런 가격이 되고 물량이 끝까지 지속되는 건 최근 3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중국에서 김을 사서 김밥용으로 공급했던 수많은 나라가 있다. 러시아, 브라질, 남미, 호주나 일본, 한국,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이 김밥용으로 중국 것을 메인으로 썼다가 올해 한국 김을 쓰고 한국 김 좋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되는데 과연 우리가 그렇게 했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려했다.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김산업이 더 좋은 미래 산업으로 커 가기 위해서는 이제는 내 어장에 적합한 걸(종자) 뿌리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생산량보다 품질 차별화를 고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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