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7주년 기념 특별좌담> 연안어업 무엇이 문제인가
<창간 47주년 기념 특별좌담> 연안어업 무엇이 문제인가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9.01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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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자원 고갈 막고 생계형 연안어업 지켜내야”
연안어업인연합, “외국인 인건비 보전되면 자율 휴어기 실시”

 

 

 



전국 연안어업인들이 처음으로 한데 뭉쳤다. 지난 7월 27일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가 출범한 것. 경남 남해군 체육관에서 열린 이 출범식에는 전국에서 1,300여 명의 연안어업인들이 참석했다. 연안어업인연합회는 전남, 전북, 부산, 경남, 경북, 충남, 인천, 강원 등의 연안자망, 연안복합, 연안연승, 연안통발, 연안조망, 연안선망, 연안들망, 연안형망, 연안정치망, 연안안강망 어업인들의 권익보호와 어업질서 확립을 위해 결성됐다.

자원은 유한한데 조업구역까지 겹쳐 충돌이 잦고 다양한 전국 영세 어업인들이 어업사상 처음으로 뭉치게 된 이유는 무엇이며, 연안어업 애로사항의 해법은 무엇인지 찾기 위해 <현대해양>이 이들을 만났다. <편집자 주>

 

 

 

 

 

*이 글은 연안어업인들의 소리(주장)를 옮긴 것으로 본지 <현대해양>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본지는 연안어업인들의 목소리에 이어 근해어업인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공정한 보도와 균형 잡힌 판단으로 분쟁을 막고 수산업 발전과 어업인 삶의 질 향상이라는 대의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애독 바랍니다

 

 

참석자
이성민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 회장(연안복합)
김대성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 부회장(연안정치망)
정동민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 총무(연안자망)
박완규 전 한국어업포럼 이사(해산종묘 배양)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가 출범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준비했나?

 

 

 

 

▲ 이성민 회장.
이성민 회장(이하 이성민)_평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얘기한 지가 꽤 됐습니다. 작년 올해 일이 아니고 수년 전부터 얘기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연안은 어민 스스로 관리하지 않으면 연안바다가 고기 없는 바다로 바뀔 위기입니다. 그걸 막기 위해 연안어업인 스스로 단체를 만들자고 뜻을 같이 한 겁니다.

그 와중에 해양수산부가 기선권현망과 쌍끌이어선(저인망)의 혼획(混獲)을 허용하는 수산업법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연안어업이 힘든데 큰 근해어선에 혼획을 허용한다면 연안어업인들이 도태되는 시기가 빨리 도래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부터 막기 위해서 전국연안어업인을 하루 속히 규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의가 되어 모이게 됐습니다.

그럼 연안어업인연합회가 출범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쌍끌이어선과 권현망어선의 혼획 허용이라고 보면 되나?

정동민 총무(이하 정동민)_ 제가 80년대 후반부터 원양어선을 오래 탔기 때문에 트롤이 어떻게 불법을 하는지, 또 할 수 있는지 잘 압니다. 지금 갈수록 바다자원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근해어업인 기선권현망과 쌍끌이 어선의 어류 혼획을 허용하는 것은 자원고갈을 정부가 조장하는 것입니다. 이는 치어를 잡고 불법어업을 하라는 얘기와 똑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안어업인들이 단체를 결성해 이를 막아야겠다고 연합한 것입니다.

 

 

연안어업은 결속이 잘 안되고 모일 기회가 없었지 않았나?

이성민_그 이유가 같은 바다에서 어업하면서도 업종이 다르고 자기네 이익을 먼저 추구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서로 단결이 안 됐던거죠. 그런데 이젠 모든 연안 업종이 단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쳤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연안어업인들에게 꼭 필요한 법을 만들려고 해도 상대 업종에 의해 법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결국 연안어업인들이 피해를 보게 됐는데 이제 결속이 되면서 우린 한배를 탔고 한 가족이 됐습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이해하면서 다른 업종과 분쟁이 자동적으로 해소가 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나?

