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년차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이제 시작이다
취임 3년차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이제 시작이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7.03.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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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위해 투쟁하는 조직 변모 시작
<기자수첩>

바닷모래 채취 문제가 대정부 질의에서 다뤄질 정도로 크게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해사 채취 반대를 가장 앞서 부르짖고 있는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지난 25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4년 임기 중 반을 마치고 후반기에 들어선 선 것이다.

김임권 회장은 “취임 2년쯤 되니까 비로소 수협이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김 회장이 생각하는 방향은 수협의 정체성 확립이다. 수협은 어업인의 조직으로 어업인을 위한다는 것이다. 수협이 왜 존재하며, 수협 직원이 어업인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직원들에게 늘 묻곤 한다.

김 회장은 현재 수협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정부와 크게 2가지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중 하나는 ‘골재채취단지 지정 연장’에 따른 바닷모래 채취 반대이고 다른 하나는 수협은행장 인선 갈등이다.

우선 ‘골재채취단지 지정 연장 반대’는 수협중앙회장이 줄곧 주장해오던 바이다. 해수부가 국책용에 한해서만 해사 채취를 허용한다는 방향을 지난 20일 밝혔지만 이는 그의 ‘바닷모래 채취 반대’ 입장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김 회장은 ‘바닷모래 채취 전면중단과 복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섬이 없다. 그는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닷모래는 어민은 물론 국민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의 문제”라고 말한다. 채취하는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바닷모래를 고집하는데, 과연 바닷모래가 육상모래보다 경제적인지 기회비용을 따져보라는 것이다.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자연훼손으로 발생하는 환경 복구 비용, 어장이 파괴되면서 생기는 어획량 감소 피해, 염분을 제거하는 비용, 반대로 염분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사용했을 때 건축물에 미치는 피해 등 따져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회장의 목표는 바다골재 채취반대 법안을 입법하는 것이란다. 협동조합의 가치로 조합원들의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해양환경 보호와 수산자원 관리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두 번째 대립각은 수협은행장 인선에 대한 시각이다. 김 회장이 찾는 인재상은 첫째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고 둘째는 어민, 수협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수협은 협동조합 정체성을 훼손당해왔으며, 여기서 벗어나려면 하루라도 빨리 빚을 갚아야 하고, 그래서 은행 수익성을 극대화시켜줄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는 것. 또 전문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어민과 수협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개입과 관료 출신을 거부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고 있다.

수협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그의 행보를 무시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그는 이미 지난 19대 국회에서 어렵겠다던 수협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어민과 수산인을 위한 조직의 자기 정체성 찾기가 상급기관에 투정부리기 정도로 보일지 몰라도 명분 있는 행위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처럼 정체성 강한 수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수협 수장이 있었던가. 김임권 회장의 후반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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