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지켜지지 않은 대통령 약속
끝내 지켜지지 않은 대통령 약속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12.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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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단축을 약속했지만 믿지 않는 분위기다. 버티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워낙 많은 거짓말을 했고 늘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핑계만 대는 스타일임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대통령에게 잠시나마 희망을 걸었던 게 수산계이다. 왜냐하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산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62년 9월에 사모아 원양어선 기지를 시찰하고 해외 차관을 도입해 원양어선을 건조케 했으며, 1964년에는 국가 전체예산의 0.1%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해 부경대 어업실습선을 건조케 하고 ‘백경호’라 손수 작명까지했다.

그리고 1968년에는 수협을 개혁하라는 뜻으로 총무처(현 안전행정부) 차관 출신을 수협 부회장으로 임명하는 파격인사를 했다. 이듬해에는 수협중앙회를 직접 방문했다. ‘수산재건’이라는 휘호도 내려주었다.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박근혜 대통령도 수산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듯 했다. 지난 2013년 12월 10일 청와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수산물 시식회에 대통령이 방문해 “수산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오해가 많은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으니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듬해에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출범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농수축산 대표자 초청 간담회에선 수산을 가장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에 상기된 이종구 전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한수총) 회장이 2014년을 수산부흥 원년으로 삼겠다며 ‘수산부흥’ 휘호를 요청하자 대통령은 이에 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대통령을 움직여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 광고감독이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상인측 비대위와 서울시의회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또 얼마 전부터 해양환경관리공단 출입 절차가 복잡해졌다. 이유는 공단 건물 2층에 입주해 있는 모 재단 때문이라고 한다. 해양수산부 산하 이 재단이 박근혜 대통령 측근인 차은택 감독의 실소유 의혹을 받고 있는 광고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모 재단으로부터 바다의 날(5월 31일) 홍보영상물 제작을 의뢰받아 해운조합, 선주협회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영상물 제작 예산은 각각 조달키로 했다는 것이다. 세입 기관이 논란의 중심에 서다보니 여러 사람들이 드나들게 됐고 검찰 압수수색 얘기까지 나오니 통제를 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수산인들은 믿었던 대통령이 ‘양치기 소년’으로 변해 허탈해 하고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국정 책임자와 수산발전을 논하고자 했던 순진한 수산인들의 상처가 깊어진다.

병신년 올해는 콜레라 파동 등으로 수산인들이 유난히 상처를 많이 받은 해이다. 대통령의 추락한 신뢰로 인한 수산인들의 상처는 오래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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