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 자생하는 수산자원 활용해 항노화 산업 중심도시 만들겠다”
“남해에 자생하는 수산자원 활용해 항노화 산업 중심도시 만들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8.31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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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박영일 군수>
수산식품 거점단지 유치…해삼양식사업 육성


▲ 경남 남해군 박영일 군수
연일 폭염이 지속되던 지난달 박영일 남해군수는 가뭄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그리고 광복절인 이튿날 공휴일임에도 전날 대책회의 결과에 따라 마른 논에 물을 대는 작업이 한창인 들에 나가 현장을 시찰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다음날 아침 일간지엔 군수가 직접 논에 물을 대는 사진이 지방면 톱으로 실렸다.

사실 이날부터 여름휴가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심각한 무더위에 따른 가뭄 걱정에 마음 놓고 휴가를 떠나지 못한 것.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우스갯소리로 박 군수는 아침 일찍부터 업무시간에 둘러보지 못한 곳을 둘러보고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났다. 가는 곳마다 취임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 후배, 동료, 어른들이다.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이 있듯 그를 본 지인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을 물 쏟아내듯 물어본다. 수산식품 거점단지 조성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아름다운 어항사업은 어찌되는지 군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

식사를 위해 들른 곳은 조합장 시절 자주 가던 고향 같은 작은 식당이다. “확실히 남해 갈치가 맛있다. 맛이 희한한 맛이 나네”라며 연신 감탄사를 내뿜는다. 이어 그는 “북태평양 쪽에서 오는 갈치가 제주도 근해를 지나 남해군 쪽으로 오는 때가 추석 무렵인데 살이 올라 맛이 있다”고 남해 갈치가 맛있는 이유를 친절하게 풀어준다.

제일 많이 하고 듣게 되는 이야기는 부채 상환에 관한 것이다. 2년 전 취임할 당시 남해군에는 76억 원이라는 부채가 있었다. 우선 이것부터 상환하고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진짜 잘 사는 남해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빚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데 어른들은 빚이 있으면 발 뻗고 못 잔다, 죽자니 죽지도 못한다고 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쓴다”며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부채에 대한 체감온도를 설명해준다.

“빚을 다 갚았다고 어른들이 좋아하시니 기분이 좋다”고 말하는 박 군수. 그는 “우리 군에는 머물 곳이 부족해. 단순히 자는 곳은 OO리조트가 들어서면 해결되는데 문제는 콘텐츠야. 콘텐츠를 채워야 되는데…”하며 새로운고민을 만들어낸다. 그에겐 휴가는 없었다.

민선 6기 전반기 2년을 보내고 후반기를 맞은 그를 만나 ‘진짜 잘 사는 남해군’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민선 6기 전반기 최대 성과는 무엇인가?

민선 6기 전반기 가장 큰 성과로 건전하고 튼튼한 지방재정을 꾸려나갔다는 것을 꼽고 싶습니다. 우리 남해군은 40여년 만에 채무를 모두 상환해 튼튼하고 건전한 군 살림살이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취임한 해인 2014년에도 약 76억 원이라는 큰 빚이 있었습니다. 군민 1인당 약 16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던 거죠. 그간 남해군의 채무 발생 주요인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한 재난 피해 복구비와 광역상수도 공사 등이었습니다.

재난 발생 위험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에서 향후 빚에 빚을 더해야 하는 상황이 우려되는 만큼, 채무 상환 여력이 있는 지금 채무 제로화 달성의 적기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강력한 의지로 채무 제로화 시책을 추진해 군의 채무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모두 상환됐습니다.

빚 청산과 함께 군 재정력 강화에도 온 힘을 쏟았습니다. 지난 2년간 수없이 중앙부처와 경남도청를 동분서주 오가며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국·도비 확보에 전력을 다해왔습니다. 그 결과, 민선 5기에 비해 17.3% 증가한 1,260억 원의 국·도비를 확보하는 결실을 거뒀습니다.

