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⑪ 김명섭 의성마늘황토메기 영어조합법인 대표
FRONTIER ⑪ 김명섭 의성마늘황토메기 영어조합법인 대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12.0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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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상 거치지 않고 생산자가 가공 - 판매까지…소비자 만족도 높아”
잡내 없는 고품질 저가 메기 제공 성공


▲ 김명섭 의성마늘황토메기 영어조합법인 대표. ⓒ박종면
양식은 하되 도매상과 거래는 하지 않는다. 소비자와의 직거래만을 고집하는 양식인이 있다. 김명섭 의성마늘황토메기 영어조합법인 대표. 그는 긴 이름의 메기를 양식, 가공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김 대표가 메기 양식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도시에서 공부를 했으니 대학을 졸업하고 대도시에서 취업을 할 법도 한데 그는 다시 고향인 경북 의성군으로 들어왔다. 아버지의 업을 이어받겠다는 각오였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젊은 그는 아버지가 일궈 놓은 메기 양식에 같이 몸을 담았다.

그런데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도매상의 횡포가 너무 심했다. 바구니 한두 개 빼고, 100kg 정도 속이는 건 일도 아니더라는 것. 눈속임에 기다렸다가 팔지 않고는 안 될 때 까지 기다렸다가 헐값에 사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는 것. 알고도 속는 관행이 이어져 오고 있었던 것.

2002년 대학 졸업반이었던 그가 과거의 관행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그래서 생각한 게 소비자와의 직거래다. 직접 운반차에 활어를 싣고 음식점 등으로 다녀볼 생각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가공이다.

활어 아닌 가공 메기로 납품

김 대표는 활어 상태가 아닌 선어 형태로 납품을 시작했다.

“처음엔 죽은 고기를 판다는 사람도 있었죠. 하지만 고객들이 내장을 제거하고 진공포장 해서 납품하니 좋아하더라고요”

그렇게 단순하지만 그의 본격적적인 가공이 시작된 것이다. 또 한 가지 가공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활어 상태로 공급할 경우 음식점 등에 수족관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든가 운반 중 메기가 상처를 입어 냄새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박종면
김 대표의 메기 출하 방식은 종묘 생산에서 성어 출하, 그리고 가공까지다. 그가 생산하는 메기는 황토물에서 자란다는 특징이 있다. 왜 황토물인가? 과학서에 의하면 황토는 동식물의 성장에 꼭 필요한 원적외선을 다량 방사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황토 성분이 몸 속에 흡수되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노화를 방지하고 황토 그 자체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성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황토의 효능으로 인해 오염된 하천이나 어항 및 적조현상으로 죽어가는 바다를 회복시키기도 한다는 것. 또한 음이온을 방출해 체질을 알카리성으로 바꾸고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 준다는 것.

황토물-잡내 제거, 마늘-영양 보충

그럼 황토물에서 자란 메기가 좋은 이유는 무얼까? 먼저 사료만 급이해서 키운 메기는 영양성분의 결핍이 될수 있지만 황토물에서 생산하면 황토물 내의 각종 미네랄 성분과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공급받을 수 있다. 또 메기 아가미에 부착된 부식물이나 세균 등이 황토물에서 황토의 미세성분에 의해 흡착되어 메기 잡내 또는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방에서 메기는 수종을 다스리고 이뇨를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물 상태만 보고도 메기 상태를 알 수 있다. 너울성 막이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점액이 있으면 메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 그의 고향 의성은 메기 양식에 있어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그는 “다른 양식장에 가보면 물색이 쑥색인데 여기 의성 북부는 땅이 황토지질이라 물이 황토물로 바뀐다”며 “흙탕물은 가라앉지만 황토물은 입자가 굉장히 곱다. 아가미 냄새, 충, 잡내를 많이 잡아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징은 마늘을 먹여 키운다는 것. 이는 마늘엑기스를 사료에 흡착시키는 방법을 이용해 메기가 고성장하는 시기인 8월에 약 한 달간 마늘 흡착사료를 먹인다. 이는 영양 보충의 의미이기도 하고 병해충 등에 저항성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그리고 잡내 제거에도 좋다는 것이다.

▲ 김명섭 대표가 직접 가공한 인터넷 쇼핑몰용 포장 메기매운탕.
메기 메뉴 다양화가 살길

국내 메기 생산 어가는 약 300어가. 이들 어가에서 생산하는 양이 약 5,000톤으로 생산량이나 소비량이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급량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김 대표는 메뉴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매운탕에 한정되다 보니 수요가 늘지 않는다는 것, 그가 2009~2010년 미국 시찰을 다녀본 결과 미국의 경우 다양한 메뉴 개발로 우리보다 훨씬 많은 양의 메기를 소모하고 있다는 것. 포를 떠서 스테이크 형태로 먹는 것을 비롯, 다양한 방법과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는 것.

“다양한 레시피를 벤치마킹해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고 유통 방법을 다양화 한다면 메기 시장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김 대표는 메기 메뉴 개발에 덧붙여 소비 연령층 확대에 관심이 많다. 그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메기를 공급하고 있다. 내장을 제거한 손질 메기, 필렛 메기, 바로 사서 끓여먹을 수 있도록 급속냉동한 메기를 야채, 양념까지 모두 갖춘 포장 형태로 인터넷 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도매상과의 거래가 필요가 없다.

오프라인으로 거래하는 음식점도 50곳이 넘는다. 가까운 곳은 직접 납품도 하지만 거리가 있는 곳은 이튿날 도착할 수 있도록 택배 배송을 이용하고 있다.

1990년대 아버지가 작은 연못에서 시작한 메기 양식장이 김 대표가 합류하면서 2000년대 중반에 1만3,200㎡규모로 늘었다가 최근엔 2만6,400㎡로 급성장했다.

종묘 생산에서 성어 가공 시설까지 갖추고 직접 소비자와 거래하는 곳은 이곳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이것이 바로 메기의 고급화이자 차별화다. 이런 시스템이 갖춰짐으로써 생산자에겐 안정된 수익이 보장되고 소비자에겐 고품질의 어류를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김명섭 대표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주목하며 메기 양식장 지붕 위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박종면

양식장 이용한 태양광 발전사업에 매료

의성마늘황토메기 영어조합법인의 연간 매출은 4억 원에 이른다. 대표 포함 4명이 이룬 매출로 괜찮은 성과다. 김 대표는 수산물이력제를 도입해 포장용지에 이력을 표기함으로써 식품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수산종묘부터 가공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니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신뢰 또한 구축된다. 그는 이런 남다른 생각과 실천으로 지난 2011년에 해양수산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요즘 태양광 발전사업에 푹 빠져있다. 양어장 지붕 위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서 거기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한국전력에 파는 것이다. 발전 시설비로 목돈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 번 설치해놓으면 약 50년간은 꾸준히 전기를 생산, 팔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대출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마쳤다. 그의 양어장에서 2만KW의 전기가 생산된다. 이는 600가구가 꾸준히 쓸 수 있는 양이라고.

김 대표는 “초기 설비비가 1KW당 150만원 꼴로 들지만 추가 비용이나 관리 인력 없이도 100KW당 250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빚내서 사료 사먹이고 고기 팔아 사료값 갚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불안정한 메기 가격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인 생산기반이 갖춰진다”고 역설했다. 그는 “스테이크 등 메뉴 다양화로 연령층을 확대하면 메기 양식은 괜찮은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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