 

 

 

 

▲ 김대성 부회장.
김대성 부회장(이하 김대성)_ 연해 근해 구분이 안되었기 때문에 어업강도가 세졌습니다. 트롤이 연해에서 됩니까? 기업형이 연안에 있으면 연안은 살 수 없습니다. 왜냐 트롤 저인망 배 한 척이 잡는 어획량이 연안 1톤 배 800배 강도입니다. 남해가 불과 7~8년 만에 이 꼴이 됐습니다. (트롤어업이) 성행한 지 10년 됐는데 7~8년 만에 황폐화 됐습니다. 그나마 어구를 규격대로 쓰면 이렇게 까지는 안 되는데 모기장 같은 그물로 불과 1분 만에 초토화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발적으로 바다를 살리자고 나선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단속권한이 없어요. 그들이 단속공무원 출퇴근시간을 너무나 잘 아니까, 증거가 없으니까 단속공무원이 의욕을 잃어요. 만약 단속이 돼 영업정지 15일이면 묶어두는 배 따로 있고 작업하는 배 따로 있습니다. 똑같은 배니까 행정에서는 모르는 거죠. 그래서 그걸 잘 아는 우리 어민이 지도 단속을 해야 된다고 회장님이 (출범식에서) 말씀하신 겁니다.

이성민_근해는 한마디로 기업형 아닙니까? 근해 어선들이 연안에 들어와서는 안 되죠. 그런데 연안에서 싹쓸이 조업을 합니다. 그로 인해 자원이 고갈되고, 연안어업인이 설치해 놓은 어구가 경남에서만 10억 이상 재해를 입습니다. 이게 현실인데 수산업법을 관장하는 해수부는 이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우리 어민들이 나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때까지 행정만 믿고 왔는데 이젠 못 믿죠. 해수부가 어업인 단체를 위해 쓰고 이는 예산이 7,000억 이상인걸로 아는데 이게 과연 어업인들에게 필요한 곳에 나갔느냐 아니거든요. 7,000억이 낭비되고 있어요. 제대로 쓰면 변화가 와야 되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이 밑 빠진 독에 물만 붓고, 이것은 안 됩니다.

어선위치 추적장치(VMS)를 다 달아 위치를 알리도록 하는데 쌍끌이어선은 안 답니다. 다른 선박들처럼 위치가 알려지면 단속정이 필요 없습니다. 몇 시에 무슨 배가 어느 지점에서 조업을 한다 모니터에 다 보이는데 왜 간편하고 돈 안 드는 절차를 무시하는지, 무궁화호(어업관리단) 단속 나오면 하루 경비가 얼마고, 단속이 됩니까?

박완규 전 이사(이하 박완규)_제가 한국어업포럼 이사로 있으면서 대표로 국회 토론회에 나가기도 했는데, 정책하는 사람들은 연안-근해 밥그릇 싸움으로 봅니다. 연안에 고기 씨가 말랐는데 왜 말랐는지 보면 됩니다. 근해어선은 선복량부터 엄청나게 많습니다. 멀리서 잡던 어선이 자꾸 안으로 들어옵니다. 멀리서 안 잡히니까 안으로 들어온다는 겁니다. 왜 연안으로 들어오는지 행정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데 내가 봤을 때 언론하고 수산경제연구원 같은데서 강하게 지적해야 합니다.

 

 

 

 

 

 


이성민_먼저 연안에서 어업질서를 확립하고, 두 번째는 자원을 회복시켜야 됩니다. 자원회복을 위해서는 바다에 종묘방류를 해도 지금 시스템에서는 그 자체가 헛돈입니다. 고기가 클 수 있는 기간이 있어야 되는데 치어 연안에 방류하면 근해 큰 배로 잡으면 몇 억 원어치 뿌려도 삽시간에 없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단체가 연말까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제대로 된 단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단체로 만들고 내년부터 연안어업이 자율 휴식년제를 시행해서 어민들 쉬는 동안 어업인단체에 7,000억씩 쏟지 말고 휴어기 외국인어업인 생활비로 지급해주라고 할 겁니다.

박완규_종묘 방류 예산이 2003년에 20억이었습니다. 그런데 종묘협회 만들어 400억까지 올렸습니다. 1,000억 원 이상 방류하면 효과가 나온다고 하지만 근본적 문제가 있는게 바다가 망가집니다. 100년 대계를 생각한다면 정치망 해달라는 대로 보상(폐업지원금)해주고 줄여야 합니다. 절반은 줄여야 합니다.

