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문화 창달없이 수산중흥 없다
어촌문화 창달없이 수산중흥 없다
  • 김성욱 본지 발행인
  • 승인 2010.06.10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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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의 기부선행이 던져준 큰 교훈

북한 권력집단의 비이성적이고 반민족적인 광란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서도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차분하게 자신의 도리를 다한 두 사람의 선행이 국민들의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용인시 기흥읍에 사는 김용철(88세)씨와 제주도 출신의 김두림(85세)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용철씨는 지난달 25일 자신이 평생토록 모은 90여억원의 재산을 나라를 지키는 일에 써달라며 국방부를 찾아가 흔쾌히 기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나라보다 중요한 건 없다. 인생은 유한하나 국가는 무한하다는 생각에서 기부를 결심하게 되었다"는 김옹은 돈은 필요악이라서 쓰기에 따라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는 말로 부에 대한 평소의 소신을 단호하게 밝혔다. 그의 말 속에는 그동안 햇볕정책에만 매달려 퍼주기식으로 북한집단을 지원했던 대가가 46명의 천안함 용사들을 죽이는 어뢰가 되어 돌아 왔다는 강한 불만이 묻어난다.

 천안함사태를 보면서 강한 군대가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의 말속에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심이 진하게 드러난다. 국방부는 김옹의 뜻을 받들어 의범관이라는 친환경 신물질 연구센터를 짓는데 보태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제주출신의 김두림씨는 가축을 돌보는 수의사로서 평생 동안 모은 300억원 상당의 목장부지를 제주대학교에 기부했다. "보물창고와도 같은 자연을 혼자 독차지할 게아니라 질병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는 말 속에 김두림씨의 인생관이 또렷이 드러난다. 제주대학교는 김옹이 기부한 4만 6,000여평의 땅을 노인요양 및 자연치유시설을 건립하는데 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세상에 알려진 이 두 사람의 뜻 깊은 기부에 국민들이 그토록 감동하는 것은 그 금액의 다과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촉발된 남북의 극한적인 대치 상황들이 모든 매스컴을 도배하고 있던 시점에, 팔순을 넘긴 두 분의 평범한 필부가 나서서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점에 대해 새로운 교훈과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 보였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크게 감동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국방을 걱정하고, 날로 심각해져만 가는 노인복지문제를 염려하는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이 살아있는 한, 자유 민주국가 대한민국은 영원히 긍리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자심감과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어업인교육복지문화재단>에 희망을 건다

 그동안 수협중앙회 이종구회장이 수산업과 어촌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생의 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어업인교육복지문화재단>은 여러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산업 중흥을 위한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불어일으키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지난해 9월 10일 재단을 설립하고 금년 3월부터 기부금품 모집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딘 이후 약 28억원의 재원을 마련하였으나 지금 부터가 문제인 것같다. 기부금 모금행사를 시작한 지 불과 두달만에 140여건 1여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집 한 것은 결코 작지않은 성과로 평가된다.

 사실 그동안 수산계에서는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의 성격이나 앞으로의 활동 그리고 재원을 어떠한 방법으로 확충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조차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는 수협이 공적자금상환 문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최소 500억원이 소요되는 재단이 성공적으로 설립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표출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패배주의적 사고방식이나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사고로는 우리나라 수산업, 특히 어촌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문제점들을 그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개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지금 어촌에는 젊은 사람이 없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고,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어도 달려갈 병원조차 없다. 면사무소가 있는 어촌이나 섬마을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학교도 있고 보건소도 있고 수협도 있고 어업인 휴게소나 어민 교육시설이 있어서 문화적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설과 인력 등 모든면 에서 부실하기 이를데 없다. 그리고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섬과 오지에 살고 있는 어민들이 더 큰 문제다. 그들의 생활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게 없다.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늙어가고, 자식들은 고향을 떠나 돈벌이에 나섰으니 가업이래야 물려 줄 그 무엇이 아무것도 없고 살아갈 희망도, 즐거움도 없는데 무슨 연유로 수산업에 목을 매달 것이며, 무슨 의무나 사명감이 있어서 어촌으로 돌아오겠는가?

 농민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농협문화복지재단은 4,004억원의 재원으로 운영될 만큼 그 규모가 엄청나다.
동물성단백질을 40%나 공급하고 있는 똑같은 식량산업이면서도 수산업은 농업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수산업과 어촌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정부에서도 수산업이 처한 심각성을 정확이 파악하고 어촌사회를 사람사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수협이 추진하고 있는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의 재원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

 뿐만 아니라 수협을 중심으로 어업인 단체나 수산회사, 그리고 수산관련 단체의 모든 임직원들이 발벗고 나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의 기금 마련에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인 스스로가 필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지 않으면 이 일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두 분의 아름다운 기부선행에서 보았듯이 평범함 국민들이 몸소 실천한 작은 기부문화가 나라는 반석위에 서게하고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기부문화는 자기 희생 위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임을 새삼 인식해주기 바라면서 해양수산인 여러분과 어촌을 사랑하고 아끼는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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