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명물 백합(白蛤)요리
부안명물 백합(白蛤)요리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10.06.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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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 서해안 부안지역 부드러운 갯벌에 서식하는 백합

 

 전라북도 부안은 백합(白蛤)과 백합죽으로 이름난 곳이다. 새만금으로 아우르는 연안갯벌이 백합의 주산지이기 때문이다. 지방에 따라 대합(大蛤), 생합(生蛤) 또는 상합(上蛤)으로 부르기도 하는 백합은 조개중의 조개, 조개의 여왕이라 부른다. 단단하면서도 매끈한 겉모습에 희디 흰 속살과 띄어난 맛이 ‘조개의 여왕’으로 불러 손색이 없다.


 희디흰 속살을 가진 ‘조개의 여왕’

 백합은 새만금갯벌의 대표적 특산물이다. 전국 생산량의 80퍼센트 이상이 부안의 계화도 갯벌이나 김제의 거전, 심포 갯벌에서 생산됐다. 백합은 하구갯벌이 잘 발달된 고운 모래펄갯벌을 선호하는데, 새만금갯벌은 만경강과 동진강의 유입으로 하구갯벌이 잘 발달되어 백합이 서식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전북 부안 ‘계화회관’은 백합죽으로 소문난 곳. 지금은 육지로 바뀐 계화도가 고향이라는 계화회관 안주인 이화자(66)씨는 어릴때 고향 계화도에서 끓여먹던 백합죽을 상품화 한 것이 부안의 토속음식이 되었다고 전한다. 백합죽이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80년, 그 후 1984년에 부안군 향토음식 1호로 지정됐다. 88올림픽 때는 한국을 찾는 많은 세계인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계화회관 이화자씨가 이야기 해주는 백합죽 끓이는 방법.
 물에 불린 쌀을 뽕잎가루와 함께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백합을 까서 적당한 크기로 다져넣고 다시 끓인다. 다 끓으면 참기름 몇 방울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고명으로 잘게 썬 김과 깻가루를 살짝 뿌리면 백합죽이 완성된다. 이처럼 백합죽 요리는 싱거울 정도 간단하다. 백합속에서 모든 맛이 우러나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쌀과 함께 넣은 뽕잎가루는 백합에서 나는 비린내를 없애주고 우리 몸에도 좋은 기능을 한다. 식당에 따라서는 당근이나 파 등 야채를 넣기도 하는데, 이 씨는 야채가 들어가면 백합죽 보다 야채죽이 되어 넣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백합죽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오래전부터 영양식, 건강식으로 알려져 온 음식이다.


 바지락죽 붐을 일으킨 백합죽

 계화회관 대표 최국서(69)씨는 부안의 백합죽이 부안지방의 바지락죽 붐을 일으킨 근원이라 한다. 부안이 백합죽으로 ‘죽의 고장’으로 소문이 나면서 값이 싸면서 백합죽과 비슷한 맛을 내는 바지락 죽이 새로운 메뉴로 등장하여 외지인들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 부안에는 백합죽 못지않게 많은 바지락죽 집이 성업 중이다.

 

△ 고소하고 담백한 백합죽

 

 

△ 백합요리 셋트 상차림

 

 

 

 

 

 

 

 백합으로 탕을 끓이면 우유빛 국물 맛이 그만이다. 백합살에는 끈적거리는 진액이 유난히 많은데 이 성분이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피로회복에 좋으며, 술먹은 다음날 숙취해소에도 좋다. 백합탕은 맹물에 백합을 넣고 끓이다가 대파와 홍고추 넣는다.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넣기도 한다. 백합탕은 간을 따로 하지 않는다. 백합 속에서 염분이 나와 간을 맞추어 주기 때문이다.

 백합으로 만드는 또 다른 별미는 백합구이. 은박지로 싸서 국물이 흐르지 않게 굽는 것이 요령. 은박지를 벗기면 조가비가 벌어지면서 하얀 속살을 내미는데, 짭조름한 국물과 함께 먹는 맛이 일품이다. 백합전도 있다. 부침가루에 흑미가루, 뽕잎가루를 넣어 반죽을 하고 깻잎과 당근, 양파 등을 갖은 양념으로 해서 파나 부추로 부쳐내는 것이 백합전이다. 최근에 개발했다는 백합전은 포장용기를 따로 만들어 놓을 만큼 인기다.

 백합의 산지 부안까지 와서 백합죽 하나만 달랑 먹고 가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계화회관에는 이런 손님들을 위한 메뉴가 있다. ‘탕정식’과 ‘찜정식’이 그것. 탕정식이나 찜정식 하나를 주문하면 부담없는 가격으로 백합죽과 백합탕, 백합구이 또는 백합찜의 맛을 고루 볼 수 있다.



 백합탕과 백합찜에 백합전의 맛
 백합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단백질이 100g당 11.7%(굴 10.5%)로 높은데 비해 지방질은 1.0%(굴 2.4%)로 매우 적어 다이어트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생체대사에 필수적인 미네랄 성분 중 칼슘은 161mg(굴 84mg), 철분 11.9mg(굴 3.8mg)으로 매우 풍부하여 많이 먹을수록 좋은 식품이다. 백합에는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한데다 위에 부담을 주지 않아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영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공사착공한지 장장 19년 만에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었다. 군산에서 부안까지, 총길이 33.9킬로미터, 세계 최장이라는 새만금방조제 길을 따라 거대한 역사(役事)의 현장을 둘러보고, 부안명물 백합요리로 마무리를 하면 좋을 듯싶다. 

 

 


 



■ 계화회관 : 전북 부안군 행안면 신기리 211-2
            TEL : 063-581-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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