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멸
보리멸
  • 이두석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 승인 2010.08.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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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의 미녀, 바다의 요정

보리멸은 몸길이 한 뼘 가량의 물고기로 몸의 앞쪽은 원통형이고 뒤쪽은 측편하며 주둥이는 길고 끝이 뾰족하다. 산란기는 6~8월로서 이 시기가 되면 염분 농도가 낮은 연안 가까이로 이동하여 수심 10~20m 되는 모래바닥에 알을 낳는다. 새우, 게 등의 작은 갑각류나 갯지렁이를 먹고 산다.

보리멸은 늘씬한 8등신의 몸매에 등 쪽은 영롱한 무지개 빛깔을 띤 담황색이고 배 부분은 그보다 다소 밝은 빛깔을 띤다. 날렵하고 세련되고 청순한 미녀가 연상되는 자태이다. ‘백사장의 미녀’나 ‘바다의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바로 짐작된다. 

영어권에서는 ‘Sand smelt’ 또는 ‘Sand whiting’으로 불리는데, 보리멸의 맑고 아름다운 자태와 백사장에 사는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지방에 따라 보리메레치, 모래문저리, 모래무치, 소래미, 모살치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며, 보리멸이란 이름은 보리가 피는 초여름에 많이 잡히고 몸이 누렇게 익은 보리와 닮아서 붙여졌다는 사람도 있다.

‘보리멸은 발로 낚는다’는 말이 있다. 보리멸은 청초하고 연약하고 소심하며 겁이 많아 무리를 지어 다닌다. 겁이 많은 탓에 작은 소리나 움직임에도 쉽게 도망을 간다. 따라서 낚시꾼은 어쩔 수 없이 이쪽저쪽 번갈아 옮겨가며 채비를 던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보리멸은 가만히 있는 미끼보다 움직이는 미끼를 공격하므로 채비를 조금씩 감아주어 연출을 해 주면 조과에 도움이 된다.

보리멸의 회 맛은 살아 있을 때 빨리 먹어야만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성질이 급해 금방 죽어버리는 탓에 바닷가 현지에서 먹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안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비늘만 친 후 뼈째 썰기(세고시)를 하여 막장에 찍어먹는 것이 한층 맛있다.
초밥으로 먹어도 여름 바다의 시원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수박 향이 난다는 사람들도 있다. 맛은 담백하고 시원하다. 반 건조시켜서 냉동 보관하였다가 구이나 튀김으로 먹기도 한다. 구이나 튀김으로 요리하면 간식이나 술안주로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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