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외해가두리 시설 개발 녹색 수산업 선구자 역할
한국형 외해가두리 시설 개발 녹색 수산업 선구자 역할
  • 현대해양
  • 승인 2010.08.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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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외해양식조합법인 김동주 사장

“웰빙과 건강한 삶을 바라는 소비자들은 수산물 섭취를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수산물은 이제 양식산과 수입산이 아니면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입수산물과 양식산의 가장 큰 단점은 안정성 확보 미흡으로 자칫 수산물을 혐오식품으로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여수 거문도 삼삼면에서 외해 수중가두리 양식업을 하고 있는 김동주(64)사장은 “외해 수중가두리 양식은 친환경 사육조건에서 양식을 하기 때문에 자연산과 똑 같은 품질의 어류를 일반 가두리 양식장에비해 성장률과 생존율이 월등히 높아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또한 정부에서도 녹색신성장 수산업 정책으로 고부가가치 어종을 양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외해양식 시스템을 신수산정책 30대 프로젝트에 포함시켜 계획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어 국내 외해양식이 양식산업의 블루오션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인다.

그러나 양식은 기대만큼 효과가 바로 나올 수 없고 아직 국내에서는 성공했다는 사레가 없어 섣불리 덤벼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막대한 투자비로 인해 영세한 어업인들이 욕심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지난 2006년 12월 거문도 외해양식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하여 외해양식에 도전장을 던진 김동주 사장은 4년간 현장에서 흘린 땀방울과 100억 원이라는 막대한 투자로 인해 이젠 외해양식에 있어서는 국내 에서는 누구 보다 전문가 대접을 받고 있다.

김동주 사장은 “양식은 누가 오래 했냐는 중요치 않다”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몰두했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어류 양식과는 전혀 다른 길을 30여년 동안 걸어왔다. 국내 최고의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국내 최고의 대기업과 연구소를 거친 소위 엘리트이다. 이후에는 벤처기업을 설립해 국내 최초의 전자사전과 철도차량 자동문 그리고 신개념 철도차량 블랙박스와 화장실 순환장치 등 여러 가지 신기술 상품을 개발 성공한 기업인이기도 하다.

공학도이면서 사업가로 한 평생을 살아온 그가 노후에 자신이 걸어온 전문분야가 아닌 생소한 양식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나름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업초기부터 그는 난관에 봉착했다. 수산업 특히 양식업은 돈이 있다고 막무가내 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처음에 적지라고 판단한 거문도 삼산면에 가두리시설을 하고자 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4번이나 장소를 옮겨야 했다. 그러나 결국 주민들을 설득하고 지역발전 기금을 내고 어렵사리 처음 선정한 장소에서 시설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설 4개월 만에 기술적인 문제로 사업은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한국형 외해가두리 개발 성공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대략 20억원 정도만 투자하면 3년 이내 원금을 다 회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이는 2006년 당시 능성어 1kg이 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었기에 치어 100톤 가량 양식하면 단순 계산해도 2년 뒤 45억원 여기에 각종 제반 경비를 제하고도 30억원 이상의 수익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선 가두리 시설이 납작한 마름모 모형이어서 움직임이 많은 어류들을 양식하기에는 면적당 입식양이 제한적이어서 당초 계획에 오류가 발생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노하우도 없고 또 어디서 자문을 받을 곳도 제한적인데 이마저 서로 상충된 의견이 많아 시행착오가 너무 많았던 것이 처음 시작은 실패였다.

이후 김 사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만들어 나갔다. 우선 한 달에 두번 여행 삼아 방문했던 것을 직접 상주하면서 직원들과 같이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심혈을 쏟았다. 그 결과 외해양식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4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 첫 번째가 양식 적지 선정과 시설물을 선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경제성 있는 어종 선택, 세 번째는 양식 기술이며, 네 번째는 판매망 확보라고 한다.


김 사장의 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외해양식을 시설을 갖추고 양식을 하는 곳은 제주도와 거문도 뿐이라고 한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이론이 정립되지 않아 자문을 구할 때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비싼 수업료를 치루고 하나하나 이론을 정립시킨 결과 이젠 말레시아 정부가 관심을 갖고 기술 전수를 요청하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김 사장은 현재 외해양식에서 가장 중요한 가두리 시설물 국산화를 이뤄 낸 것은 100억원을 투자해도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고 한다. 이는 앞으로 이 기술을 바탕으로 시설물 수출은 물론이고 경영 컨설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치어 확보만 된다면 참치양식도 가능
 
김 사장이 외해양식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개발한 것은 외해가두리 시설물이다. 자신이 들여온 미국 제품은 구조 자체가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어종인 능성어, 참돔, 돌돔을 양식하기 위해서는 원통형 구조가 적합하다고 판단, 원통형 외해가두리 시설물 개발에 나섰다. 이어 그물도 자체 개발을 통해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지금은 우리보다 외해양식을 빨리 시작한 일본과 노르웨이에서도 자문을 구할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는 외해수중 가두리 양식의 가장 큰 장점은 녹색수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내만의 해상 양식장 보다 적은 사료 급이로 어장 환경 개선이 가능한 동시에 태풍과 적조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바이러스성 질병이 없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수산물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김 사장은 외해양식으로 길러낸 고기는 유통단계에서 차별화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과거 시장을 모를 때는 그냥 생산만 하면 고가에 모두 팔려나갈 줄 알았는데 수산물 특히 활어는 그날그날 가격이 다르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출하하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는 대형할인점을 통해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외해양식 어종 브랜드 개발로 가격 차별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한다.

현재 거문도 외해양식장은 12조 시설물이 있다. 이중 큰 것은 규모가 8,600㎥이고 작은 것은 4,000㎥이다. 큰 가두리에는 대략 120톤 정도 양식이 가능하고 작은 것은 60톤 정도 양식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4년간 양식을 해본 결과 참돔이 경제적으로 가장 적합한 어종이라고 한다. 이는 이미 안정적인 시장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폭이 적고 이보다 중요한 이유는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얻은 노하우중 몇 가지만 소개해 달라는 기자에 요구에 김 사장은 출하를 앞두고 수심 30m에서 한 번에 끌어 올리면 고기들이 기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 할 수 있기에 시간을 두고 조금씩 부상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최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가두리에 잠수부가 직접 들어가 고기를 안전하게 이송용 가두리로 옮기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료급이 또한 완전 자동식시스템 보다는 잠수부가 그날 고기들의 상황을 살펴보면서 조절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김 사장은 경제성을 따지면 외해가두리양식장에서는 참치 양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안정적인 치어 확보가 아직 국내에서는 해결이 안 되기에 참치 양식은 아직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다.

현재 참치 양식은 일본·이탈리아·스페인·터키·호주 등이 가까운 바다의 표층에다 양식장을 띄워놓고 양식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제주도 표선 앞바다에 지난 2009년 8월에서 9월 사이에 제주도와 남해 사이의 추자도 앞바다에서 잡은 참치 치어를 제주 앞바다 수중 가두리에서 양식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 사장은 참치 양식의 관건은 치어확보가 가장 선결과제라고 말한다.

이 기술은 일본의 경우 이미 2002년에 성공했고 대량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호주는 2009년에야 비로소 개발했을 정도이다.

지금은 일본 정도만 이런 완전양식법을 상용화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향후 5년 이내 대등한 기술수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가 현실로 다가오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그는 외해양식은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 정책과 가장 부합되며 앞으로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자신이 그동안 4년간 실패를 거듭하면서 얻어낸 노하우도 원하는 곳이 있다면 아낌없이 전수해 줄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외해양식이 국내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고 또 민간 참여가 늘어나야만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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