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와 참붕어
붕어와 참붕어
  • 김영혜 박사/국립수산과학원 자연연구팀
  • 승인 2008.12.26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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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수산물>

 

 

붕어(Carassius auratus) 참붕어(Pseudorasbora parva)

 

 붕어빵 하면 추운 겨울 손을 호호불면서 붕어빵을 한 입씩 베어 물면 금방 몸이 따뜻해지던 것 같은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붕어빵 맛의 원천은 노릇노릇 구워진 속살 가득 들어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난 팥을 무척 싫어해서 모든 음식 속의 팥은 다 골라내지만 붕어빵의 팥을 제거하고나면 붕어빵이 맛이 없기 때문에 붕어빵 팥만은 제거 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

 아마 우리들 중, 붕어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 붕어빵에 대한 추억도 각양각색일 것이다. 시골 출신인 남편은 붕어빵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냇가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이 삼아 잡던 그 붕어에 대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몇 년 전, 허리를 다쳐 병원에 꼼짝없이 누워 있던 나에게 맛있는 간식을 사오겠다던 남편이 내민 것은 떡이 되어버린 붕어빵이었다. 황당한 얼굴로 쳐다보던 내게 맛있는 붕어빵을 사기 위해 황금붕어빵으로 이름난 곳에서 사왔다고 남편은 열심히 설명했지만 하얀 봉투 속에 몇 마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떡이 되어버린 붕어빵은 그야말로 풀빵 그 자체였다. 어쨌든 남편의 성의로 먹긴 했지만 붕어빵 그 맛은 아닌 것 같았다.

 요즈음은 붕어빵 먹는 습관으로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꼬리부터 야금야금 먹는 사람은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실수는 없으나 아주 소심한 사람, 머리부터 먹는 사람은 진취적이고 리더쉽이 있는 사람이지만 실수를 많이 하고, 배부터 먹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덤벙되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반으로 뚝 잘라 먹는 사람은 성격이 단호하고 끊고 맺음이 아주 정확한 사람이라 오해로 인한 손해를 많이 보는 형이라고 한다. 어쨌든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재미있는 것 같다. 아마 이글을 보는 순간부터 붕어빵을 먹을 때 조금은 조심스러워 질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꼬리부터 먹었다간 소심한 형으로 분류될 지도 모르니까…. 이처럼 붕어빵에 대한 추억도 시대와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더욱 더 재미있는 것은 붕어빵에는 붕어와 관련된 재료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즉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붕어빵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그렇다면 왜 하필 붕어모양으로 빵을 구웠을까?

 난 이렇게 추측해본다. 먹을 것이 흔하지 않던 그 시절 풀빵이지만 붕어형태를 만들어서 팔면, 냇가에서 많이 잡아먹던 그 붕어에 대한 친근감과 친구들에 대한 추억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을 쉽게 얻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또한 수산물이 운송이 쉽지 않았던 그 시절 고기대신 고기모양으로 된 풀빵이라도 먹으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싶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붕어빵의 모양은 우리가 냇가나 저수지에서 잡아 붕어찜 또는 붕어탕을 해먹던 붕어와 참붕어 중 어느 종의 형태를 닮았는지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붕어의 몸은 장타원형으로 옆으로 납작한 반면 참붕어의 몸은 옆으로 약간 납작하지만 가늘고 긴 편이다. 크기는 붕어가 참붕어에 비해 훨씬 크다. 이것으로 보아 붕어빵 틀은 붕어의 형태를 본 떠서 만든 것 같다.

 

●붕어(Carassius auratus)의 몸은 장타원형으로 옆으로 약간 납작하다. 몸의 등쪽은 녹갈색이고 배쪽은 은백색 혹은 황갈색이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청갈색이고, 다른 지느러미는 무색이다. 전장은 10~20㎝이다. 생활습성은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커서 하천 중류 이하의 유속이 느린 수역이나 수초가 많은 곳에서 서식한다. 잡식성으로 소형 갑각류, 수서곤충, 조류, 식물의 종자 또는 식물의 연한 조직을 먹는다. 산란기는 4~7월로 큰 비가 온 후 수초가 무성한 얕은 장소에 모여 산란한다. 분포는 우리나라 전 담수역에 서식하며 중국, 시베리아 및 일본 등에 분포한다.

●참붕어(Pseudorasbora parva)의 몸은 옆으로 약간 납작한 편이고 가늘고 긴 편이다. 체고는 몸의 중앙부가 다소 높아 체형은 긴 마름모꼴이다. 꼬리자루도 납작하다. 몸은 은백색 바탕에 등쪽은 약간 암갈색을 띤다. 체측비늘 후단은 초승달 모양의 흑갈색 반점이 있어 규칙적인 사선무늬를 보이고 체측 중앙에는 분명치 않은 암색 가로띠가 있어 다른 종과 잘 구별된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몸 전체가 검어지고 주둥이 끝에는 추성이 잘 발달하며 암컷은 밝은 황색을 띠고 배가 부르다. 전장은 6~8㎝ 정도 이다. 생활습성은 주로 얕은 저수지나 하천의 표층에 떼 지어 헤엄치며, 잡식성으로 부착조류, 수서곤충, 기타 작은 동물을 먹고 산다. 산란기는 5~6월로 수심이 얕은 곳에서 돌이나 조개껍질의 표면에 산란을 하는데 산란이 끝나면 수컷이 그 주변을 지킨다. 분포는 우리나라 전 담수역에 서식하며 국외에서는 중국, 대만 그리고 일본에도 분포한다.

 

200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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