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명태 완전양식 성공, 이젠 대량생산으로 산업화 추진할 때
세계 첫 명태 완전양식 성공, 이젠 대량생산으로 산업화 추진할 때
  •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
  • 승인 2017.04.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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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

 명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어왔던 국민 생선으로 내장, 간, 알, 정소, 아가미, 머리 등을 포함한 모든 부위를 탕, 젓갈, 찜, 국, 구이, 조림, 무침, 장아찌, 포, 채, 강정, 죽, 육수, 김치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조리해 먹고 있는 흔한 생선이다. 그러면서도 관혼상제나 제사상은 물론이고 집안의 복을 기원하며 대문 문설주 주위에 매달아 놓을 정도로 친근하면서도 귀중한 생선이다.

 

 하지만 1940년대 26만 톤 이상 잡히던 명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 2007년 이후부터는 어획량이 1톤 수준으로 떨어졌다. 명태 어획량 급감의 가장 큰 원인은 어린 명태(일명 노가리)를 마구 잡은 결과로 연간 25만 톤에 달하는 명태 소비량의 대부분을 러시아, 일본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 도루묵 자원 회복 성공
 이렇게 생산량이 뚝 떨어진 동해의 명태 자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2014년부터 국립수산과학원, 강원도, 강릉원주대학교와 협력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완전양식기술 개발로 포획이 어렵고 생존율도 낮은 자연산 명태 대신 육상에서 인공산란을 통해 수정란을 확보할 수 있게 됨으로써 대량생산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고, 인공종자의 대량생산에 의한 방류를 통해 동해안 명태자원의 회복은 물론 양식 명태의 공급 가능성을 높일수 있게 됐다.

 대구, 도루묵 같은 경우도 자원관리 프로젝트를 추진해 자원회복에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대구의 경우 1990년대 500톤까지 감소했지만 2000년 이후 서서히 회복돼 2014년에는 1만 3,000톤 이상 어획됐고, 도루묵은 2000년대 1,500톤도 어획하지 못했지만 2013년에는 6,300톤 이상 어획할 수 있었던 자원 회복 사례이다. 이러한 예들은 우리나라 수산정책과 연계한 연구개발이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이뤄져 동해에 명태가 돌아오게 된다면 국민들은 물론 어업인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명태 전문연구센터 설립 필요

▲ 강원도 한해성수산지원센터에서 명태 대량생산을 위해 기르고 있는 치어.

 이번 완전양식 성공으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는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명태 완전양식 원천기술을 이용한 인공종자 대량생산, 대량양식 기술 개발과 자원 방류 및 명태 생태 환경 연구 등을 통한 자원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명태를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전문연구센터 설립과 전문연구팀 구성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 전문연구센터 설립으로 명태의 생리·생태, 먹이생물 탐색 및 배양을 위한 기반 연구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인공종자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개발 및 양식 산업화를 위해 체계적인 연구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명태 종자에서부터 어미가 될 때까지 전 생애에 걸쳐 관련된 양식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지자체와 어업인들에게 종자 생산과 양식기술을 보급해 나감으로써 대량생산 체제가 빨리 이뤄져 양식 산업화로 이어져야 한다.

 둘째는 명태를 대량으로 양식해야 할 수 있는 바다 속 20m 이상의 해상(중층) 가두리 양식기술을 개발해 민간에 어린 명태 분양 및 양식기술을 이전하고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산업화 시범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 육상 및 해상 가두리 명태양식

  셋째는 방류 명태에 표지를 부착해 이동경로, 분포 특성 및 산란·서식환경 규명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방류한 어린 명태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산란장 및 성육장을 보호하면서 방류용 명태종자를 대량으로 생산해 종묘 방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해 명태가 동해에 돌아와서 국민 생선으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는다면, 명태 관련 어업 및 식품산업이 활성화되고 관련 산업 발전과 소득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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