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비, 어항·어장 조사·연구 절실
기후변화에 대비, 어항·어장 조사·연구 절실
  • 심호진 한국어촌어항협회장
  • 승인 2010.10.15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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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예로부터 수렵과 함께 어업을 통해 생활을 영위해 왔으며, 큰 강가 또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정착하여 살아왔다. 이에 따라 인류는 늘 자연의 위험에 노출되어 왔으며, 현재도 자연의 위험은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지구는 늘어나는 온실가스로 인해 기후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우리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환경변화는 IPCC(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 NOAA(미국 해양대기청) 등 세계적인 기구의 보고서에서 잘 드러나 있다. 이들 보고서에서 언급된 대표적인 변화는 기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으로, 이것은 다시 태풍의 빈도 및 강도 변화, 어장의 갯녹음현상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1950년 이후 급격히 상승하여 2000년대 들어서는 1950년대에 비해 1.2℃ 이상 상승하였으며, 해수면 역시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양상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우선 대표적인 것이 해수면 상승이다. 한국 해양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30년 간 우리나라의 해수면 상승폭이 연평균 3.2㎜인데, 1990년대 들어오면서부터 상승폭은 연평균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들어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한다는 것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2002년, 2003년의 태풍 ‘루사’와‘매미’, 그리고 2005년의 태풍 ‘나비’등과 같이 우리나라에 출현하고 있는 태풍의 규모가 과거에 비해 커지고 있고, 그 발생빈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구촌은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환경회의」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154개국이 서명한 「유엔기후변화협약」,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교토의정서」의 채택 등 범지구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여 지구 온난화 속도를 저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 1월에 온실가스 관리의 기본법이라 할 수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였으며, 2010년 6월에는 「국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의 어항·어장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이 다른 분야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하고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항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 해안지역의 경우 여전히 자연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그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어항·어장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충분한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을 갖춘 기관의 계획적이고 전문적인 조사·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까운 예를 든다면, 일본은 어항·어장·어촌, 연안, 항만·공항 등 분야별로 세분화하여 각각 전문분야에 대한 조사·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단법인 어항어장어촌 기술연구소에서는 어항·어장·어촌을 대상으로 전문화된 설계·시공·관리운영 기술, 정비사업, 방재기술 등에 대한 조사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몇 개의 연구기관이 있으나, 주로 수산 동식물과 항만 및 해양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어항·어장 전문 기술관련 연구소는 전무한 실정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수산여건 변화 등에 대처하기 위해 어항·어장 분야에 대한 연구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어항어장 기술연구소의 설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또한 갯녹음현상으로 인한 연근해어장의 자원고갈, 태풍의 빈도 및 강도 상승에 따른 육상쓰레기의 증가로 인한 해양오염 등으로 우리의 어업여건은 매우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고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산기반시설의 관리와 함께 어장환경의 회복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러한 수산기반시설의 관리와 어항·어장의 환경회복을 위해서 협회에서는 오래전부터 국가어항의 시설물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어항 및 어장의 환경회복을 위해서는 어항청소선과 다기능청소선을 관리·운영하고 있으며, 연안수역의 정화업무와 함께 폐그물 등 해양침적폐기물 수거와 양식장 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장기간 축척된 고도의 기술적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을 살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함께 수산기반시설의 관리와 어항·어장의 환경회복이 이루어진다면 어업인들의 안정된 삶의 보장과 각종 수산자원이 크게 회복되어 수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는 결국 어항과 어장이 수산업 발전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거듭 말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어항·어장 분야에 대한 연구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어항어장 기술연구소의 설립과 고도화된 수산기반시설의 관리, 어항·어장의 환경회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수산업이 국가미래 전략산업으로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므로 한 번의 시행착오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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