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대책으로 주 4일 근무?
청년실업대책으로 주 4일 근무?
  • 이준후 시인/BCT 감사
  • 승인 2017.02.13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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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후 시인/BCT 감사

국정농단 고발과 대통령 탄핵문제로 몇 달 동안 우리에게는 국가가 없는 상태입니다. 하염없이 나라가 표류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경제는 망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청년들의 실업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 실업률은 3.7%를 기록, 전년 대비 0.15p 상승했습니다. 통계청의 통계입니다.

 

우리나라 작년 실업자 수는 100만 명을 조금 넘습니다. 통계가 그렇습니다. 특히 청년실업률, 청년실업률은 약 10%이며 약 40만 명에 이릅니다. 전체 실업자의 40%에 해당합니다.

청년이란 몇 살일까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청년 실업 통계를 낼 때 사용하는 청년의 연령 기준은 15∼24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높은 대학진학률과 군복무 기간을 고려해서 청년 실업 통계의 대상을 15∼29세로 잡고 있습니다. 일부 법령에서는 15∼34세로 잡기도 합니다. 2012년 기준이지만 남성의 경우 대졸 신입 사원의 평균 연령은 33.2세였습니다. 청년기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입하는 이행기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20대에 이행이 마무리되었지만 최근에는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청년은 경제사회적으로 자립해서 가정을 꾸리고 출산과 육아를 통해 인구의 재생산을 담당하는 시기입니다. 또 패기와 창의력으로 사회의 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임무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서 연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포기하는 ‘3포’의 주인공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저출산과 사회적 동력의 위축으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는 이후 그대로 자신들의 미래인 중장년 시기의 빈곤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체감실업률’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정확하게 9.8%입니다. 2012년 7.5%에서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업자도 아니고 취업자도 아닌, 취업준비생이 있습니다. 이들을 비경제활동인구라고 하여 통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들을 포함한 실업률을 ‘체감실업률’이라 하는데, 2016년 6월 청년체감실업률은 34.2%나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청년 실업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진 이유는 일자리, 그것도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적정 임금과 안정적인 노동조건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말합니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또는 대기업 일자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양질의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10%에 불과하다는 것, 이렇게 좁은 취업 관문을 뚫기 위해 취업 준비생들은 오늘도 시험 준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 나아질까요?

실업의 증가와 비정규직의 확대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오늘날 실업의 가장 주된 요인은 생산성 증가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프랑스 경제학자 다니엘 코헨은, 같은 양의 생산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인력이 매년 4%씩 감소한다고 말합니다. 일자리 감소의 10%정도만 세계무역과 관련되고 나머지는 모두 생산성 향상에 기인한다고 말합니다. 매년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경영혁신과 자동화와 같은 신기술이 계속 개발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갈수록 일자리는 부족할 것이고 실업은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게다가 제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AI(인공지능)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조만간 AI로 인하여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고 실업률은 폭발적으로 치솟을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천체물리학자입니다. 1929년 대공황의 시기에 아인슈타인은 그 해법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했습니다. ‘이번 위기는 이전과 매우 다르다. 대량생산이라는 생산방식의 급격한 변화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해결책으로 실업을 줄이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자. 구매력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설정하자.’ 등 탁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미 그 전에 포드자동차 설립자인 헨리 포드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획기적인 주장을 펼친 바 있습니다. 1926년 포드는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실행에 옮겼습니다. ‘하루 5달러’라는 구호 아래 직원들의 임금을 두 배로 올리고, 주 5일 근무와 하루 8시간 노동을 실시했습니다.

유토피아 같은 발상이라던 포드의 주장은 20여 년이 지난 뒤 제도적으로 정착되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생산성 향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특히 AI혁명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는 현실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그 해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소위 ‘주 4일 근무’입니다. 주 4일 근무에 주 32시간 노동으로 노동시간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출근일을 5일로 두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근무일을 줄이는 방식이 고용증대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산술적으로 20%의 고용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노동시간과 근무일을 줄인다고 급여가 줄어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포드는 당시 ‘주 5일 근무에 주 6일치 급여’를 지급했습니다.

‘주 4일 근무’ 또는 금요일을 반공일(半空日)로 하는 ‘주 4.5일 근무’,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우리에게 가당치 않은 일일까요? 하지만 무대책인 청년실업을 두고 한번 생각해 볼 만하지 않을까요?

공부 잘 하는 학생은 집중력을 높이지, 공부시간을 늘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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