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와 수산자원조성
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와 수산자원조성
  • 강영실 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 승인 2017.03.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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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실 전 이사장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FIRA)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1972년 96만 톤이 보고된 이래 4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에 100만 톤 이하로 내려갔다. 92만 3,447톤이라는 어획량이 그동안 정부와 관계기관, 어업인들이 수산자원의 지속가능한 효율적 이용을 위해 끊임없이 해왔던 노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총허용어획량(TAC)제도 운영, 어선어업 구조조정, 수산자원조성(바다숲, 바다목장 조성 등) 등 다양한 정책수립과 추진으로 노력해 왔으나 현재의 결과로 보면 그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근해어업생산량에 영향을 미친 지난해의 해어황 특성을 보면, 9월을 제외한 전 월에 걸쳐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았다. 이에 따라 겨울철 주요 어군은 조기 남하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여름철에는 회유성 어종의 회유경로가 변경되거나 보다 북상하는 현상을 보였다(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이러한 기후변화와 이상해황에 따른 해어황의 변화가 어획량을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중국의 불법어업, 어린 물고기의 남획, 폐어구에 의한 유령어업 등에 원인을 찾을 수 있다. 100만 톤의 어업생산량 중 47만 톤이 생사료로 이용된다고 하는데, 생사료가 주로 미성어임을 감안한다면 어린 물고기의 남획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2017 해양수산전망대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와 더불어 갈치·고등어 등 대중성 어종의 금어기 시행, 휴어기 확대 시행 등으로 인한 전년 대비 조업 척수 및 일수 감소와 한일어업협정 미체결로 인한 어장(일본 EEZ해역) 축소를 주요요인으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자원량 감소에 대응한 주요한 정책사업 중 하나인 수산자원조성사업은 1970년대부터 수행되어 왔으며, 이제 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2016년 연근해어업 생산량의 감소를 분석해 보면 전년 대비 평균 12.7% 하락했으며, 근해어업의 경우 15.7%가 하락한 반면 연안어업은 4.3% 하락했다. 연안어업 생산량의 하락폭이 근해어업보다 월등히 적은 것은 수산자원조성사업이 주로 연안(해안선으로부터 2해리 이내)에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수산자원조성사업의 긍정적인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수산자원조성사업은 수산자원의 감소를 막기 위해 1970년대부터 불법어업 방지를 목적으로 소규모로 수행됐던 사업을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규모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산자원조성사업으로는 크게 연안바다목장, 바다숲 조성사업과 건강종자 방류사업을 대표사업으로 들 수 있다.

연안바다목장조성사업은 ‘물고기를 위한 신도시건설’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 어린 물고기를 방류하고 자율관리를 통해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해역이다.

또한 특정 어종의 산란장을 집중적으로 조성하기도 한다. 바다숲 조성사업은 한마디로 ‘바닷속 그린밸트’ 조성사업이라 할 수 있다. 갯녹음과 바다사막화가 발생된 해역에 건강한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해조류와 해초류를 무성하게 조성한 해역이다. 건강종자방류사업은 자원이 감소하고 있는 물고기를 대상으로 어린 물고기를 생산해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다.

수산자원조성사업의 일반적인 효과를 보면 연안바다목장은 평균 4배의 경제적 효과를 보이며 바다숲 조성사업은 2배의 생물종다양성을, 방류종자는 약 2~3배(참돔, 돌가자미 등)의 경제적 효과를 보였다.

한편, 수산자원조성사업 주요 성과 사례를 보면 지난해 어업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한 도루묵의 경우(58% 증가), 산란장 조성이 주요한 증가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 12월 도루묵의 주 산란지인 강원도 양양 앞바다에 도루묵이 주로 산란 기반으로 하는 모자반을 패널어초에 다량으로 이식해 산란장을 조성했다. 그 결과 많은 도록묵이 산란을 하기 위해 산란장으로 모여 들었으며(그림1-1), 모자반에 다량의 수정란을 부착시켰다(그림1-2). 이외에도 문어류와 주꾸미의 산란장 조성으로 문어류의 생산량은 전년대비 15%, 주꾸미 생산량은 7.5% 증가했다.

<그림1-1> 모자반을 이식한 패널어초산란장
<그림1-2> 도루묵이 산란한 모습(2015년 12월 강원도 양양군 앞바다)

 

연근해어업생산량의 감소와 수산자원조성사업을 고찰하면서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자원조성사업이 연안의 수산자원생물의 생산 증대에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연안어업 생산량 증대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상종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산란장 등을 조성했을 때 그 효과가 배가되므로 앞으로 산란장 조성 등 대상 종별 특성에 맞춘 자원조성 방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현재의 연안 중심의 자원조성사업을 근해, EEZ(배타적 경제수역)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회유성 어종의 근해 산란장을 조성하는 등 자원조성사업의 강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이러한 수산자원조성사업의 확대가 시행된 다면, 수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조금은 나은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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