특히 정부시책 방향을 정확히 파악, 국가 공모사업에 역점을 두고 민·관이 합심해 602억 원의 공모사업비를 확보하는 등 전례 없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주요 공모사업으로 △해양수산부 물건항 다기능어항(피셔리나형) 개발사업 283억원 △해양수산부 아름다운 어항 개발사업(미조남항) 116억 원 △해양수산부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조성사업 75억 원 등이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전체 예산규모 또한 점차 줄어드는 인구에도 불구하고 민선 5기에 비해 11.3% 증가한 약 3773억 원에 달하는 등 지역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남해군은 남해안의 중심 도시로서 기능을 다하기 위한 방안들을 찾고 잇다. 사진은 지난 7월 경상대에서 영호남 9개 시·군 시장과 군수를 비롯, 지역 국회의원, 대학교 총장,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상생발전포럼.

채무 조기 상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다.

두 가지 정책을 동시에 추진했는데, 먼저 국·도비 예산을 대거 확보했습니다. 예를 들어 군도인 서상-남산 간 도로 확포장공사에 약 25억 원의 국·도비를 지원받아 군 자체예산 투입을 최소화했습니다.

두 번째로,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하고 건전한 재정을 운영했습니다. 보물섬 시네마 신축공사를 리모델링 공사로 전환해 7억 원을 절감하고,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직접 운영해 또 7억 원을 절감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4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이어져 온 채무를 2년 정도 되는 기간에 모두 상환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특히 우리 남해군의 채무 제로화 시책은 군민들의 민생을 위한 각종 사업들의 위축됨 없이 이뤄냈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습니다.

수협조합장 시절 추진했던 수산식품 거점단지 조성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남해군수협 조합장 시절 추진했던 수산식품 거점단지 조성사업으로 당시 지방비가 확보되지 못해 성사되지 못했으나 군수 당선 직후 다시 시도해 150억 규모의 예산 중 50%를 국비 지원을 받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수산식품 거점단지 조성사업은 수산식품개발 연구와 수산물가공·판매 등 종합기능을 남해군에 갖추는 사업으로 현재 실시설계 중이며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18년 완공됩니다. 1층엔 현대화된 위판장과 수산시장이 들어서고 2층엔 HACCP시설을 갖춘 관광형 수산물가공공장이 만들어집니다. 그 외에 어업인복지설 수협 사무실 등도 이곳에 들어섭니다.

▲ 박영일 군수는 수협 조합장을 지낸 수산인답게 각종 수산현안에 남다른 혜안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연안어업인과의 간담회.

민선6기 후반기 주요정책은?

국가 공모 사업과 IGCC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조성을 비롯해서 각 분야의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서 지역 경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농업분야는 농로개설을 비롯해서 영농 기계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냉이, 미니 단호박, 애플수박, 이러한 고소득 특화작목을 발굴하고 육성하겠습니다.

그리고 해삼양식산업, 전복양식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육성해서 군민 소득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남해를 해양 항노화 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 것입니다.남해에 자생하고 있는 잘피, 손도미역, 손도파래, 톳, 다시마, 쏙 이러한 자원들을 활용해서 가장 적합한 사업들을 발굴하겠습니다.

귀촌인 유치도 군정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토 임대은행이나 100일 동안 남해에서 살아보기, 이 같은 맞춤형 지원을 통해서 ‘귀촌수도 남해’를 조성하고 귀촌인들에게 ‘남해에서는 절대로 실패할 일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겠습니다.

선거공약으로 800리 역, 보물섬 역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공약이행은 어떻게 되고 있나?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은 군수 공약사업이자 우리 남해군의 관광분야 핵심 사업입니다. 302km에 이르는 남해의 해안선 전역을 드라이브할 수 있도록 길을 연결하고 가장 아름답고 테마가 있는 주요지점에 간이역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간이역 내에는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매장, 특화 먹거리를 선보일 수 있는 식당, 예술과 문화를 전시하고 공연할 수 있는 장소, 전망대, 체험장 등이 마련됩니다.

우리 군은 보물섬 800리길 사업 추진의 성공 열쇠가 국·도비 예산 확보에 있다고 보고, 국가 공모사업 선정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습니다.

그 결과,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과 연계된 총 92억원 규모의 관광실크로드 조성사업, 21억 원 규모의 동대만 간이역 조성사업이 지난해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올해부터 사업의 시발점이 될 창선면 상신리 일원 동대만 간이역 조성사업과 미조면 송정리 설리 일원 등의 보물섬 관광실크로드 조성사업 등 2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보물섬 800리길 조성사업은 천혜의 관광자원인 해안경관을 활용한 세계적인 관광 인프라 조성뿐만 아니라 관광이 주민 소득과 직결되는 시스템을 완성해 관광분야의 창조경제 모델을 정착시켜 나가는 시스템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박종면
중국마을을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중국마을의 의미와 기대효과가 궁금하다.

