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는 왜 배를 부풀릴까?
‘복어’는 왜 배를 부풀릴까?
  • 황선도 FIRA 대외협력실장
  • 승인 2016.07.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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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어

부푸는 것은 부레가 아니라 ‘위’

복어는 왜 배를 부풀리는 것일까? 정확히는 알수 없으나,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요약하면 대체로 4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위협설이다. 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 배를 부풀려서 위협한다는 것이다. 이 설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서 동물학 책에도 씌여 있다. 적에게 대항해 입을 벌리고, 아가미 뚜껑을 앞으로 세우고, 지느러미나 몸의 가시를 세워 몸을 크게 보이게 하여 위협하는 동작은 다른 물고기나 육상동물에서도 볼 수 있다.

둘째는 표류설이다. 공기를 들이마셔 몸을 가볍게 하여 수면에 띄우고 바람이나 해류를 이용해 표류하거나 이동한다는 것이다. 복어가 배를 하늘로 향한 채 머나먼 길을 여행할 것이라는 생각은 낭만적이기는 하나, 니를 뒷받침하는 관찰은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셋째는 보조 호흡설로서 간조 때 해변 위에 남겨졌을 때 배에 담아둔 공기를 조금씩 꺼내어 호흡을 보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 바깥에서 호흡할 때는 직접 입을 벌려 숨을 쉴 수 있으므로 굳이 배 속에 공기를 담아둘 필요가 없다. 배 속에 감아두는 것이 공기가 아니라 물이라고 하면 다소의 설명은 될 수 있겠지만, 여기에도 사실 관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분수설이다. 복어가 공기 또는 물을 위 속으로 빨아들이는 것이 배를 부풀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물을 강하게 입으로 뿜어내는 분수의 힘을 이용하는 어떤 습성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는 복어 또는 복어와 유사한 물고기의 습성을 관찰한 결과로 나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습성은 위협설과 분수설로 일단 설명될 수 있을 듯하다.

▲ 흰점복이 배를 부풀린 모습.

양식산에는 거의 없고 자연산에만 있는 독

복어는 어떻게 몸에 독을 가지게 됐을까? 이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먹이에 의한 것인지, 체내에서 자체 합성하는 것인지를 놓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복어의 독성이 개체 및 서식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복어가 스스로 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통하여 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측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실험실에서 부화해 양식된 복어에는 독이 거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독이 있는 자연산 복어의 소화기관에서 복어의 독을 가지고 있는 조개껍데기가 발견되었고 어떤 복어는 독을 가진 납작벌레를 먹이로 하는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일부는 먹이사슬에 의해 독이 만들어 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독이 없는 양식복어와 독이 있는 자연산 복어를 같은 수조에서 사용하면 독이 없던 양식복어에 독이 생기기도 하는데, 물은 소통하게 하되 이 둘을 그물로 격리하면 이런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또 복어의 피부에서 채취한 세균이 테트로도톡신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그래서 접촉에 의한 감염설도 제기된다.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중에서
황선도 지음 / 부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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