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회, 귀어 이야기 (20) 충남 홍성군 조한영 씨
새로운 기회, 귀어 이야기 (20) 충남 홍성군 조한영 씨
  • 장은희 기자
  • 승인 2016.12.02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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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청년, 바다를 향한 큰 꿈을 품다

▲ 충남 홍성군 조한영 씨<자료협조=한국어촌어항협회 귀어귀촌종합센터>

귀어 전 거주 지역 : 서울
귀어지 : 충남 홍성군
귀어 전 직업 : 투자자문회사 트레이더
귀어연도 : 2012년
나이 : 33세
귀어 초기자본 : 귀어귀촌 창업자금 2억원, 자금 및
                     대출 7,000만원
연간소득 : 약 5,000만원


바다를 누비는 특별한 부자

부모는 인생의 스승이라는 말이 있다. 태어나 처음 만나는 스승인 부모는 걷고, 말하고, 생각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까지 삶의 나침반으로 곁을 지킨다. 세상의 잣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부모는 그런 존재일 것이다.

충남 홍성군에는 조금 특별한 부자가 바다를 누비고 있다. 아버지 조영석씨의 뒤를 이어 귀어를 선택한 조한영 씨. 부자가 함께 어업을 하는 경우 대부분은, 오랫동안 부모가 어업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란 자녀가 가업을 이어가는 경우이다. 이 가운데 조 씨 부자의 이력은 눈에 띄는 것이다.

아버지 조영석 씨도 아들인 조한영 씨도 바다나 어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다만 연결고리가 있다면 조영석 씨의 오랜 취미가 낚시였다는 것이다. 낚시로 일상의 고단함을 풀어내며 가지게 된 작은 꿈이 낚시선 선장. 서울에서 금융계통의 직장에 일하던 조영석 씨는 희망퇴직 후 생의 마지막 직업으로 삼고 싶던 선장이 되기로 결정한다.

조영석 씨가 귀어를 실행에 옮긴 것이 2010년 그리고 2012년 아들인 조한영 씨가 그 뒤를 좆아 귀어를 결심한다.

조한영 씨 역시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충남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투자 자문회사의 주식트레이너로 일했다. 취미생활로 낚시를 오래 즐겨온 아버지와 달리 미끼 조차 끼울 줄 모를 만큼 바다, 특히 낚시와는 거리가 있었다.

▲ 귀어 후 처음으로 시작한 보트 대여업을 잠시 접고 선장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를 거쳐 품에 안은 첫 배는 원인 불명의 화재로 전소했지만, 조한영 씨는 포기하지 않고 '뉴대성호'와 함께 새롭게 출발했다.<자료협조=한국어촌어항협회 귀어귀촌종합센터>

투자 자문회사에서 그는 주식 데이 트레이너, 포지션 트레이너 등을 거쳐 장기투자 담당까지 주식맨으로 종횡무진했다. 주식을 다루는 트레이너는 작은 정보나 추세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므로 항상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했고 스트레스 또한 많을 수 밖에 없었다.

투자정보를 분석하고 전화와 씨름하면서도 이렇다한 결론을 얻지 못하는 매일. 특히 때때로 변하는 고객 수에 따라 일정하지 못한 월수입은 조한영 씨가 그리던 안정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게 30대 초반의 청년은 도시를 뒤로하고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바다로 귀어를 선택하게 됐다.

원인불명의 화재에도 꿈은 꺾이지 않았다

부자가 함께 바다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레저보트 대여 사업이다. 조한영 씨는 귀어 전에 레저보트 사업을 할 수 있는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 시험을 보고 자격을 얻었고, 미래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는 점을 들어 아버지를 설득, 사업을 시작했다. 고무보트와 스피드보트, 소형어선 등 네척을 낚시꾼들에게 빌려주고 당일 사용료를 받는 식으로 먼저 낚시선 선장으로 자리를 잡았던 아버지는 사업비를 투자하고 본격적인 운영은 조한영 씨가 맡아서 했다.

잠재력 있는 분야라 생각하고 도전했고, 일도 재미있었으나 생각보다 수익이 적어 대여사업은 2년 여만에 잠정 중단했다. 수익도 수익이거니와 경험이 없는 손님들이 보트를 빌려가는 경우에는 귀항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 것이 낚시어선. 2년 먼저 귀어를 해서 낚시꾼에서 어엿한 낚시어선 선장으로 자리잡은 아버지의 권유였다.

