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좋은 어항, 행복한 어촌을 만드는 날까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어항, 행복한 어촌을 만드는 날까지
  •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 승인 2016.06.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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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청로 어촌어항협회 이사장

내가 한국어촌어항협회의 직원들에게 틈마다, 그리고 월례조회가 있는 매달 첫 번째 월요일 첫 만남에서 자주 되뇌는 한마디가 있다. 이 한마디가 억지스럽게 반복되는 행위였다면 직원들 사이에서 짜증스런 반응이 나올 법도 하겠지만, 진지하게 공감하는 직원들의 눈동자를 보면서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오히려 나의 진정성에 대한 이들의 믿음을 확인하게 됐다.

“어항-어촌을 화두로 고뇌하는 공공기관 중에서는 그 인력구조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조직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집단이 됐다. 당연히 그 일의 수준과 규모도 최고수준이 돼야 한다. 적어도 그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바로 내가 자주 되뇌는 한마디다. 우리 협회는 내년이 되면 설립 30주년을 맞이한다. 과거의 공과를 점검하고, 기관의 존재이유와 앞으로의 미션을 다시금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해양수산정책의 성패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연안 공간 및 어촌사회의 모습이고 그들의 행복지수다. 이제는 더 이상 욕심많은 자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된 공간, 무력한 어민이기를 거부한다. 청년과 문화공간, 청정지역이 공존하는 작지만 활력 넘치는 온 국민의 힐링공간으로, 그리고 그 주연이 되는 착한 어민이기를 희망한다.

마을 어장의 복원, 어항의 정비, 안전과 관계한 아주 작은 기술용역사업을 주관하는 과정에서 공개경쟁 입찰이라는 사회적 공정경쟁의 시스템을 적용한다. 수많은 계약과정에서 이의 제기가 거세게 일어나기도 한다.

정부사업과 일선어민 그리고 그 사이의 기술 산업체, 이 접점에서 정부의 정책 실행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책무다. 자칫하면 존재가치를 따지고 들게된다. 관련 산업체가 공정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기술력을 증강하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판을 짜고 규칙을 정하고 게임을 진행시켜야 하는 실무적 책임기관이다.

늘 선량하지만 까다로운 어민과 관련 산업체를 선도하고, 정부정책의 정교함을 극대화하는 노력집단-고뇌집단-두뇌집단으로 스스로를 단련해 가지 않으면 안된다. 거친 어민과 더 거친 열정의 사업자들 사이에서 그리고 힘 센 정부 밑에서 우린 늘 변함없이 어민과 어촌과 어항을 위해 고민하고, 어촌사회가 꿈을 만드는 과정에 함께하는 기관이어야 한다.


국내외 기술인과 지혜로운 사람들의 네트워크, 그리고 그들의 지혜를 달구어 꿈을 만들고 이루는 과정에 하나하나 관여해 정책이 되게 하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업체의 기술력, 어민의 행복을 찾아가는 역량을 키우고, 융복합의 협업기능을 극대화시키는 과정에서 우리 기관의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한다. 우리가 주장하는 명품어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어항만들기 프로젝트가 다 이런 맥락의 꿈을 실현하는 큰 흐름 속 사업에 포함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한 개인이나 한 정부부서의 정책과제로 이루어지긴 어렵다. 한 기관이 네트워크의 중심에 서서 세상의 모든 전문가와 어민사회와 기술사회를 엮어내는 노력으로 지속적인 두뇌혁신 또는 선순환 창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작은 어항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장 지혜로운 자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장소로, 그리고 세상의 어촌과 어항을 이야기하는 국제적 담론의 현장으로서 서울보다도 더 가치 있는 어촌사회의 멋진 공간으로 태어날 수는 없는 것인가?

한국의 수산과 어촌어항이 세계의 담론을 모으고 분배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되고, 명품어촌 및 모두가 행복한 어촌, 청년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어촌 등 어촌사회의 선순환모델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그려본다.

직접적 대량생산에 의해 거대한 부호는 만들기 어려울지 모르나 작지만 알맞은 생산, 건강한 마케팅, 청정한 공간의 조화로 행복한 인간사회를 만드는 일은 가능하지 않을까? 건강한 토양과 바다와 연안, 행복한 인간이 어우러져 미래형 창조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내리라 믿는다. 이는 정말 우리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로운 작업을 한다는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우리 협회는 어촌-어항-연안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영혼이 살아 숨쉬고, 청년이 살기 좋은 환경을 꾸준히 조성해 나가야 한다. 또한 어민의 삶과 정부정책, 이 두 가치의 융합과 조화를 극대화하는 공공기관으로 당당하게 서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청렴하고 투명한 조직이어야 하고, 협업과 융합의 네트워크파워를 극대화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개인의 역량과 성과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역량과 성과로 집중되는, 그리고 어촌사회의 행복이라는 최종성과지표로 초점을 모아가는 기관이어야 한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어항을 품에 안고, 최고로 행복한 한국의 어촌사회, 그 것을 엮어내는 네트워크파워의 컨트롤러, 가장 투명한 시스템으로 당당하게 출발하자고 오늘도 또 한마디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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