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오늘 ⑬ 현대해양 1981년 11월호 수록본
과거의 오늘 ⑬ 현대해양 1981년 11월호 수록본
  • 현대해양
  • 승인 2016.11.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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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류>

남극권 개발의 ‘프론티어’에 장기적 지원이 절실하다
- 제2차 남빙양 시험조업에 붙여 -

김성욱 본지 발행인 (1981년 당시 본지 편집부장)

10년 앞을 내다보는 수산식량정책이 아쉽다

1978년 12월 남북수산의 ‘남북호’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남빙양 ‘크릴’ 시험조업에 나선 이후 2년여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대호원양에서 제2차 시험조업을 결행하게 되었다.

거대한 빙산, 연미복차림의 펭귄, 물을 뿜는 거대한 고래, …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모의 땅, 미지의 세계로 남극대륙을 연상해 왔고 몇몇 일간지에 실린 남극의 ‘크릴’ 새우를 그저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일별할 정도였다.

실제 그 남극대륙을 둘러싸고 미국, 일본, 소련 등 선진 19개국이 조약을 체결하고서 자원개발 및 분할선점을 위한 기득권 확보에 보이지 않는 세력다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그 주변해역인 남빙양에서 인류의 생존을 뒷받침해 줄 무진장한 미래의 식량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수산국들이 앞을 다투어 조업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통찰하고 있었던 국민은 더욱 드문 실정이었다.

자원위기의 시대에 처하여 세계각국은 자국의 부존자원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는 한편, 정치적 이념이 아닌 자원을 바탕으로한 경제외교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오고 있으며, 지금으로부터 4년전인 1977년 3월에는 미국과 소련이 2백해리열풍이 전연안수산국들을 들끓게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 이 지구상에는 4억의 인구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FAO의 보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금세기 우리에게 주어진 최대의 과제 중의 하나가 바로 식량문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식량자원을 개발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21세기 인류의 생존을 지켜줄 ‘크릴’” 이라는 새로운 의욕과 시대를 갖고서 수백, 수천억톤에 달하는 남빙양 ‘크릴’의 개발에 소련과 일본이 도전을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의 일이다.

이들 나라에서 ‘크릴’에 대한 어로기술을 확립한 것은 오래전의 일이고, ‘크릴’을 원료로한 다양한 제품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이제야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로서는 10년 앞을 내다보는 그들의 식량정책을 좋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크릴’에 대한 일본의 어로, 식량화대책 참고 삼아야 이웃 일본의 경우를 보면 2백해리 경제수역 선포를 예견한 장기적 대비책의 일환으로서 남빙양어장 개발에 도전했던 것인데, 10년동안의 투자기간을 보내는 동안 일본국 내에서도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막대한 투자경비에 비해 실효가 적은 것이 아니냐, 그만한 경비와 인력으로 다른 어장개발에 눈을 돌리는 편이 현실성이 있는 정책이 아니겠느냐, 하는 등의 비판이 뒤따랐으나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남빙양어장을 개발하는 것이 미래의 식량확보를 위해서는 타당한 조치’라는 결론을 내리고 ‘크릴’에 대한 제품개발, 특히 식품화를 위해 여러 기업들은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크릴’ 새우는 주로 생냉동품과 보일드냉동품, 그리고 탈피살, 어분 등으로 유통되는데 생냉동품을 어류양식이나 낚시용 이료로 이용되며 보일드냉동품 중 질이 좋은 것과 껍질을 벗긴 탈피살은 전량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본 전체 어획량(2~3만톤) 중 겨우 20% 정도만이 식품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으며 가격면에서도 과도한 생산비를 충분히 보전해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비타민 A나 B1 이외에도 무기질 함량이 뛰어난 ‘크릴’에 대한 식품화 방안이 문제해결의 관건으로 등장되어 있으며, 조업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어로방법도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백해리 소용돌이가 거세게 몰아쳤던 77~79년도 어기에는 정부지원하에 3개년계획으로 모선식 ‘크릴’ 시험조업이 행하여짐으로서 어획량이 평년보다 1만톤 가까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후 ‘크릴’에 대한 어획강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일본의 ‘크릴’에 대한 조업과 제품화에 대한 10년간의 경험을 면밀히 분석하여 우리실정에 맞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로 생각된다.

남극권 개발 위해 정부의 과감한 투자 절실

돌풍과 격랑, 예측할 수 없는 기상변화를 무릅쓰고 3만 5천km에 달하는 뱃길을 매달아 남극개척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제707 대호호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그 무엇보다 큰 것 같다.

78년 12월의 첫 시험조업에서 남북수산이 2억원이 넘는 경비손실을 봄으로써 민간업체로서는 남빙양 시험조업사업을 더 이상 계속하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들을 갖게 되었고, 업계의 참여기피로 말미암아 그대로 연기되어 왔던 터여서 이번 대호원양의 출어결정을 놓고 업계에서도 촉각을 세운 가운데 찬사와 부러움이 엇갈리기도 했었다.

3개월간 목숨과 사운을 건 혹독한 모험에 나서는 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격려와 성원뿐이다. 정부보조금 6억원 이외에도 4억원이 넘는 경비지출을 보상해줄 대책에 마음을 쓰는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는 이와같은 남극개척사업의 당위성을 재인식하고 눈앞의 이익추구가 아닌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새로운 비젼을 가져야될 것이다.

이번 시험조업에 수산진흥원의 연구원 5명이 참가하여 남빙양의 해황과 어장환경을 관측하고 어획시험조사를 행하여 여기서 수집된 자료를 UN산하의 관련기관에 보고함으로써 장차 우리나라도 남극개발이나 남극조약에 가입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놓자는 원대한 계획도 배경에 깔려 있는 것이니 남빙양시험조업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지원과 인식이 한층 더 심화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처럼 막대한 정부예산으로 추진되는 각종 시험조업에서 얻어지는 중요한 자료들을 모든 업체와 원양선원들이 긴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지도해나가는데 관계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할 것이다. 시험의 성공은 자료의 수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집된 자료의 분석, 종합과 이에 대한 실용성의 제고에 달려있다는 것을 다같이 명심해 주길 바란다. <1981년 11월호 수록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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