마을 만들기는 우리 남해군이 아주 잘하는 전문 분야입니다. 독일마을과 미국마을은 단순히 전원주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마을마다 적절한 테마가 있기 때문에 지금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습니다.

중국마을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중국 자본을 유치하는 것 보다는 한중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한중문화 교류단지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지난 4월 북경에서 개최한 투자 설명회를 통해서 중국마을에 대한 수요는 어느 정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위치나 규모는 투자의향자들과 협의를 통해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우리 남해군은 노량해전에 참전해서 전사한 명나라 등 자룡 장군이나 서불과차 등 중국과 연관이 있는 자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잘 결합시킨다면, 상당히 매력 있는 개발 사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역 6차 산업화 진행과정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생산 위주의 농어업에서 벗어나 생산·가공·유통·체험·관광을 복합한 6차 산업으로의 혁신을 통해 신 소득원 발굴, 일자리 창출, 새로운 관광자원의 개발을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민선 6기 공약사업인 보물섬 800리 길 조성사업, 경남 50년 미래 먹거리 산업인 해양항노화산업을 필두로 6차 산업화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6차 산업화가 국가 역점사업인 만큼 이에 발맞춰 각종 국가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수산 식품개발·연구와 수산물 가공·판매 등 종합기능을 갖춘 수산식품거점단지 조성사업 150억 원, 전도마을 어촌 6차산업화 시범마을 15억 원 등이 있습니다.

수산분야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삼양식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우리 남해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과 전 세계 수산업의 정책 기조는 10년 후 지속가능한 수산업의 육성 발전입니다. 반대로 해석하면 10년 안에 도태되는 수산업이 많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비해 우리 남해군은 10년 후 지속가능한 수산업, 즉, 양식산업 중 해삼과 전복 양식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차츰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 중 해삼양식은 시작은 씨뿌림 양식으로 사업이 추진되지만 목표는 가두리 양식 즉, 대량 생산입니다. 우리 군에서는 대대적인 해삼양식을 위해 2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해삼중간육성장을 건립했습니다. 앵강만 해역에 해삼 씨뿌림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2014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약 73톤의 해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조 설리 해역에서 해삼시험양식을 추진하고 있는데, 제가 직접 수중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삼 서식 상태가 아주 양호했습니다.

소비처 발굴을 위해 해삼을 이용한 각종 요리를 개발하고 시식회를 통해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 소비지는 세계 최대의 해삼 소비국인 중국입니다. 중국 판로를 개척해서 우리 남해 수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 박영일 군수가 모처럼 맞은 휴기기간 동안에도 수지 않고 수산현장을 찾아 김창영 남해군수협 조합장 등 어업인들과 환담을 나눴다. ⓒ박종면

해양 항노화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우리 남해군을 해양 항노화 산업의 중심도시로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해양항노화산업은 해양으로부터 획득한 소재를 이용, 노화와 노인성 질환 예방 및 치료 또는 개선을 위한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입니다. 최근 100세 시대가 점차 현실화돼 건강하고 오래 사는 항노화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각됨에 따라, 관련 시장규모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이자 경남도의 경남 미래 50년 먹거리 산업 중 하나로 중점 추진되는 등 차세대를 선도할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잘피, 손도미역, 손도파래, 톳, 다시마, 쏙 등 해양생물의 생산·공급여건이 탁월하고, 마늘연구소와 경상대학교 해양생물교육연구센터와의 협력 등 항노화 바이오 연구과제 수행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해양 항노화산업 육성에 매우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올 초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국내 관련시설 벤치마킹,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또한 지난달에는 해양 항노화산업 과제 발굴과 산업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발전전략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미세조류 생산단지조성, 관련 기업 유치, 어촌 장수마을 조성, 전문 연구기관과의 MOU 체결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해양 항노화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해양 항노화 소재들이 1차 산물로만 판매되는 한계를 벗어나 심도 있는 연구개발을 통해 건강 기능성 식품, 의약품, 항노화 기능성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제조 판매되는 6차 산업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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