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와 와인
넙치와 와인
  • 이주/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
  • 승인 2010.07.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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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수산물>

한국인이 횟감으로 선호하는 3대 생선은 무엇일까? 정답은 넙치, 조피볼락(우럭), 참돔이다. 한국인은 흰 살 생선을 좋아하며 담백한 맛을 즐기는데 비해 일본인은 방어, 참치 등 붉은 살 생선을 고급 횟감으로 친다. 흰 살과 붉은 살 생선의 가장 두드러진 영양의 차이는 지방 함량인데 흰 살 생선에는 지방이 100g당 0.6~3.2g 함유되어 있는데 반해, 붉은 살의 지방 함량은 100g당 5~17g에 달한다. 과거 생선회는 한국, 일본인 등 일부 국가만 즐겨 먹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건강 음식이 되고 있다. 회는 생식을 좋아하지 않는 유럽인까지도 즐겨 찾는 음식이 되었는데 회는 고단백 식품으로 간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타우린과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 등 건강향상에 좋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육종연구센터에서는 우리나라 양식 산업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넙치 육종기술개발 연구에 착수하여 자연산 및 양식산 넙치 1,000여 마리로부터 유전적 다양성에 기초한 우량육종넙치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의 넙치 양식산업은 연간 5만톤(5,000억원) 생산으로 바다어류 양식의 50%를 점유하고 전체 어업 생산액의 10%를 차지하며 그 시장규모가 1조원이 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수산과학원에서 개발한 넙치 신품종은 유럽 선진국 등에서 넙치를 건강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수출 효자산업으로 육성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산업으로 발전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연어 생산국 노르웨이의 경우, 1968년부터 정부 주도로 연어 육종연구를 시작하여 10세대를 거치는 동안 자연산 연어에 비해 성장이 3배나 빠른 육종연어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세계 연어시장의 70% 장악하고 육종산업을 통해 노르웨이 총 GNP의 4.3%인 36억불을 벌어들이고 있다.

연어는 참치나 육류와는 달리 머리와 꼬리를 제외한 몸통 부분의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아 어떤 부위도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데 횟감으로는 분홍빛 육질 중에서 지방질이 층층이 쌓여 있는 부드러운 뱃살 부위가 적당한데 도미회, 넙치회 등에 비해서 씹는 맛은 좋지 않지만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맛과 씹는 식감은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연어는 생선회 자체로도 즐기지만 덮밥이나 초밥으로 먹어도 좋으며 기름기가 적당한 몸통은 스테이크나 돈가스로 하여 어린이들에게 주면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다.

또 연어는 보통 냉동된 상태이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담가 해동하거나 냉장고에 넣어서 자연스럽게 해동해야 살이 부서지지 않고 모양을 살릴 수 있으며 익으면 부서지기 쉬우므로 여러 번 뒤집기보다는 한쪽 면이 다 익으면 뒤집어서 나머지 면을 익히는 것이 좋다. 요리한 후 남는 부위는 두부, 어묵, 게맛살, 야채, 고추, 양파, 부추 등의 다른 재료와 같이 혼합하여 전이나 부침개 등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마요네즈와 크림, 갈은 야채 등을 혼합하여 카나페 등을 만들어 먹으면 맛이 뛰어나며, 샐러드에 연어 살을 섞어서 신선한 채소와 함께 즐겨도 좋다.


우리나라도 노르웨이의 연어처럼 넙치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세계적인 수산식품으로 수출하려고 하면 와인과 넙치의 마리아주를 반드시 고민하여 좋은 요리방법(recipe)을 많이 개발하여야 한다. 서양인들은 항상 와인을 음식과 함께하며 식전주, 식사주, 식후주로 요리에 따라 와인을 적절하게 선택한다. 식전주로는 주로 샴페인과 같은 발포성와인, 식사주로는 해산물이나 흰 살 육류의 경우 화이트와인, 붉은 살 육류나 수산물의 경우 레드와인 그리고 식후주로 아이스와인이나 귀부와인을 선택한다. 주요요리와 함께 먹는 식사주로는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레드와인 등이 있으며 로제와인은 집에 초대하여 식사를 하실 경우나 와인을 한 가지로 정해 마시고자 할 경우 흰 살 생선이나 육류에 모두 잘 어울리므로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서양인들은 넙치를 식사로 대접할 때 와인과의 궁합을 고민하게 된다.

넙치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넙치는 흰 살 생선이므로 화이트 와인이 좋다고 일반적으로 이야기 한다. 넙치를 요리하여 먹을 때는 약간의 신맛이 도는 부르고뉴 지방의 샤블리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이나 알자스 지방의 화이트 와인 또는 보르도 지방의  화이트 와인이 좋다. 지방성분이 적은 넙치 또는 어류인 경우에는 가메 포도품종으로 만든 보졸레 누보나 피노누아 포도품종으로 만든 브루고뉴 지방의 미디엄 레드와인 또는 샤블리와인, 루아르 지방의 화이트와인과 함께 식사할 때 음식과 와인의 궁합이 좋다. 와인과 음식에는 궁합이 있어서 돼지족발에는 새우젓을 함께 먹는다거나 복어 국에는 해독을 위한 미나리를 함께하는 것과 같이 화이트와인에는 주로 수산물이나 흰 살 육류와 함께 많이 마시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100% 육류에는 레드와인을, 또 생선엔 화이트와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 말이 어느 정도 맞는 이유는 레드와인은 육류의 지방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탄닌 성분이 풍부하고, 상큼한 화이트와인은 생선의 비린내를 죽이고, 담백함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신맛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보통 와인의 질감은 탄닌 성분의 높고 낮음에 따라 구분이 된다. 탄닌이 풍부한 스타일의 와인은 입 안을 꽉 채우는 질감과 뚜렷하고 짙은 풍미가 있어 미각을 강하게 하는 장점은 있으나 음식과의 궁합 문제에서 부드러운 요리의 경우에는 요리 본연의 맛을 상실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맛이 강하지 않고 소스가 거의 첨가되지 않은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탄닌이 많은 와인은 진한 양념이 된 붉은색 소고기 등의 육류, 진한 크림소스의 파스타, 매운 양념의 스튜 등과 아주 잘 어울린다. 그래서 넙치를 기름에 튀기고 소스를 첨가할 경우 지방이 풍부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미디엄바디의 레드와인이나 프랑스 브루고뉴지방의 피노누아 포도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이 의외로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넙치요리에 강한 소스나 매운 양념을 사용한 경우 육류는 아니지만 스파이시하고 지방성분이 많으므로 풀바디 레드와인이 잘 어울릴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넙치라도 생선회로 먹는 경우와 기름에 튀긴 넙치를 먹는 경우 그리고 스파이시한 소스를 사용하여 요리한 경우가 와인선택에 있어 모두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넙치를 요리재료로 선택하더라도 요리의 맛이 강하거나 짙을수록 탄닌이 강한 풀바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좀 부드러운 요리에는 미디엄바디 그리고 가벼운 요리에는 라이트바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와인을 알게 되면 음식과 조화시키는 일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처음 맛보게 되는 와인일수록 그 맛이 음식에 맞는지를 기억하고 있다가 요리에 따라 적절한 와인을 선택하면 지인이나 손님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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