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하면 추운 겨울 손을 호호불면서 붕어빵을 한 입씩 베어 물면 금방 몸이 따뜻해지던 것 같은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붕어빵 맛의 원천은 노릇노릇 구워진 속살 가득 들어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난 팥을 무척 싫어해서 모든 음식 속의 팥은 다 골라내지만 붕어빵의 팥을 제거하고나면 붕어빵이 맛이 없기 때문에 붕어빵 팥만은 제거 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
아마 우리들 중, 붕어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 붕어빵에 대한 추억도 각양각색일 것이다. 시골 출신인 남편은 붕어빵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냇가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이 삼아 잡던 그 붕어에 대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몇 년 전, 허리를 다쳐 병원에 꼼짝없이 누워 있던 나에게 맛있는 간식을 사오겠다던 남편이 내민 것은 떡이 되어버린 붕어빵이었다. 황당한 얼굴로 쳐다보던 내게 맛있는 붕어빵을 사기 위해 황금붕어빵으로 이름난 곳에서 사왔다고 남편은 열심히 설명했지만 하얀 봉투 속에 몇 마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떡이 되어버린 붕어빵은 그야말로 풀빵 그 자체였다. 어쨌든 남편의 성의로 먹긴 했지만 붕어빵 그 맛은 아닌 것 같았다.
요즈음은 붕어빵 먹는 습관으로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꼬리부터 야금야금 먹는 사람은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실수는 없으나 아주 소심한 사람, 머리부터 먹는 사람은 진취적이고 리더쉽이 있는 사람이지만 실수를 많이 하고, 배부터 먹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덤벙되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반으로 뚝 잘라 먹는 사람은 성격이 단호하고 끊고 맺음이 아주 정확한 사람이라 오해로 인한 손해를 많이 보는 형이라고 한다. 어쨌든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재미있는 것 같다. 아마 이글을 보는 순간부터 붕어빵을 먹을 때 조금은 조심스러워 질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꼬리부터 먹었다간 소심한 형으로 분류될 지도 모르니까…. 이처럼 붕어빵에 대한 추억도 시대와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더욱 더 재미있는 것은 붕어빵에는 붕어와 관련된 재료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즉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붕어빵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그렇다면 왜 하필 붕어모양으로 빵을 구웠을까?
난 이렇게 추측해본다. 먹을 것이 흔하지 않던 그 시절 풀빵이지만 붕어형태를 만들어서 팔면, 냇가에서 많이 잡아먹던 그 붕어에 대한 친근감과 친구들에 대한 추억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을 쉽게 얻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또한 수산물이 운송이 쉽지 않았던 그 시절 고기대신 고기모양으로 된 풀빵이라도 먹으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싶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붕어빵의 모양은 우리가 냇가나 저수지에서 잡아 붕어찜 또는 붕어탕을 해먹던 붕어와 참붕어 중 어느 종의 형태를 닮았는지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붕어의 몸은 장타원형으로 옆으로 납작한 반면 참붕어의 몸은 옆으로 약간 납작하지만 가늘고 긴 편이다. 크기는 붕어가 참붕어에 비해 훨씬 크다. 이것으로 보아 붕어빵 틀은 붕어의 형태를 본 떠서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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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