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좋고 바람 좋은 영광 법성포 천상의 맛, 굴비
소금 좋고 바람 좋은 영광 법성포 천상의 맛, 굴비
  • 현대해양
  • 승인 2010.08.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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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앤피플> 해태굴비

지리적표시제, 수산물이력제 시행으로 짝퉁굴비 근절

그 이름도 유명한 ‘영광 법성포 굴비’는 약 1,0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뼈대 있는 가문의 생선이다. 법성포 칠산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참조기를 천일염으로 섭간 한 뒤 바닷바람에 말리면 ‘굴비’로 재탄생하는데, 그 맛이 너무 뛰어나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오고 있다. 영광 법성포 굴비가 유명한 이유는 인근 바다에서 잡아 오는 참조기가 신선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소금이 좋고 바람이 좋아 염장에서 건조까지 자연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광 천일염으로 섭간하는 것이 포인트

영광 법성포로 들어서면 굴비를 판매하는 소규모 가공업체가 양쪽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 눈을 두는 곳마다 ‘굴비’라는 단어가 눈에 띄는 이른바 ‘굴비마을’ 이다.

그 곳에는 부친의 뒤를 이어 2대째 굴비를 가공, 판매해오고 있는 강행원 사장이 운영하는 해태굴비도 자리를 잡고 있다. 1981년 해태굴비 사장이 된 강 사장은 29년째 영광 법성포 굴비만을 취급해 오고 있는 진짜배기다.

“법성에는 저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업체가 2,3대에 걸쳐 운영되어 오고 있습니다. 이는 법성이 굴비로서 그만큼 역사와 뿌리가 깊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의 말 속에 밴 자랑스러움처럼 영광 법성포 굴비는 긴 세월동안 국민들이 꾸준히 애용하는 수산물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러나 굴비라는 똑같은 이름을 달고 있다고는 하나 참조기를 어떤 방식으로 가공하느냐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이다. 강 사장에게 영광 법성포 굴비의 가공방법에 대해 묻자 그는 “다른 업체들도 비슷비슷하지만 해태수산의 노하우라면 영광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을 2년간 그늘에 저장해 간수를 뺀 후 사용한다는 것과 참조기 몸체에 소금을 직접 뿌려 염장을 하는 섭간을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실제 법성포에서 판매되는 굴비들은 모두 섭간의 과정을 거친 제품들이다.

강 사장은 “타 지역에서는 물에 소금을 희석한 후 염도를 측정해 물간을 하는 반면, 법성에서는 조상대대로 내려온 방식인 섭간을 한다”면서 “섭간은 참조기의 몸에 물을 많이 접촉시키지 않아 맛이 좋고 오래도록 유지,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영광수협을 통해 참조기를 수매하는데 1년 쓸 물량(4억원 가량)을 11월부터 2월까지 구매한다. 구입한 조기는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 작업 일정에 맞춰 용도에 맞는 조기의 상자를 꺼내 자연해동 시킨 뒤 크기별, 품질별로 분류해 염장과 건조를 한다. 건조를 마친 굴비들은 다시 -25도의 냉동실에 넣어 급속냉동을 한 뒤 개별포장 된다.

법성포 굴비의 명성을 지키는 사람들

강 사장은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이하 ‘굴비특품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다. 굴비특품사업단은 지난 1993년에 결성됐으며 당시 영광 굴비생산자들이 조직한 상우회가 그 시초가 됐다. 총 438명의 굴비 생산자들이 가입한 굴비특품사업단의 본래 목적은 공동구매, 공동판매를 통해 회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기위해 시작된 단체였으나 현재는 영광 법성포 굴비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중국산 굴비, 이른바 짝퉁 굴비를 근절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데도 심혈을 쏟고 있다.

국내 굴비의 80%는 추석과 설, 양대 명절에 소비된다. 소규모 업체더라도 적게는 2억여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하니 굴비 판매 업체에게는 대목중의 대목인 셈이다.

하지만 이렇듯 명절에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던 굴비가 작년 설에는 판매가 급감했다. 그 이유인 즉 설을 앞두고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중국산 굴비가 영광 법성포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내용이 방영되면서다.

강 사장은 “당시 중국산 굴비를 판매한 몇몇의 파렴치한 상인들 상술 때문에 영광 법성포 굴비 생산자 모두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짝퉁 굴비라는 말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굴비특품사업단은 영광군과 함께 여러 가지 대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지리적표시제 등록과 수산물이력제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수산물이력제의 경우, 국산 조기를 샀다는 수매 확인서를 바탕으로 수산물이력제 태그(tag)가 발급되어 굴비 한 두름 마다 인증태그가 붙여져 영광 법성포 굴비임을 입증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굴비특품사업단은 영광에서 중국산 굴비를 판매하는 생산자는 영원히 추방하고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강력한 내용의 회원정관을 추가 삽입하기도 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영광 법성포 굴비의 가치를 계승해 후대에도 영광 법성포 굴비가 쭉 이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하는 강 사장은 “앞으로 위생처리가 잘 갖춰진 공장에서 인증된 굴비, 규격화된 굴비를 생산해 영광 법성포 굴비하면 믿음이 가는, 신뢰받는 굴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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