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해수부에 거는 기대
새 정부 해수부에 거는 기대
  • 김성욱 현대해양 발행인
  • 승인 2017.05.01 11:3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해수부의 환골탈태를 기대한다

▲ 김성욱 현대해양 발행인
 오는 9일이면 새 대통령이 탄생한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전직 대통령을 뒤로한 채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 탄생되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촛불을 들고 차디찬 광장 바닥에 앉아 부정과 비상식에 저항하며 국민의 뜻을 받드는 새 지도자를 갈망해왔다.

 그 과정에서 이와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이들은 촛불 대신 태극기를 흔들며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비폭력 시위로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지만 그 과정에서 분열된 국론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아픔은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 또한 조기 대선을 치르는 동안 다시 한 번 확인해야만 했다. 새 대통령의 앞길에는 국민대통합, 평화통일이라는 참으로 어려운 역사적 과제가 가로놓여 있다. 헌법개정이라는 엄청난 과제도 슬기롭게 풀어냄으로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척결해야만 한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파면에 의한 보궐선거의 성격이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이 생략된다. 당선 즉시 취임해 바로 내각을 구성함과 동시에 대통령 업무 수행에 돌입해야 한다. 그만큼 조직 개편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인선도 빨라질 것이다. 해양수산부의 새로운 변신도 예외일 수가 없다. 존폐의 구설에 올랐던 해양수산부가 어떠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지 많은 해양수산인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새 정부를 바라보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부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세월호 사고 조사와 인양, 연근해 수산자원 고갈로 촉발된 바닷모래 채취 문제, 수협은행장 인선 갈등 등으로 좁게는 수산인들과 넓게는 국민들으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수산인들은 위기에 처한 수산업을 되살리고 수산강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유력 대통령 후보에게 선거공약 채택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닷모래 채취를 금지해 달라는 것이었다.

 2002년부터 부산신항 건설공사에 필요한 모래를 공급하기 시작한 이래 민수용으로 확대해왔기 때문에 물고기 산란장과 서식장이 파괴됐다는 것이다. 급기야 어장환경 변화와 해양환경 오염 등으로 인해 어족자원이 급격하게 고갈됨에 따라 지난해 우리 연근해어업 어획량은 상징적 수치인 100만 톤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해수부 장관은 정부 조직의 일원으로서 타 부처에 협조해야 된다는 이유를 들면서 모래채취 전면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국무위원이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국정수행에 협조해야 된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해수부 장관으로서 수산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작금 해수부의 수산업에 대한 대응방법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다. 강한 면모를 보여할 대목에서는 스스로 고개를 숙이고, 선의를 행해야 하는 장면에서는 아집을 내세운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수협법 개정으로 지난해 12월 수협중앙회로부터 자회사로 분리된 수협은행장 인선에 해수부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면서 나온 말이다. 내용을 좀 아는 이들은 해수부가 대안도 없으면서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강렬하게 비난한다.

 수협은행장 수협 출신이 맡는 것이 正道(정도)다
 애초부터 첫 독립 수협은행 CEO에 수협 내부 출신이 유력한 것으로 내다봤었다. 수협이나 수산업계의 분위기도 그런 방향으로 무르익고 있었다. 특히 금융노조와 수협은행 노조가 행장 인선과 관련, 성명을 내고 ‘관료 출신의 관리형 낙하산 인사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철저한 인사검증을 촉구했다. 그런데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행장 후보 재공모를 결정하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행장 후보 선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 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재공모에 7명이 추가 지원 해 총 11명의 후보군이 형성됐다. 11명의 후보군에서 행추위는 3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총 3명의 후보군에서 더 이상 좁혀지지 않았던 것이다. 5명의 행추위원 중에 기재부, 금융위, 해수부 위원이 각각 1명씩 포진해 있지만 해수부가 지지하는 후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왜 계속 파행을 맞았던 것일까? 해수부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실제로 행추위원에 따르면 3배수로 압축된 후보 중에 해수부가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수협이 원하는 인물은 안 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수협은행에 2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태라 이를 상환하기 위한 책임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 측 인사의 관리 하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수협 측은 수협은행이 중앙회로 부터 분리된 만큼 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해주면서 수협이라는 특수성을 잘 알고 개혁의지가 강한 내부 출신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계속 맞서고 있다.

 지금의 힘겨루기가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수협은 “공적자금 투입 이후 이원태 행장까지 줄곧, 소위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관리를 했으니 이제는 독립성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자율적으로 단합을 하고 조화를 이루고 자율적으로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결국 내부 출신 행장이라야 가능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고 정부 측은 “공적 자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독립성 보장은 시기상조”라고 계속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 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며 갈 길 먼 수협은행의 행장공백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강한 수협을 표방하고 취임한 김임권 회장은 수협의 정체성 확립과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심지어 정부가 바뀌어야 은행장을 선출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것이 사실상 현실화됐다. 정부조직 개편 이야기가 거론되면 가장 먼저 거론
되는 곳이 해수부다. 해수부가 대안 없는 고집으로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수협은행장 선출문제 뿐만아니라 해수부는 국비가 투입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과정에서 벌어진 이전 갈등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데도 사실상 손을 놓고있다. 수협이 알아서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협이 원하는 자회사 CEO를 선임하려는 자율권 행사는 막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지난해 12월 새롭게 출발한 수협은행이 독립법인 첫 수장 선출도 못한 채 정부 힘에 휘둘리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2월부터 4월까지 무려 11번의 회의를 열고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새 정부에서 새 은행장 선출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해수부는 해양수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정체성을 확립해야 할 중차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연신 2017-05-02 09:29:49
해양분야에 관심 많으심에 감사드립니다.요즘 남대서양 스텔라데이지호 선원구조활동에 가족들과 주위 분들 관련 분야에 모든 분들이 실망과 좌절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국민들의 관심이 없고 정치인들은 물론 언론인도 그리고 이런 재난에 대처하는 해수부의 태도도 너무나 기막힌 현실입니다.가족들이 여기 저기 도와달라고 울부짖고 다니는 이런 현실에 모든 해양인들이 놀라고 기대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