짝짓기해서 성어가 된 고기를 잡아야지 미성어는 잡지 말자 했더니 (정치망에) ‘들어오는 걸 어떡합니까’라고 얘기하더군요.

 

 

 

 

 

 

▲ 정동민 총무.
김대성_저도 정치망을 하지만 50%는 없애야 합니다. 정치망 어장을 없애자 이겁니다. 거기가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치어 많이 생길 시기 정치망업 금지시키자 이겁니다. 외국인 노동자 인건비만 보상 받으면 휴식년 하려고 합니다. 시범적으로 남해만이라도. 우리가 자발적으로 그렇게 안하면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 조업 안 할 거니까 외국인 인건비만 주라는 겁니다. 정말 정신차려야 합니다. 연안어업단체가 못하면 더 할 단체가 없습니다.

이성민_또 연안감척사업은 완전실패사업입니다. 1년에 한 척을 감척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됩니다. 감척했을 때 일체 다시 안 하겠다는 조건하에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감척이 빛납니다.

0.5톤 허가를 가지고 2.99톤까지 배를 만들 수 있습니다. 0.5톤 배 가지고 있던 사람이 감척하고 나서 2.99톤 배를 만듭니다. 배가 커지니까 사람 욕심도 커지겠죠. 그럼 더 많이 잡게 되고.

김대성_감척은 실패입니다. 배 버리고 바다 떠나게 했으면 먹고 살게끔 해야 되는데 입찰제가 말이 됩니까. 그런 행정을 왜 합니까.

 

 

정동민_통발어업 문어단지 갯수 제한한다며 문어 단지 하나 1킬로 넘는 걸 1만 2,000개까지 허가해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근해어업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김대성_근해어선이 안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경비도 덜 들기 때문인데 정상적으로 생각한다면 연안에 들어오면 안 됩니다. 불법하기 위해 들어오는 것입니다. 야간에만 들어옵니다. 수심 50~60미터 고기 잡으라 허가 내주는데 5~6m 고기 잡아서 되겠습니까? 얕은데서 어떤 고기를 잡겠습니까? 산란하는 것, 자는 것 이런 것 안 잡겠습니까?
어민이 불법어업 단속 근거를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불법은 밤에 이뤄지는데 단속공무원이 밤에는 단속을 안 하잖아요. 단속해도 증거가 불충분하니까 대부분 무혐의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어구와 어법을 잘 아는 어민이 단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동민_ 큰 단속정이 큰 근해 배는 단속을 안 하고, 작은 연안 배를 단속합니다. 즉 소는 안 잡고 소털만 잡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 연안어업인들이 근해 불법신고를 해서 잡을 수 있도록 해 근해 불법어업 없애고 연안도 점차 불법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박완규 전 이사.
그 외 할 얘기는?

이성민_선박 검사와 관련해 할 얘기가 참 많습니다만  그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 핵심은 생계형 연안어업인들이 물러설 데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죽 답답하면 이런 단체를 만들겠습니까? 단체를 이용해서 공무원을 괴롭힌다는 게 아니라 자원을 회복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김대성_저는 이제 나이가 많아 고기 안 잡아도 됩니다. 다만 자식 후배들에겐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어장을 물려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정동민_자원이 없는데 희망자 교육시켜 귀어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우선 꼭 필요한 곳에 투자해서 바다를 먼저 살리기를 바랍니다.

박완규_ 연안어업이 다 어렵지만 지역적으로 조금씩 다릅니다. 실제 바다에서 일하는 어민만 모여 토론을 해보면 됩니다. 도둑도 도둑질 해본 사람이 잘 잡는다고 어업인의 문제는 어업인이 제일 잘 압니다. 1박2일이든 2박3일이든 세미나가 됐든 토론이 됐든 어업인끼리 분임토론으로 결과를 만들고 이를 실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실 말씀이 상당히 많으신 것 같은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함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연안어업인이든 근해어업인이든 모두 ‘해양’이라는 공재를 바탕으로 삶을 일구는 분들인데 공생하며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발전을 위해 묵은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장이 만들어 질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 좌담을 마 치도록 하겠습니다. <진행·글=박종면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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