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부이(buoy) 사용으로 시작하는 바다 사랑
친환경 부이(buoy) 사용으로 시작하는 바다 사랑
  • 김상수 남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연구사
  • 승인 2017.02.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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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식 스티로폼 부이 대신 견고한 사출공법 플라스틱 부이 사용 확대해야
▲ 김상수 남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연구사

날씨가 쌀쌀한 요즘 굴을 넣고 끓인 얼큰한 굴국밥 생각이 간절해진다. 이처럼 맛있는 굴은 대부분 통영과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에서 많이 양식하고 있다.

바다에 나가 보면 하얀 원통형 부이가 흰 눈이 내린 것처럼 바다위에 일렬로 늘어진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곳이 대부분 굴 양식장이다. 왜 양식장에 스티로폼 부이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겠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굴 양식 방법에 대한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굴을 양식하는 방법에는 먼저 바다에 긴 줄을 던져놓고 기다리다가 어린 굴이 줄에 붙으면 이 굴을 키워 양식하는 ‘수하식’ 방법과 바닷가에 돌을 던져놓고 어린 굴이 돌에 붙으면 이것을 양식하는 ‘투석식’이 있다. 이 중에 흰색 눈덩이처럼 생긴 스티로폼 부이(buoy)를 사용하는 방식이 바로 수하식 굴양식 방법이다.

어린 굴이 붙은 긴 줄은 굴이 성장하면서 맛있는 알굴과 껍질이 커지게 되면서 줄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고 결국 가라앉게 된다. 이 때 줄이 무거워져 가라앉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스티로폼 부이의 역할이다. ‘스티로폼 부이’는 부피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물을 거의 흡수하지 않으며 취급하기 용이하다는 특징 때문에 어패류, 해조류 양식장의 부력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스티로폼에 의한 해양오염

스티로폼(styroform)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틸렌(polystyrene)에 공기를 주입해 팽창시켜 만들며, 원료로 사용된 폴리스틸렌은 수많은 스틸렌(styrene)이 직선 형태로 결합되어 있는 물질을 말한다.

스티로폼 부이의 연간 사용량은 2013년도에 60리터 크기의 부이가 약 200만개 생산됐다는 보고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된 부이 중 약 28%만 재활용되며, 나머지 72%는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염두에 두어야할 사실은 국제암연구소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의심물질로 스틸렌(styrene)을 지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스티로폼 부이는 충격에 약해 작은 입자로 쉽게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양식장용 부이로 사용되는 도중 태풍 등 물리적 힘과 충격에 의해 쉽게 유실되어 부서지고 아주 작은 스티로폼 조각 형태로 변하기 쉽다. 60리터 스티로폼 부이 1개가 수백만 개의 미세한 조각으로 부서질 수 있고 이것이 다시 수억 개의 나노미터(10-9m) 크기의 매우 작은 입자로 분해될 수 있다.

스티로폼도 플라스틱의 한 종류이며, 해양생태계에서 분해되기 어렵기 때문에 마이크로미터(10-6m) 이하의 크기로 부서진 스티로폼은 해양생물들에게 피해를 준다. 특히 더 큰 문제는 해양생태계의 가장 기본적인 먹이가 되는 동물플랑크톤이 미세한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이 플랑크톤을 더 큰 물고기가 잡아먹음으로써 생물농축(bioaccumulation)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 폐부이

 

해양 쓰레기 발생 막아야국립수산과학원 보고에 따르면 보통 굴 양식장 1ha에 스티로폼 부이가 1,000개 정도 사용된다고 한다. 또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해변에서 수거된 대형 쓰레기 중 스티로폼이 차지하는 수량의 비율이 약 75%이며, 소형 쓰레기에서는 약 98%가 스티로폼이라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의 특정해역을 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지만 양식장이 많은 다른 해역에서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보고된 숫자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연안 해변에 스티로폼에 의한 오염 수준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으며 수산양식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해양 쓰레기 관리와 특히 스티로폼 부이에 의한 오염 예방을 위한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스티로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충격에 약한 노출식 스티로폼 부이(buoy) 대신에 사출공법으로 생산된 견고한 플라스틱 부이 사용을 확대하고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및 홍보도 더욱 확대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보다 친환경적인 양식 부력제 개발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 생각되며 어업인 스스로도 충격에 약한 스티로폼 부이 사용을 자제하는 한편, 부이가 유실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친환경 부이

부이 관리 중요

 

또한 유실된 해안에 방치된 스티로폼 부이와 해안 쓰레기를 수거하여 처리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언론보도를 보면 태평양 중앙부에 거대한 쓰레기가 뭉쳐져 생긴 섬(garbage island)이 있다고 하며, 이 쓰레기 섬은 대부분 분해되기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한다. 이러한 뉴스를 보면서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버린 플라스틱이 결국 인류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모름지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비록 우리의 바다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는 바다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내 주변 환경부터 조금씩 깨끗하게 만든다면 우리의 미래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바다를 건강하게 가꾸기 위한 노력과 실천을 매일 조금씩 해 나간다면 바다는 우리들에게 더 맛있고 싱싱한 굴을 선물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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