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걸작? 탐욕의 소나무 사진전과 노량진수산시장
천하걸작? 탐욕의 소나무 사진전과 노량진수산시장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6.04.2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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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비윤리적 사진 전시회를 규탄하는 사진가들의 1인시위.

사진윤리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윤리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이는 소나무 촬영으로 유명해진 칠순의 장모씨다. 장씨는 지난 2011~2013년 소나무의 아름다운 자태를 찍는데 방해가 된다며 울진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서 수령 220년 된 금강송을 비롯, 금강송 11그루와 활엽수 14그루 등 주변 수십 그루의 나무를 무단 벌목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고 그는 2014년 4월 대구지법 영덕지원으로부터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그가 속해 있던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도 제명됐으며, 사진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다시 논란의 한 가운데 섰다. 소나무 사진을 모아 ‘천하걸작 한국영송’ 사진전 제목으로 정부 공공기관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유료 전시회를 개최하고 판매까지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논란을 뒤늦게 안 예술의전당 측이 “전시를 할 수 없다”며 대관 취소 통보를 했다. 그러나 전시 주최 측인 ‘미술과비평’ 잡지사 측은 ‘전시회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법원의 판결을 받아내 전시를 강행했다.

이 때문에 온빛다큐멘터리 소속 사진가를 비롯해 국내 사진잡지 편집자, 사진기자 등은 사진전 첫날인 지난달 12일부터 2주일간 전시회장 입구에서 소나무 사진전 중단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이어갔다. 사진가가 사진전을 규탄하며 전시 철회를 요구한 것. 이는 1839년 사진술 공표 이래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라고 한다.

그러면 사진가들이 1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피켓을 들고 일어선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윤리’ 때문이다. 장씨의 어불성설 비윤리적 행위를 규탄하고 유사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와 비슷한 일이 수산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이 현대화 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지만 일부 시장 상인들이 새 시장으로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 임대계약이 만료되었음에도 그들은 옛 시장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들은 “이전에 협조하겠다”던 서면 ‘약속’을 팽개치고 “옛 시장을 리모델링하라”는 비현실적인 주장을 계속 하고 있다. 급기야는 상인대책위 부위원장은 수협 임원에게 생선회칼을 휘둘러 칼끝이 허벅지를 관통하는 살인미수 사건까지 일으켰다. 살인 위협을 받은 임원이 대수술을 받고 병원에 누워 있는데도 상인들은 공공연히 “더 큰 불화가 있을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이처럼 사태가 도를 더해가자 시장 소유권을 가진 수협에 출자한 어민들이 대거 상경해 “옛 시장 상인들의 불법영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그들을 규탄했다.

앞서 사진을 위해 무단 벌목하다 처벌받은 장씨는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명분으로 예술의전당 전시에 이어 대구대교구 범어대성당에서 앙코르 전시까지 계획, 재기를 꿈꿨지만 명분 뒤에 숨긴 탐욕만 드러내고 말았다. 천주교회도 끝내 그의 헌금 제의를 거절했다. 윤리와 양심까지 버릴 명분이 없기 때문이리라.

노량진수산시장도 마찬가지. 이전을 거부하는 상인들은 전통시장을 지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새 시장이 좁다는 것 아닌가! 내용을 아는 이들은 윤리와 양심까지 버리고 ‘약속’을 뒤집을 만큼 명분 있는 행동은 아니라고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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