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⑥ 홍관의 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
FRONTIER ⑥ 홍관의 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5.3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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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사랑에 푹 빠진 ‘수산계의 정주영’
“연어는 고급 어종, 자원 증대하고 부가가치 더 높여야”

 

▲ 홍관의 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 ⓒ박종면
“연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연어의 부가가치를 더 높여야 합니다.”

홍관의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지사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 그에게서 연어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난다. 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양양연어사업소가 올해부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름을 달리한 것이다. 센터는 국내 최대 연어 치어공급원(Seed Bank)의 역할과 내수면 어종 자원량 확보 업무를 하는 곳이다.

홍관의 센터장은 1976년 국립수산진흥원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40년 중 약 30년을 연어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때문에 국내 몇 안 되는 연어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주문진 수산고를 나와 강릉대 산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부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우리나라 연어 자원 확보의 역사는 센터 전신인 국립수산진흥원 양양어류종묘배양장 설립 전과 후로 나뉜다. 양양어류종묘배양장 설립 전인 1970년대에는 연간 방류량이 30만 5,000마리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설립 직후인 1985년에는 213만 마리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1,680만 마리를 방류했다.

연어생태체험 프로그램 정착

치어 방류 이유는 연어가 모천 회귀성 어류이기 때문이다. 방류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어미 연어를 어획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방류 시기는 매년 2~3월. 전년 10월~11월에 산란을 위해 소상한 어미 연어에서 알을 받아 부화, 사육해 4〜6㎝ 정도까지 키운 치어를 하천으로 내보낸다. 방류된 치어는 30~50일 동안 몸무게를 3~4배 늘리고 다시 돌아올 모천의 냄새를 익힌다. 이후 바다로 이동해 북해도 수역을 거쳐 베링해와 북태평양에서 3〜4년간 자란 후 다시 산란을 위해 모천으로 소상, 회귀하게 된다.

홍 센터장은 “북태평양 연어 어획량은 총 86만 4,000 톤(3억9,200만 마리)인데, 어획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러시아 1억 7,100만 마리, 다음은 미국 1억 6,000 마리, 일본 4,300만 마리이다”라며 “우리나라 연어 어획량은 북태평양 연어 총 어획량의 0.04%에 그친다”고 안타까워했다.

연어 치어 방류량은 미국 20억 마리, 일본 19억 마리로 우리나라 방류량은 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 소속 5개국 중 가장 적다. 센터는 양양의 남대천 등 전국 6곳에서 방류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어미연어 약 480톤(약 15억 원)을 해면 및 하천에서 어획해 어민 소득 증대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고됐다.

홍 센터장은 연어 방류와 포획 채란을 거듭하며 이를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 ‘어린 연어 보내기 생태체험행사’와 ‘어미 연어 맞이 체험행사’가 그것. “어린 연어 보내기 행사는 방학 때 학교에서 단체로 많이 오고, 학기 중에는 부모님 손잡고 오는 경우가 많아 참 보기좋다”고 그는 말했다. 해마다 부모를 졸라 찾아오는 어린이도 있을 정도로 인기 프로그램이 됐고 아이들 생태교육으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그는 체험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DVD와 3D 애니메이션도 제작했다.

▲ 채란작업

연어 정자 의학용으로 제공

홍 센터장은 연어의 회귀를 위해서라면 힘든 일도 마다 하지 않는다. 파도에 밀려온 모래로 하천 하구가 막히면 즉시 직원들과 삽을 들고 나가 회귀로를 확보한다. 가뭄으로 하천수가 줄고 바닷물이 역류해 하천 염도가 올라가 치어 폐사 위기에 몰릴 때엔 갖가지 수단으로 제방을 쌓아 해수 유입을 막기도 한다. 이 때문에 그는 ‘수산계 정주영’으로 불린다.

이렇게 어렵게 얻은 어미연어의 알과 정액으로 인공수정을 해 자어를 얻는 것. 인공수정이 끝난 후 남은 정자와 정소는 버리지 않고 의약품 회사, 화장품 회사에 제공, 이를 활용토록 한다. 연어의 그것에서 추출한 PDRN(Poly deoxy ribo nucletide)이 손상된 세포나 조직을 원래 기능으로 회복시키는 재생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실제로 이를 활용한 점안액, 재생 주사제, 항노화 화장품 등이 시중에 출시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연어는 부가가치가 높다”며 “일단 횟감으로 좋고, 화장품과 의약품에도 쓰이고, 껍질로 가죽제품을, 뇌하수체는 호르몬으로 만들어 쓸 수 있다”며 다양한 연어 활용처를 소개했다.

남북수산협력에 기여

홍 센터장은 남북수산협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우리나라로 회귀하는 연어는 통상 ‘연어’라고 불리는 첨살몬(Chum salmon)과 시마연어라고 하는 체리살몬(Cherry salmon)에 그치지만 북한엔 곱사연어(Pink salmon), 은연어(Coho salmon), 홍연어(Sockeye salmon)가 서식해 남북교류로 어종을 확대하고 자원량을 증강시킬 수 있다는 것.

그는 수산자원 관리를 위해 국민의식 개혁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일부 무분별한 낚시인들에게 의해 아까운 자원이 훼손되는 경우를 지적하며 “연어 포획 금지기간(해면 10.1~11.30, 하천 10.10~11.30)을 꼭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홍 센터장은 비무장지대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없는 줄로만 알았던 토종 산천어를 찾는데도 성공했다. 그는 연어 자원량 증대와 유용 내수면 어종 자원량 확보를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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