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자신감’이 필수조건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자신감’이 필수조건이다
  • 배종하 농수산대학교 총장
  • 승인 2010.07.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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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놀랄만한 활약상은 온 국민을 들뜨게 했다.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는 물론이고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도 온 국민이 깜짝 놀라고 세계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특히 동양인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긴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에서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한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을 여러 종목에서 볼 수 있다. 잊을 수 없는 2002년 월드컵 4강, 베이징 올림픽에서 서양선수들의 독무대 였던 수영 단거리, 중거리에서 세계를 제패한 박태환 선수, PGA의 최경주, 양용은 선수 그리고 LPGA를 완전히 손아귀에 넣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나라의 젊은 여자 골퍼들,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남아공에서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예선 1차전에서 강적 그리스를 완전 압도하고 통쾌하게 2:0 승리, 3차전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싸워서 대등한 경기로 마침내 해외원정 최초로 월드컵16강 쾌거를 이뤄 온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간 우리 축구 대표선수들, 보기만 해도 자랑스럽고 장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과연 우리가 16강에 갈 수 있을까?  우리가 그리스나 나이지리아를 이길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솔직히 16강에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시원한 경기 내용을 보여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TV 중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나 스스로가 참 부끄러웠다. 특히 놀랄만한 것은 스코어나 경기결과 보다 경기 내용이다. 경기의 흐름을 이끌어나가고 밀집지역에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정확한 패스를 이끌어내는 모습, 공격수들의 민첩함과 정확한 위치 선정 등은 대단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 선수들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일까? 물론 과거보다 우리 축구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실력이 갑자기 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력 보다는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닐까?

대한제국의 마지막에서 1980년대 까지 우리의 역사는 일제 강점, 한국 전쟁 등 엄청난 재앙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외세에 짓눌리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르고 그 와중에 배가 고파 외국에게 손을 벌려야 했고 원조를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고개 숙여야 했다.  그렇게 산 세월 속에 우리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우리는 늘 약하고 모자라는 존재라는 고정 관념이 알게 모르게 자리 잡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 스포츠에서도 시작도 하기 전에 머릿속에는 ‘우리가 저 나라를 이길 수는 없어, 이기기는 어려울 거야’ 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으니 결과는 좋을 리가 없다. 경기 시작하기 전에 벌써 마음속에 주눅이 들어있었고 ‘이겨야 하지만 우리가 이기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니 제대로 실력 발휘도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지금의 50대, 60대 이상 세대들은 아직도 은연 중에 그런 생각에 젖어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태어난 우리의 젊은 20대, 30대는 사고의 틀이 다른 세대라고 부르고 싶다. 그들은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이 날로 달라질 때 태어나고 자랐다. 이제는 엄연히 선진국의 일원이 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 못사는 나라들에 식량을 원조하고 학교와 병원을 만들어주는 대한민국이 그들에게는 시련과 고난을 주는 조국이 아니라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조국인 것이다. 그들의 기억 속에는 가난과 고통은 없다.

외국을 다녀보면 사실 우리나라처럼 물질적으로 풍요한 나라는 거의 없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를 다녀 봐도 우리보다 잘 사는 국가는 많지 않다. 이처럼 발전한 대한민국에서 자란 우리 젊은 세대들은 누구와 경쟁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 자신감이야말로 바로 승리의 원동력이 아닐까? 세계무대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강자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실력을 100% 이상 발휘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대표선수들이다.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마찬가지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사람과 열심히 하지만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결과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무슨 일이든지 흔들리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중에 겪게 되는 많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아야 하는데 반드시 성공한다는 자신감 없이는 대개 주저앉고 만다. 반면에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눈초리부터 다르고 늘 활기가 넘치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비록 스포츠뿐만 아니라 올해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담 등 큰일들을 앞에 두고 있다.  우리의 국력이 날로 커져가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또 국제사회는 우리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그 기대에 부응하여 걸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겁 없이 침착하게 맞서는 우리 젊은 세대들이 참으로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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