▲ 조한영 씨는 낚시를 좋아했기에 낚시하러 오는 이들의 마음을 아는 아버지와 낚시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배 역시 ‘꾼’들에게 불편함이 없이 꾸렸다. 선미 가스불에서는 압력밥솥에서 즉석으로 밥을 짓고 뉴대성호의 별미인 주꾸미 라면이 만들어진다. 최신형 낚시어선답게 선미 화장실에는 비데까지 설치돼 있다니…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대박 조황을 누리길 바라는 부자의 마음이다.<자료협조=한국어촌어항협회 귀어귀촌종합센터>

조한영 씨는 낚시어선 선장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소형선박조종사 면허를 따고 아버지의 낚시 어선 대성호에 사무장으로 승선해 연수일지를 써가며 선장으로 알아야할 것들, 낚시기법 등을 배워갔다. 앞으로 어업 겸업을 대비하기 위해 정치성구획어업 허가가 있는 중고어선을 구입해 낚시손님들을 모아 바다로 나가기도 했다.

이렇게 1년여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선장이 되기위한 마지막 준비, 낚시전용 선박을 건조했다. 저축한 돈과 귀어귀촌 창업자금을 합쳐 2억 7,000만원을 투자해 7.93톤 낚시배를 신조하고 정치성구획어업 허가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이런 노력에 무정하게도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두 달만에 외연도 금해에서 기관실에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선박이 완전히 불타고 만것이다. 합선이나 엔진 과열으로 추정되나 엔진만 남기고 전소한 탓에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가까운 바다에서 아버지를 비롯해 다른 어선들과 선단 조업을 해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것과 선박공제에 가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액보상을 받을 수도 없었고, 배상을 받는 일도 쉽지 않았다.

낚시, 숙박, 보트 대여…해양레저 협동조합을 꿈꾼다

어렵게 얻은 배를 화재에 잃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심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는 바다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도전했다.

화재로 잃은 배와 똑같은 크기의 최신형 낚시어선 ‘뉴대성호’의 자선장이 되어 지난해 초 항해를 시작했다. 요즘은 쭈꾸미와 광어 낚시를 나가고 12월 중순 이후에는 우럭을 위주로 낚시에 나선다.

낚시를 좋아했기에 낚시하러 오는 이들의 마음을 아는 아버지와 함께 낚시방법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있으며, 배 역시 ‘꾼’들에게 불편함이 없이 꾸렸다.

▲ 조한영 씨는 처음 시작했던 보트 대여업체의 명칭인 ‘CLUB SEA’를 따와서 아버지 조영석 씨 등과 함께 선단 ‘CLUB SEA FISHING’을 꾸리고 있다. ‘CLUB SEA FISHING’은 대성호와 뉴대성호에 승선해 경력을 쌓아 함께 바다사업을 하며 작은 협동조합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로 이뤄져 있다. 그는 이를 ‘CLUB SEA LEISURE’로 확장해 잠시 보류한 레저보트 대여를 비롯해 어촌전문 게스트 하우스 등을 꾸려 해양레저 전반을 다루는 협동조합형태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자료협조=한국어촌어항협회 귀어귀촌종합센터>

선수와 선미에는 승선인원인 20명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선실이 있고 선미에 가스불에서는 압력밥솥에서 즉석으로 밥을 짓고 뉴대성호의 별미인 주꾸미 라면이 만들어진다. 최신형 낚시어선답게 선미 화장실에는 비데까지 설치돼 있다니 여성 낚시꾼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대박 조황을 누리길 바라는 부자의 마음이다.

더불어 조한영 씨에게는 더 큰 그림이 있다. 조한영 씨와 아버지 조영석 씨 등이 꾸리고 있는 선단 ‘CLUB SEA FISHING’을 장차 협동조합의 형태로 키워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CLUB SEA FISHING은 대성호와 뉴대성호에 승선해 경력을 쌓아 낚시어선을 구입하고 함께 바다사업을 하며 작은 협동조합을 꾸리고자하는 이들로 이뤄져있다.

CLUB SEA라는 명칭은 조한영 씨와 아버지가 처음으로 함께 했던 레저보트 대여 업체 명칭에서 따왔다. 그는 낚시어업을 주로 하는 CLUB SEA FISHING을 ‘CLUB SEA LEISURE’ 등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잠시 보류한 레저보트 대여를 비롯해 어촌 전문 게스트 하우스 등을 꾸려 해양레저 전반을 다루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낚시가 좋아서 그것만을 바라보고 바다로 향한 아버지와 그 뒤를 따라 바다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아들. 이 특별한 부자의 열정이 바다에서 꽃을 피우길 기대해본다. <글=장은희 기자, 자료협조=한국어촌어항협회 귀어귀촌종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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