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생태계 활용 가이드 라인 미흡
국내 환경에 맞는 생태계영향 평가체계 갖춰야
인공생태계 활용 가이드 라인 미흡
국내 환경에 맞는 생태계영향 평가체계 갖춰야
  • 손문호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박사
  • 승인 2017.02.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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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생태계의 연구적 가치와 적용방안>
화학물질 사용 생태계 영향 등 안전과 밀접한 연관

▲ 손문호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박사
생태계(Ecosystem)란 용어는 1935년 영국의 탠슬리(G. Tansley)에 제창된 것으로 생물과 환경을 통합해 상호 관계를 이해해야만 자연의 상태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린더만(R.L. Lindeman), 오덤(E.P. Odum), 클라크(G.L. Clark) 등에 의해 생태계 및 생태학적 개념이 많이 알려지게 되고, 발전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태계연구의 개념은 환경과 생물을 하나의 유기체적 관점에서 보았던 전지구적 생태계에서 시작해 해양생태계, 육상생태계 등으로 구분됐던 것이, 최근에는 호소생태계, 초지생태계 등 점점 생태계에 이해를 위해 구체화되고 세분화돼 왔다.

이렇게 연구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공생태계의 활용에 있다. 인공생태계를 활용해 세분화된 생태계를 이해하고, 이러한 결과를 퍼즐의 조각 맞추듯 하나둘씩 이어가면, 넓은 범위의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산업적 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거나 평가하기 위해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적가치를 가진 인공생태계의 국외 활용현황을 해양환경분야를 중심으로 알아보고, 국내 적용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인공생태계 활용 연구, 가이드라인 선정 우선
인공생태계를 활용한 연구를 위해서는 가이드라인 선정이 중요하다. 미국 환경보호청(US-EPA) 경우 1975년부터 1988년까지 10여년에 걸쳐 살충제사용에 대한 생태학적 평가를 위한 인공생태계 활용연구 가이드라인을 완료했다. 여기에는 단계별로 인공생태계의 규모, 운용 적절성 및 살충제의 사용방법을 우선 검토하는 방법을 비롯해, 실제 인공생태계에서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검증해 최종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기록돼 있다.

▲ 독일 Stechlin 호수(출처: http://www.lake-lab.de)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인공생태계의 규모와 운용 적절성을 분석하는 단계이다. 인공생태계의 규모의 선정은 눈에 보이지 않은 플랑크톤의 수준에서 생태계적 영향을 볼 것인지, 아니면 대형어류의 수준에서 영향을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평가단계이다. 이러한 규모선정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1991년 UNESCO에서 인공생태계 연구규모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정해 실험하도록 규정했다. 1m3 미만의 소형(Microcosm), 1 ∼ 1,000m3 의 중형(Mesocosm), 1,000m3을 초과하는 대형(Macrocosm) 인공생태계로 나눠 수행되고, 각각 실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연구기간도 늘어나며, 실험규모의 선정은 실험의 목적에 따라 나뉜다. 전세계적으로 중형인공생태계를 이용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고, EPA나 OECD 등의 기관에서 선정한 가이드라인에서도 주로 중형생태계를 활용한다. 중형인공생태계는 소형인공생태계에 비해 넓은 범위의 생태계환경조성이 가능하고, 대형인공생태계에 비해 시설설비가 양호한 장점이 있어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인공생태계 운용의 적절성은 재현성(Replicability), 반복성(Repeatability), 생태학적 현실성(Realism)의 구현을 목적으로 선정하게 된다. 인공생태계의 가장 큰 장점은 반복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공생태계는 해양환경에서 특히 인위적 영향에 대한 자연생태계의 변동을 해석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됨에 따라,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다양한 변수에 대한 생태계변동을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뿐 만 아니라, 저서생태, 연근해 부유생태, 외해 부유생태 등 실제 생태학적 환경에 맞춰 인공생태계를 선정해, 현실성있는 맞춤형 연구조사가 가능하다.

국내 인공생태계 관련 연구 현황
인공생태계의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은 평가하고자 하는 해역에 맞는 구성이어야 된다는 것을 국외 사례를 통해 알아보았다. 국내에서는 어떠한 연구를 해 왔고, 국내 해양환경에 적합하고 체계적인 인공생태학적 연구기반은 선정됐을까.

▲ 미국 부유/저서 복합 (출처: http://www.ceint.duke.edu/facilities)
국내에서는 2012년을 기준으로 국제학술지와 국내학술지에서 중형인공생태계를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총 2,000여편이 검색되며 이중 국내 연구는 약 20여 편으로 전체의 약 1%이다. 논문의 편수로 연구성과를 단순히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국내 인공생태계 관련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아쉽지만 해양 생태계의 영향 평가 부분의 가이드라인도 정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EPA나 OECD 등에서 제안한 방식에 따라 평가하거나, 연구자가 직접 개발한 방식에 따라 개별적으로 인공생태계를 조성해 실시하고 있다.

국내 해양 생태계영향 평가는 2000년대 초기부터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기 연구된 인공생태계는 주로 대양이나 근해조건에서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따른 부유생물의 미소생태계 변동을 연구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됐다. 2010년대 이후에는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뿐만 아니라, 생태계 안전성평가가 요구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연구하는 시도를 보였다.

다만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이 다른 사례를 모방하는 등의 연구자별 서로 다른 기준을 두고 조사했다는 점과, 부유생태계 환경의 조사시 저서생태계나 강, 하천 등의 인접한 생태계와 연계한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던 것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화학물질에 대한 생태학적 영향 연구 체계 필요
생태계 영향 평가에서 인공생태계를 활용한 연구결과가 앞으로도 평가기준이 될 것이다. 1990년대에 생태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물질에 대해 인공생태계를 활용한 가이드라인을 확보한 국외 사례와는 달리, 국내는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생태계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으나, 무분별하게 사용되었던 화학물질에 대한 실질적인 생태학적 영향연구의 체계가 갖춰지지 않다는 사실이 아쉽게 느껴진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국민, 국가의 안전과도 연계되어 있을 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인공생태계를 활용해 국내 환경에 적합한 생태계영향 평가체계를 갖추고, 아울러 신뢰받는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3.0 목표와 같이 생태계가 보호받고 국가와 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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