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리의 간이수하식 굴양식
파도리의 간이수하식 굴양식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8.12.26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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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물이 빠지면 유난히 깨끗하고 넓게 드러나는 갯벌. 
    충남 서산 소원면 파도리어촌계(어촌계장 김필문)의 마을어장이 있는 갯벌이다.
    그 가운데 쯤에 거무스레한 시설물이 보인다. 간이수하식 굴양식장이다. 
    갯벌에 말목을 박아 그 위에 나무를 옆으로 걸치고 나무에 수하연을 늘어뜨려 하는 굴 양식방법. 
    말목식 또는 지주식 굴양식이라 부르기도 한다.

 

 

 수심이 얕은 천해 갯벌에 주로 시설하는 이 간이수하식 굴양식은 깊은 바다에 하는 수하식에 비해 시설비가 적게 들고 어장관리가 쉬운 것이 특징. 파도리에는 현재 10헥타르의 수하식 굴양식 면허와 15헥타르의 간이수하식 굴 양식면허가 있다.

 썰물이 빠져나간 다음 작업을 하게 되는 간이수하식 굴양식 사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40여명.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굴 채취 작업을 하는데 여기에서 올리는 소득은 연간 3~4억 원. 겨울철 소득으로는 짭짤하다.

 간이수하식 굴 시설은 보통 2월부터 하기 시작하는데, 7~8월에 채묘를 하여 본양성장으로 옮기게 된다. 채묘에서 채취까지는 2년에서 2년 반 정도가 걸린다. 간이수하식 굴은 수하식 양식 굴에 비해 성장속도가 조금 느리지만 품질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 햇빛을 보기 때문이다. 맛이나 질이 자연산 굴에 못지않다는 얘기다.

 파도리어촌계 갯벌은 유난히 깨끗하다. 해안국립공원으로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 청정해역으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지만 파도리 어촌계원들이 어장관리를 열심히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 파도리 어촌계가 자율관리대상 어촌으로 선정되면서 자원조성을 위한 어장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했다.

 바지락의 산란과 성장에 방해가 되는 간이수하식 굴양식어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 바지락어장에도 좋고 굴양식도 더욱 잘되게 했다. 김필문 계장은 이 갯벌을  금년에 FDA에 적합한 ‘패류지정양식장’ 해역으로 신청해 놓았다. 파도리에서 생산되는 굴이 인기가 많은 것은 이처럼 오염되지 않은 청정해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어장에서 걷어 내온 굴 수하연은 알 굴로 까서 출하한다. 금년에 2,000주를 시설했다는 파도리 2구 1반에 사는 문의훈(66)씨는 굴 값이 좋을 때는 킬로그램 당 8,000원을 받기도 했는데 쌀 때는 5,000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고 전한다. 한 겨울 소득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는 문씨는 평균 7,000원 정도만 계속 받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는 금년에 굴에서만 2,000만 원은 올릴 것이라 한다.

 알 굴은 대부분 중간상인들을 통해 출하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통한 택배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를 하는 것이다. 생산자는 높은 값을 받아서 좋고 소비자는 싱싱한 수산물을 생산 즉시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좋은 것이다.

 인터넷과 택배시스템이 어촌과 도시를 더욱 가깝게 이어주는 매개가 되고 있다. 덕분에 도시인들은 제철에 생산되는 무공해 수산물의 그 신선한 맛을 바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어업인들은 또 다른 방법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파도리 청정해역의 굴도 이제 인터넷을 통해 세상에 조금씩 그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200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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