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해수부, 지금은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성인 해수부, 지금은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5.30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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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해양수산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맞춰 지난 5월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김영석 장관과 직원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해양수산 통합행정 20년 기념 전 직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워크숍은 해수부 출범 20주년을 맞아 해수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이날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우리나라 원양산업을 개척한 수산계 대표 거목 김재철 동원그룹회장도 함께 했다. 김 회장은 해수부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으로부터 “섬나라 일본에도 없는 해수부를 반도국가인 한국이 만드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공무원들에게 들려주었다. 김 회장의 회고처럼 해양수산부의 출범은 쉽지 않았고 폐지되는 아픔도 겪었다.

김 회장 강연 전에는 김영석 장관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해양 르네상스 전파, 다중이용선박 안전관리대책 수립, 광양항·인천항 발전전략 수립, 해양수산 신산업 육성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서 그는 해운위기 극복, 수산물 수출 확대, FAO 세계수산대학 유치 등 현안 해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해수부 20년의 성과도 열거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작년에는 일본이 32년 걸려 성공한 참다랑어 양식을 불과 6년 만에 성공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참다랑어 양식 국가가 되었으며, 연어 양식도 세계에서 7번째로 성공한 바 있다고 했다.


아쉬운 점 또한 나열했는데 세월호 사고를 의식한 듯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인 국민 안전 확보와 해양사고 예방 측면에서 큰 아픔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20년간 해수부가 한 일이 적지는 않다. 긍정적 마인드를 나무랄 이유 또한 없다. 다만 뼈아픈 반성 없이 자기중심적으로 좋게만 평가한다면 자기만족에 빠질 것이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엄습해 오는 것은 사실이다. 김 장관이 자랑으로 내세운 참다랑어 양식은 완전양식에 성공했다는 표현보다는 완전양식에 한걸음 다가갔다는 표현이 맞을 테고, 연어 양식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왜냐하면 연어 양식은 고성군 외해 가두리에서 집단폐사를 이미 경험했었고 본격적인 출하 또한 아직 하지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주년을 자축하고 미래를 구상하자는데 훼방 놓을 일은 없다. 다만 수산계 대선배 김재철 회장의 회고처럼 해수부 설치는 비난받을 일이었고, 우리 앞에는 넘어야 할 파고가 높고, 태산처럼 쌓인 일이 많다는 얘기다. 국민들은 해수부를 모른다. 국민이 기억하는 해수부는 세월호 사고를 막지 못한 정부부처다. 해양수산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직까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나 실적이 없기 때문에 해수부의 존재 가치를 아직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냉철한 자기평가와 따가운 채찍질이 약이 될 시기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 하지 않았나. 열심히 달려온 만큼 더 열심히 달려주길 바란다.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길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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